목록넷플릭스 (186)
Rexism : 렉시즘
잭 스나이더 컷 버전의 저스티스 리그는 어쨌거나 의미 있는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한다. 높게 상찬 하자면 가히 DC가 클래식 시절부터 쌓아 온 히어로물의 역사를 알렉스 로스 같은 작가의 화풍에 비견될 정도로 몇몇 장면에서 재현했고, 그가 [300]과 [맨 오브 스틸]로 공들여 쌓아온 파괴 잔치를 4시간 러닝 타임 가까운 시간 동안 만들었다는 점에서 어쨌거나 의미 있는 성취라고 인정할 수 있었다. 최근의 [더 보이즈] 같은 황천의 뒤틀린 히어로물의 계보에서 윗자리를 차지할만한 자격이 있다는 반농담 반진담 정도는 할 수 있겠다. 일찍이 [새벽의 저주]로 좀비 아포칼립스 에픽의 서두를 연 그가 넷플릭스가 부여한 자유를 기반으로 만든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어떠한가. 아무래도 이런 전제를 생각하자면 한결 아쉬운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는 감독 George C. Wolfe의 2000년작이다. 위풍당당하지만 작품의 본질을 설명하기엔 다소 부족한 작품의 제목은 원래 극작가 August Wilson이 생전에 집필한 《Ma Rainey's Black Bottom》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적지 않은 관객들에겐 《Black Panther》(2018)로 기억할 Chadwick Boseman의 실질적인 유작이기도 해 본의 아닌 아우라까지 형성하게 되었다. 극 중 Ma Rainey 역할을 맡은 Viola Davis의 경우는 아카데미가 사랑한 여성 배우 중 하나라 작품의 수준을 균형 있게 유지해 주기도 하다. Ma Rainey(1886~1939)가 생전 2차 세계 대전 시기부터 미국의 대표적인 블루스 녹음 아티스트로서의 입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스펜서]에 대한 평가가 좋다고 들었고, 여전히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은 실례겠으나 앤드류 가필드의 [틱, 틱... 붐!]을 통한 호연 덕에 이번엔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좋은 평가를 얻은 작품 중 하나를 보고 싶었고, 이번의 선택은 [퍼스널 쇼퍼]였다. 유명 인사의 코디네이팅과 패션 이이템을 담당하는 모린은 자신과 쌍동이면서 같은 심장 기형을 가진 남자 형제를 먼저 떠나보낸 사람이다. 타인의 욕망과 취향을 대리한다는 점에서 극 중 모린의 수음이 이해되는 면이 있더라. 작품의 주를 이루는 것은 한 개인의 일상과 누적된 피로를 비춰주는 정도가 아니라 영매를 자처한 두 남매의 발언을 빌어 영체의 실체(?)나 초자연적 상황을 때론 보여준다. 감독이 나를 비롯해 적지 않은..
이 글을 쓰는 하루 전, [프리 가이]는 물론 이 작품을 맏는 감독 숀 레비가 배우 라이언 라이놀즈의 다음 [데드풀] 신작의 연출을 맡는다는 낭보를 들었다. 숀 레비는 아시다시피 [기묘한 이야기] 같은 넷플릭스의 스테디셀러나 극장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같은 오락물에 좋은 성적을 얻었던 사람이다. [프리 가이] 때 많은 관객에게 피력했듯 그 역시 미국 서브 컬처의 보물상자인 [스타워즈]에서의 영향력을 숨기지 않았기도 했고, [애덤 프로젝트]만 하더라도 이미 그동안의 경력에서 유추가 가능할 수준의 [백 투 더 퓨처], [고스트 버스터즈], [네버 엔딩 스토리] 등의 향수 취향을 이번에도 여지없이 보여준다. 공교롭게 데드풀, 가모라 역할을 맡았던 배우에 헐크역의 배우, 하다못해 [일렉트라] 역할까지 맡았..
[레고 무비] 1편을 선두로 이후에 나온 [레고 무비 2], [레고 배트맨 무비] 등은 준수하고 즐거운 작품이었다. 스타워즈, DC 코믹스 라인업을 인용하던 서브 컬처 애호 취향이나 20대 이상의 성인에게도 통할 유머의 화법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무엇보다 세대를 초월하는 레고라는 완구류의 퀄리티와 영향력은 부인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존재였다. [레고 닌자고 무비]는 이런 일련의 취미 성향을 반영한 극장 상영작인데, 음... 아무래도 고운 소감을 말하기엔 아무래도 부족하다. 레고 애호가, 그중 저연령 대상의 타깃임은 알겠으나 중화 무협물과 닌자라고 명명하는 일본 쪽의 코드를 접합한 결과물은 역시나 애매하고 보기에 따라선 편치 않다. 아예 실사로 등장해 목소리 연기까지 담당한 성룡의 위치는 여러모로 민망하..
올해 한국대중음악상에도 특정 부문 장르 싱글로도 성취를 보였던 SM의 행보는 간간히 근심을 줬지만, 전체적으로 순항으로 보인다. 소녀시대로 이어지는 걸그룹 라인의 행보를 보자면 시장에서 제일 반응이 좋았던 레드벨벳은 물론 가장 최근의 에스파가 보이는 멀티버스의 세계관 등에서 여러모로 자신감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언제나 평가절하의 위치에 있던 에프엑스를 새삼 빼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실례일 테고, 현재 거론의 의미가 예전 같지 않다고 칭해도 크리스탈(정수정)의 존재를 망각하는 것 역시 여러모로 손실로 보인다. [애비규환]이 한 때의 틴에이저 무비인 [세븐틴]과는 전혀 다른 극장 영화이기도 하지만. 찾아보니 1주년 기념 관람객 파티 사진도 찾아지는 것을 보니 결과적으로 작품이나 배우에게나 헛된..
다큐멘터리 라인업에 비해 넷플릭스가 자신 있게 투자해 온 저패니메이션에선 뚜렷한 결과는 부족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 작품으론 나름 체면을 챙겼다고 표현해야겠다. 이소 미츠오의 진두지휘, 요시다 켄이치([교향시편 유레카 세븐], [건담 G의 레콘키스타])의 안정된 캐릭터 디자인, 배색을 통해 일반적인 TV판 애니메이션을 상회하는 작품이 나왔다. 어떤 의미에선 건담 시리즈의 지속적인 테마인, 지구인과 지구 밖 거주자들의 대립관계, 모바일과 스트리잉으로 소통하고 연합하는 뒷 세대들 간의 연대와 교류, 기본적으로 중력이 통하지 않는 검은 우주에서의 생존과 위기, 거창하게는 환경 보전과 인류의 지속적인 미래 등을 다루고 있고, 가급적이면 그것을 소년소녀물에 대입해 센스 있게 다룬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시즌 2의 기조인 '그래도 살아야 한다. 삶은 지속되니까'의 톤은 여전한데, 그래도 2 시즌이 되니 일종의 국면 전환이 생겼다. 수익률이 낮은 지방 신문 업체는 닫힐 상황이 되었고, 치매를 앓았던 아버지는 이젠 부인에 이어 생을 마감한다. 주인공 토니는 그 답지 않게 '앵그리 맨'의 면보다 새삼 극 중에서 눈물을 훔칠만치 힘겨워 보인다. 시즌 피날레마다 토니는 주변에 자신을 둘러싼, 새삼 좋은 이들의 말을 경청하는데 제일 중요한 부분은 아무래도 '자살은 절대 안 된다'로 보인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수면제를 삼킬까 말까 하는 대목에선 어찌나 움찔하던지 원. 토니는 성노동자 동네 친구와 데이트를 앞둔 노숙자 우체부(=_=;;)에게 '창녀'란 표현을 쓰지 말라고 지적 정도는 할 정도는 될, 멀쩡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