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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작품의 주 무대가 되는 우주군 자체가 일단은 트럼프가 차설에 힘을 실은 조직이라고 한다. 사실 우주라는 영역을 선점하고, 세계 최강국이라는 과시욕을 채운다는 점에서 레이건 시절의 '스타워즈 프로젝트'(전략방위구상 : SDI)를 자연히 연상케 하는데 현재 알다시피 바이든 정부는 이 우주군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의욕적이진 않아 보여 한결 다행이긴 하다. 어쨌거나 본작의 시리즈 '스페이스 포스'는 물론 트럼프의 이 우주군 창설 자체 등을 비꼬자는 의도로 맘든 작품이다. 트럼프가 집권 당시 이행한 여러 헛짓에 대해선 직금도 당연히 우스개의 후일담 소재가 되는 것이 현실. 그걸 스티브 카렐이 주된 서사로 만든 이 맥락은 자연스럽게 보인다. 알다시피 그가 미국 버전 [오피스] 시리즈로 지금도 단골 짤방과 캐릭터들을 ..
밥 오덴커크는 이름만 올리면 낯선 존재인데, [브레이킹 배드] 시리즈의 스핀 오프라 할 수 있는 [배터 콜 사울]의 주인공이라면 오-하고 알아보실 배우일지도? 최근 [작은 아씨들]에서 아버지 역할을 맡은 배우라 더 이상 낯설지 않을 듯하다. 배터 콜 사울에서 자신이 1초짜리 케빈 코스트너 외모라는 언급을 한 대목도 그렇고, 코미디 극작 등의 활동에서 재능을 발휘한 사람이라 내게도 어느새 친숙해진 얼굴이다. 이와 더불어 본작의 감독 일리야 나이슐러는 [하드코어 헨리]의 연출을 했던 사람이라는데, 나는 관람하지 않았지만 [하드코어 헨리]로 나름 인상을 남겼던 모양이다. 다른 이들의 리뷰를 보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은 크지 않은 비용으로 경제적인 선을 지키며 유혈 낭자한 액션물에 익숙한 노선의 연출자로 보였다..
기타가 송메이킹과 사운드를 주도하는 밴드, 이름은 밴드지만 현재는 2인조 구성. 주변의 시선에서 부모와 동급생 등 공히 곱진 않지만, 그는 매번 밴드의 드럼 포지션에게 메탈 클래식들을 추천하고 장르의 고양과 혈기를 권장한다. 기타 녀석은 자신들이 포스트 데스 메탈을 하고 있다고 자처하는 그는 밴드명도 일찌감치 스컬퍼커로 정했던 참이었다. 세상과의 불화는 당연히 자처했고 앞으로도 감수할 모양이다. 고색창연하게 Judas Priest와 Metallica의 주요 넘버들을 베이스에게 추천하는 기타에겐 현재 비어있는 베이스 포지션의 자리에 여성이 가세하는 것 자체가 얼토당토않은 일이다. 작품의 곳곳에 흐르는 Bach의 1번 무반주 첼로 1번 사장조 BWV 1007의 무게감 있는 선율은 자신이 추구하는 메탈 돼지로..
별점 테러로 요즘 수난 중인 넷플릭스 론칭작 [야차]는 쇼박스의 투자로 극장에 걸리는 과정에서 많이들 예상하겠지만, 오미크론을 통한 수난으로 이렇게 고난을 안고 거실과 각자의 방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런저런 수난을 차치하고서라도 [야차]의 첫인상이 개운하지 않게 보인 부수적인 이유 하나는 '정의를 정의롭게 실현해야 한다'는 신념을 내세운 검사 캐릭터일 수 있겠다. 현재 시국에서 검사의 영웅적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보일 리가 음... 아무튼 동북 아시아 내 스파이들의 집합소이자 첩보의 요충지인 선양을 배경으로 총격 씬과 폭파가 자유로운(?) 극 중의 묘사는 류승완 감독 등의 창작자의 작품이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같은 작품을 통해 한반도를 넘어 표현의 영역을 확장하는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는 듯하다. 강인..
멍청한 인류 크리스 락 이야기를 들으니 활동 영역의 차이도, 캐릭터도 다르지만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라는 점에서 리키 저베이스가 떠올랐다. 그래도 [애프터 라이프 : 앵그리맨] 시즌 총 3화는 준수한 이야기였다. 저베이스가 그간 시스템을 인용하는 자기 반영 개그를 하거나 인종차별, 젠더갈등, 섹슈얼 잇 등을 인용하는 위험천만한 노선은 여전한데 그 안에서 그래도 유방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아내에 대한 그리움, 치매로 생을 마감한 아버지를 차분하게 보내는 이 이야기엔 그래도 위안과 성숙한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이다. 남아있는 사람들은 이별을 하기도 하고, 더욱 건고해진 사이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대상을 만나기도 하고, 여전히 덜컹거리는 부족한 상태에서 타인과 공존하며 웃기도 하고 살아간다. 명백히 사람들과 삶에 ..
프레디 머큐리 솔로 음원 중 great pretender라는 곡 자체가 유명하고, 곡 자체가 메 에피소드 엔딩 크레디트에 흐른다. '위대한 사기꾼'이라는 제명처럼 극은 케이퍼 장르를 표방하는 활극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 남들의 호평과 별개로 내겐 팬심이 안 생기더라 - [카우보이 비밥]의 각자 다른 캐릭터의 구성과 팀 플레이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 있었다. 사실 캐릭터 디자인을 사다모토 요시유키를 맡아서, 그의 당당한(...)혐한 발언 덕에 시청을 식히게 하는 면이 있다. 한땐 그의 화집을 들춰보던 시기도 있었으나 이 일은 그야말로 옛일이 되었고, 에반게리온의 최종편에서의 그의 이름은 두각 되지 않아서 세상 일 대개가 이런 순리와 심판이 있구나 실감이 나기도 하다. 아무튼 작품은..
오렌지 농장이 있고, 남미 관리인이 간혹 방문해 정원을 정비하는 북미와 남미의 접경인가봐. 여길 별장으로 방문해 들르는 억만장자 부부가 있어. 여길 그저 그런 부자의 삶이 궁금해 들른 도욱이 있고, 그의 '위협이 약한' 협박이 잇따르고 이들 사이의 불편한 하루 이틀 사이의 블랙 코미디 풍 소동이 발생하고, 작은 영화의 러닝 타임 90분이 후딱 지나간다. 추천작이라고 명하기엔 다소 부족한 흡입력과 매력을 지닌 작품. 부유하지만 배우자와 범죄자 양편에게 낮은 신뢰도를 선사하는 남편 역에 제시 플레먼스가 여전히 얼굴값을 발산한다. 그와 절름발이 배우자 역으론 릴리 콜린스 출연. 적지 않은 대목에서 [기생충] 같이 소득 불균형과 계급 이슈를 통한 '매운 맛'도 있긴 하고, 실제로 결과 자체가 예상 가능한 파국이..
넷플릭스의 [언컷 젬스]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조슈아 사프디, 벤 사프디 형제가 그 전년도에 발표한 [굿타임]을 이제 역순으로 볼 수 있었다. [언컷 젬스]의 경우가 그러했듯 근래 넘블코어식 화법으로 정신없는 대화와 비속어의 파도가 몰려오더라. 빈민가와 저예산층의 거주지를 여기저기 비춰주는 시선과 LSD 등의 약물과 흡입, 거래들이 여과 없이 극 안에서 묘사된다. 당연히 이들의 행동에 제동을 거는 경찰 병력들이나 구치소로 대표되는 법적으로 용인되는 린치들이 쉴 새 없이 나온다. 나쁘고 바람직하지 않은 작품인가? 를 초월하는 혼미하고 제동없는 에너지가 작품엔 분명히 있다.(넘블코어라는 장르의 특성도 그런 측면을 가진 듯하다) 사프디 형제의 작품 안에서 그 재능을 분출하는 원오트릭스 포인트 네버의 일렉트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