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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언제나 그렇듯 느릿느릿 차분히 달리다 보니 블랙 미러 현 시각 기준 마지막 시즌까지 시청을 마쳤다. 뿌듯하고 기쁘냐고? 대체로 불편한 에피소드가 있던 것은 사실인데, 결과적으론 좋았다. 던지는 주제와 볼거리라는 점에서 어쨌거나 재밌었고, 후회는 없었다. 어쨌거나 마지막 시즌엔 살을 감량한 3개의 에피소드가 있었고, 그 밀도는 각자 준수했다. - 메타버스를 방불케하는 가상공간에서 세가나 남코를 연상케 하는 격투 게임을 온라인 배틀할 수 있다면? 그게 당장에 즐거운 전제 같은데 그것을 향유하는 유저 두 명이 상대방을 탐닉하는 두 명의 유부남이라면? 거기부터 명제는 균열을 일으킨다. - 공유경제 자동차 서비스, 인스타그램을 연상케 하는 서비스 중독, 동양식 자기 관리 방법에 빠진 스타트업 CEO 등 블랙 미러..
시즌 3 글 적은게 작년 5월 23일. 그렇게 무려 1년이 훌쩍 지났다. 이제 내겐 5 시즌 하나 남았고, 그사이 블랙 미러 자체가 넷플릭스로 넘어간 모양이다. 이제 까슬까슬한 영드로서의 정체성 보다 포괄적이고 맵싸한 테크놀러지 비판 장르물로 이미지를 굳힌 듯하다. - 외형은 누가 봐도 빤듯한 스타트렉 인용 서사인데, 살펴보니 작금의 게임덕에게도 먹히는 이야기네. - 금지옥엽 같은 소중한 내 아이의 일상을 감시하고 생활을 통제하는 범주는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까? 테크놀러지는 편리하지만 그걸 폭넓게 허용하진 않는다...라는 말씀 - 이렇듯 매정한 블랙 미러의 이야기도 궁극적으로 연인의 결실과 해피엔딩을 응원할 때가 있구나, - 나쁜 일이 발생하면, 연쇄로 그 비밀을 꽁꽁 싸매던 이는 결과적으로 참극의 ..
보다보다 이젠 축구팀 다큐를 보는 날도 있다. 넷플릭스 안의 축구 다큐는 디에고 마라도나 다큐, 날먹두 다큐(...) 정도였는데 전자는 시즌 하나 바 보기엔 약물 후유증과 자기 관리에 실패한 한 노장의 돌출이 그렇게 미덥지 않아 온전한 축구 감독 다큐로는 시청 중단했다. 결국 디에고는 이후 사망... 후자는 재미는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날먹두(...)가 메시에 비해 근본적으로 한 개인으로선 함량 미달임은 변하지 않을 일이라 애착을 가지긴 힘들었다. [죽어도 서덜랜드]는 확실히 [라스트 댄스]의 반대 같은 시리즈였다. 영광과 기적의 행보를 이어간 시카고 불스와 달리 선덜랜드는 프리미어 리그 진출은커녕 정규 리그에 포함되기도 벅찬 팀이라.... 이 끝나지 않는 패배의 기록이 슬프게도 시즌의 재미와 몰입감을 낫..
- 이제 유혈낭자라는 4 음절의 위치를 대신할, '내장 단위의 해체까지 묘사할 수 있는' 더욱 잔혹한 표현의 4 음절이 나와야 할 듯하다. 작품이 그렇다. 단순히 맞아서 흘리는 정도가 아니라 신체(들)을 해체하고 으깨면서 학살 잔치를 벌인다. - 정작 작품을 보고 떠오른 목록의 개수가 꽤나 있더라. 코로나-19 정국 언급에 대해선 시의성 문제가 아니라 거의 필수분가결의 언급 수준이던 걸. 넷플릭스 안에서의 역사만 보더라도 [킹덤]으로 시작해 최근의 [#살아있다]까지 닿으며, 무엇보다 태생이 한반도의 웹툰이 원전이다 보니 일본 망가의 영향력을 무시 못하겠더라.("힘을 원하는가?") 그러다 보니 '그날 해가 맑아서 널"(그때부터 린치 하기로 했다.)" / "오늘은 자살해야겠다." 같은 우려스러운 중2병의 징..
게임업계와 저널은 매해 연말연시에 고티 (GOTY : Game Of The Year)라는 이름으로 결산을 한다. 나야 한정적인 플랫폼과 라이브러리로 게임 이력은 극히 제한적이니 나 홀로 고티는 그 점을 이해하시길. 이미 매체들은 고티를 둘러싼 논쟁을 중심으로 [라스트 오브 어스 2]에서의 애비를 이미 열심히 마음속으로 죽이고 있겠지. - 올타임 레전드 : the witcher 3 complete edition 영미권도 아닌, 동유럽에서 날아온 AAA급 RPG 대작이란 설정은 어쨌거나 낯설다. 의기투합한 선인들이 뭉쳐서 우정과 연애 감정을 두고 세상에 기적을 행사하는 JRPG 대작과도 다르고 - 심지어 야숨조차도 이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듯 - 게임을 시작한 내게 다가오는 것은 고전 화풍과 극사실주의가 교..
이런저런 자잘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나의 아저씨]를 시청한 사람들이 흔히들 하는 이야기엔 '인생 드라마'란 표현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짧은 생각의 갈래를 낳게 한다. 하나의 드라마에서 '인생'을 언급할 만치 사람들이 사는 게 그토록 힘든 것인가, 다들 드라마라는 폭 안에서나마 그 힘든 인생의 노정을 위로받고 마음의 공감을 하는구나 라는 짐작이다. 실제로 드라마는 양편의 영역에서 인생의 한 순간에 가장 절망을 겪는 대상을 다룬다. 한 명은 중산층 시민인데, 그는 외적으론 말끔한 편이지만 분명한 균열을 보이는 일상 위에 위태롭게 붕괴 중이다. 나머지 한 영은 유아기 이후의 인생 자체가 붕괴이자 위기인 사람이다. 각자 다른 두 사람은 우연히 인생의 연으로 만나게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때론 '키다리 아저씨'..
하드웨어의 한계에 따른 그래픽과 로딩 문제, 기획과 설계에 따른 명백한 UI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수북하게 쌓인 서브 퀘스트 하나둘 까지도 세계관의 정서와 공기에 충실하다. 무엇보다 위악적이고 인정머리 없는 진행이 가능한, 성인을 위한 욕구에 충실한 타이틀. 영미권도 아닌, 동유럽에서 날아온 AAA급 RPG 대작이란 설정은 어쨌거나 낯설다. 의기투합한 선인들이 뭉쳐서 우정과 연애 감정을 두고 세상에 기적을 행사하는 JRPG 대작과도 다르고 - 심지어 [젤다의 전설 :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조차도 이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듯 - 게임을 시작한 내게 다가오는 것은 고전 화풍과 극사실주의가 교차하는 디자인. 주변의 수없이 지나가는 NPC들이 주인공인 나를 대개는 경멸하는, 자학적인 신선한 경험이었다. 거리..
갑작스럽게 시작한 고행으로 '두꺼비 왕자'를 잡눈 이야기로 [더 위쳐 3]의 첫 DLC인 하츠 오브 스톤은 그 서두를 시작 한다. 우리는 진행을 하다 이 스토리의 본론이 '절대적인 힘을 추구하던 한 오만한 인간'과 그의 숨통을 끊으려는 '또 다른 초월적 존재' 사이에서 주인공의 선택을 요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위쳐 세계관 본편의 흐름을 깨지 않으며, 자잘한 것들의 디테일을 흩트리지 않는 이런 자연스러움이 위쳐식 DLC임을 깨닫게 한 기회였다. 그 안에서 인상파 화풍 같은 환상적인 대목을 만드는 울지어드 부인의 파츠 속 아트워크는 굉장히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자연과 석양이 있는 배경으로 이야기의 매듭을 지을 당시 잘 모르는 이야기였지만, 잔영은 남았다. 시리즈 팬이나 소설 원작 입문자들은 그 정서를 정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