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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그냥 사회주의 시스템이 그렇고, 전체주의 기반의 사회가 낳을 수 있었던 충분한 가능성의 일이었다고 적으면 쉽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히 낙후에 따른 예견된 참극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지는. 당장에 자본주의 시스템의 수혜로 성장한 이 곳이 떠올랐다. 국가주의와 애국을 중심으로 성장한 이 나라에서 얼마나 행정기관은 유기적으로 연대해 사태가 발생하면 능동적으로 일들을 처리했는지 의문이 새삼 들었다. 작금의 국가적 재난에 대해 탄력 있고, 국민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 온 결과를 보였는지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었다. 전 지구적 참극의 크기에 비할 바는 아니었더라도 이 곳에서 우리 식의 '체르노빌'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 아니었을까. 단순히 재미있냐 아니냐를 묻는 것이 좀 결례가 아닐 수준의 이야길 하더라. ..
낡은 가치관의 소유자라(자주 하는 이야기다) 싱글 < EP < 정규반 /그래픽 사용 < 셀 애니메이션 / 3D 세계관의 묘사 < 2D 세계관의 묘사 이런 식의 관점을 고정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 손해가 많다. 좋은 것을 알아보는 시야, 좋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의 확대라는 기회 자체를 좁히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근심. 이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의 탄생을 만든 것은 [슈퍼 마리오 64]인 것은 거의 확실하지만, 오늘 1차 엔딩을 보고 뭉클하게 느낀 것은 네모 형태의 오브젝트 / 거대한 도트라는 게임 원형에 대한 향수와 헌정이었다. 계승일 수도 있고 현재 개발진들이 마리오라는 시리즈(자체를 넘어 아예 별도의 장르라고 칭해도 될...) 안에서 구 시대와 신 시대를 통해 잊지 않고 실현하는 본질..
실상 드라마판은 시즌 1에서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출판본에서 거의 모든 것을 흡수했다. 그럼 여운을 남기고 매듭한 시즌 1 이후, 새로운 시즌 2에서 더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제작진은 원작의 어떤 요소를 성장시킨 창의성이 담긴 캐릭터 보니를 추가한다. 그리고 그게 잘 먹힌다. '사람을 죽였다'라는 결코 쉽게 지울 수 없는 경험과 진한 상처를 굳이 훼손시키지 않고, 이를 더욱 키우며 시즌 2의 동력으로 회전시킨다. 죄의식, 반성, 죗값, 책임 모든 것을 덧씌우며 궁극적으론 성장과 통과란 잔혹함을 상기시킨다. 살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선 솔직히 인정해야 할 것들이 있고 삶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들의 연속임을 실감케 한다. 아하. 설마 시즌 3을 위한 무리수를 발휘하진 않겠지. 이제 잘 가. 근..
스매시 브라더스, 일명 대난투 시리즈는 닌텐도 진영에서 보기 드문 일견 격투 타이틀이었다. 그 희귀성은 다른 의미로는 제법 독자적인 형태의 격투 게임을 만든 이유가 되었다. 격투 타이틀에 익숙한 방식에 고착화된 아시아 유저, 특히 한국 유저에겐 대난투가 친숙하지 않다. 미주 지역에서의 높은 호응을 생각하자면 굉장히 특정적인 시리즈라 하겠는데, 그럼에도 크로스 배틀로서의 폭넓은 캐릭터 인선을 보자면 어쨌거나 매혹적인 타이틀이다. 갈수록 DLC와 추가 요소를 통해 [아랑전설], [페르소나4] 같은 메이저를 비롯 [컵헤드], [언더테일] 같은 대표 인디게임 속 캐릭터들을 흡수 중이다. 무서운 폭식성이다. 그래서 나같이 풍림화산의 류를 대난투의 세계 속에서 소닉, 동물의 숲, 젤다와 링크들을 만나는 행복한 경험..
동부 유럽의 또는 이 되고자 하는 욕망을 숨기지 않던 원작의 기세를 게임판에 이어 넷플릭스 판에서도 이어가고자 했다. CG와 사운드로 대형 전투를 재현하려는 장식은 실패했지만, 여체 전시와 도륙당한 시체들의 전시는 식 영광을 넷플릭스에서도 가능하다는 야심을 표현한 듯하다. 그런데 게임판 안에서도 좀 공부가 필요한 서사와 설정을 드라마 안에서 충실히 시청자들에게 주입했는지는 의문이 든다. 인물별 입장과 시점, 서사의 순서들에 대한 운용의 묘를 발휘한 연출은 여전히 난이도가 있다. [위쳐] 시즌 1의 수훈은 예상외로 호연한 헨리 카빌인 듯. 이어질 시즌 2에선 분명 입체적인 면모를 드러낼 각 진영과 등장인물들의 면면은 이야길 풍성히 만들 수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큰 기대를 가지게 하진 않는다.
SRPG는 고전의 시대를 이어 명맥을 어떻게 이어가고는 있는 장르다. 그럼에도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는 닌텐도라는 풍경 속에서 그 생태계를 이어가고 있다. [파이어 엠블렘 Echoes 또 하나의 영웅왕]으로 처음 접한 시리즈 첫 작품은 현재 시점 막바지의 벽에 걸려 중지 중이지만, 풍화설월은 고맙게도 엔딩을 허락했다. 처럼 젊은 세대들이 선대와 부계가 남긴 업보에 얽혀 서로를 반목하고, 칼을 들이댄다. 이 운명의 흐름에 주인공도 얄궂게 엉키고, 다행스럽게도 동료도 만나고 인연을 쌓고 연애도 한다. 여기에 경쾌하고 뻔뻔하게도 J-장르다운 연애 시뮬레이션 방식과 캐릭터 육성물의 역사성이 스며든다. 아주 자연스럽고 하기엔 어렵지만, 그래도 잘 연계하려 고민한 제작 기획의 방향이 보인다. 3DS 시절을 건너뛰고 ..
는 에 이은 블랙 미러식 정치의 대영제국 풍자 같은데, 시즌 1에 비하면 많이 싱겁다. 는 블랙 미러가 어떤 시리즈인지 만방에 알리는 역할을 했지만, 는 싱거운 양념에 인상적인 쓰린 맛이 없다. 좀 심하게 이야기하자면 소싯적에 김국진이 나온 MBC 예능 드라마 보는 기분. 좀 흔해진 발상 같기는 해도 나름 여운이 있고, 블랙 미러가 잘하는 근미래 묘사에 기술 우려의 장기가 여전히 살아있다. 여기에 는 정말 너무 못된 에피소드이며 사법 체제에 대한 토론을 이끌고 싶어 하는 의도가 환히 보이고 그게 잘 먹힐 작품이다. 당연히 테크놀로지, 생중계 스트리머 방송 및 리얼리티 매체 예능을 빌려온 세대상에 대한 근심이 진하다. 역시나 걸출하고 '과연 어떤 이야길 꺼내려고 저렇게 이야기의 페이스트리를 덮어씌우지?' ..
요즘 [블랙 미러] 좀 챙겨보는 중인데, 영국 매체 맛이 좀 맵다 실감했다. 사실 제목만 듣고 [빌어먹을 세상 따위]라는 타이틀과 스틸 몇 개만 보고, 세상 엉망이다 어쩌고 저쩌고 잘난 맛 못난 맛 살리면서 허세 떠는 냉소적인 청춘물 정도 수준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맛이 다르더라. 원작은 찰스 포스먼이라는 작가의 그래픽 노블이라고 한다. 서사는 차이가 있다는데, 등장인물들의 딱딱 끊어지는 내레이션이 묘한 속도감과 박자를 만든다. 원작 호흡을 배신하지 않으려는 듯. 그리고 무엇보다 캐스팅이 좋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알렉스 로더라는 배우와 제시카 바든이라는 배우를 동시에 알게 되었는데, 정말 영국 남자배우들의 못 생겼는지 잘 생겼는지 알 수가 없는 - 매번 경계 위에서 왔다 갔다 하는 - 그 경계선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