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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시즌 2의 시청엔 1과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확연히 떨어지는 재미와 몰입도. 여전히 폭력과 총격, 무정한 복수가 이어지고 있지만 관심이 떨어지는 광경이다. 언제나 이야기하지만 나르코스 오리지널엔 콜롬비아의 파블로 에스코바르라는 괴물이 존재했다. 현재 시점 마약 시장의 규모에 있어 압도적일 멕시코의 카르텔을 낳은 산파인 펠릭스가 존재함에도, 서사의 재미는 콜롬비아 편에 비해 크지 않다. 나쁜 범죄자들 이야기하는 드라마에 몰입도와 재미를 말해야 하는 이 곤란함. 전 1 시즌 이후 키키의 빈 곳을 채우는 것은 월터 요원이다. 그와 피할 수 없는 대치를 만드는 펠릭스는 더욱 거물이 성장했고 멕시코 현대사의 거대 부정 투표에도 관여하는 등 판을 키우고 있고, 카르텔 패밀리 사이의 분열도 ..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넷플릭스를 통해 완료하고, 자연스럽게 이어서 본작의 진도를 실시간으로 밟았는데, 사람들이 좋아하겠다 싶더라. 제작진은 최근 의학 드라마의 분위기보다 사람의 향기가 느껴지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고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의학계 유튜버들의 리뷰는 제일 많은 듯? 거대 병원 안이나 교수-의학도 사이의 위계 묘사나 의학상식 전달에 관해서도 제법 오류가 적은 모양이다. 최근 의학 드라마들은 정치 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소위 '사이다 맛'에 집중하는 등의 기조가 강한데, 본작에서의 캐릭터 살리기의 맛과 휴머니즘에 집중한 방향성은 전작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에 [-감빵생활]의 정경호, [응답하라 1994]의 유연석 등을 재기용한 것은 이른바 신원호 사단의 자연스러운 선..
지난 시즌들보다 볼륨을 늘었고, 이야기의 완성도도 다소 상향되었다. 사람들에게 평가가 좋았던 에피소드가 내겐 그저 태만하고 평이했던 현실 비판 에피소드였는데, 이젠 블랙 미러 특유의 근미래 배경 비관론의 톤은 각각 완성도를 가지게 되었다. 물론 그 톤을 가장 잘 지킨 에피소드가 평이한 수준이었고, 는 이 프로그램을 지지할 세대들이 제일 호응했을 이야기였다. 레트로 취향 자극에 퀴어 서사, 그리고 블랙 미러가 고집스럽게 가지고 있는 비관의 톤을 탈색하게 해주는 색채를 가진 덕이다. 물론 이 희망적인 이야기에도 현대 기술이 가지고 있는 윤리적 딜레마가 숨지 않고 스며들어 있다. 각 에피소드 별로 인스타그램, 정부 백도어 프로그램, 난민 차별, 성윤리 등을 두루두루 비판한 블랙 미러의 폭넓은 모두 까기 정신답..
부부의 세계를 절반 분량만 시청하였다. 잔잔한 정도라 아니라 '매운맛' 덕에 여러 시청자를 끌어 들었을 시기를 이미 지난 후 7화 이후가 나의 시청 시점이라고 기억한다. 치정극은 SBS가 잘 나간 시절부터 시청자들의 속된 욕구를 채워주는 효자 드라마 소재였는데, JTBC는 아예 영국 드라마의 판권을 구매 후 가져와 씨 육수 잘 쓴 국밥처럼 잘 끓여 출시했다. 흔히들 영드 하면 가지고 있을 고정 이미지, 냉소와 쓴맛 유머의 맛을 깬 것도 인상적이었다. [부부의 세계]엔 비정함과 냉기만큼이나 높은 고열과 매화 펄펄 데운 가마솥 온도가 공존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요. 치정 이야기하는데 차분하고 낮은 온도의 이성보다는 의 얼음 깨기용 송곳과 식기 직전의 피의 온도가 차라리 어울리지도요. 아무튼 부부의 세계는 시..
하이라이트 순간에 소연이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네가 좋다고 고백한 강백호의 [슬램덩크] 이후, 일본 스포츠 만화는 각자 쿨의 계보와 가난과 고생 역경의 계보의 흔적들이 크게 양 갈래를 이어온 듯도 하다. 그러나 막상 이렇게 거칠게 정리하니, 연애 감정 경향의 아다치 미츠로 동어 반복들이 여전히 생명을 잇고 있고, 또 한편으론 슈퍼 히어로 배틀물 모드의 [테네 프리] 엄연히 공존하고 있다. 이후의 이런 갈래들은 캐릭터 팬덤을 장려하는 풍의 [Free!], [슬램덩크] 풍의 배구식 계보 같아 보이는 [하이큐]로 변형하여 꾸준히 파생하고 있구나 싶다. 살펴보니 이외에 구기 도구 없이 그저 달리는 목적에 충실한 작품도 있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는 여성 문인의 소설 2권을 원작으로 멀티 유즈로 만들어진..
사람이 컨디션이 안 좋으면 엎드리거나 누워서 별 것을 다 보는 법이다. 이런 일상생활이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좋아할 순 없었다. 넷플릭스에서 나름 목록 챙겨서 제공되는 모양인데 본다는 마음은 안 먹게 되더라. 이문세 4집은 내 추억의 거리가 아니라 그냥 성장과정의 음악이었고, 언제나 그렇게 기록했고 토로한 목록이었다. 추억이라는 낭만의 포장을 굳이 씌우진 않게 되는 목록이었다. 간지럽게 분장한 유명한 연예인의 화사한 포장 같은 것은 애초부터 필요가 없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딱 그 정도 수준이었고, 가뜩이나 로이 엔터테인먼트 관련한 불쾌한 이슈와 엮인 곳이니 소비 대상이 아니라 보이콧 대상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애청자가 된 것은 민망한 일이었고, 민망함에 비례해 솔직히 ..
등장인물 각자가 각기 자신의 영역에서 무엇을 했고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가 다큐가 진행될수록 무의미해진다. 왜냐면 서로가 서로에게 최악의 존재들이고, 서로를 겨누고 사태는 이들이 얽혔다는 이유로 최악으로 치닫고, 이 재난의 근원은 각자의 존재 자체이기 때문이다. 헤테로지만 금전적 보상과 제공되는 약물 덕에 다처제 형태로 게이 섹슈얼인 척하는 남자들, 맹수에게 물려 팔을 절단하지만 고용주에게 신뢰를 버리지 않는 사람, 최저 임금 또는 무임금 조건으로 근로하면서 월마트에서 쏟아내는 폐기 직전의 햄과 고기를 지급받으며 연명하는 사람들, 구타를 가하는 남자들, 구타를 감수하는 배우자와 연인들, 동물원 환경 개선과 동물 처우를 말하면서 국회 출두할 때마다 대형 고양잇과 동물무늬를 매번 착용하는 소셜 인기인, ..
시즌 1에 대해 개선되었다. 다음에 이야기가 어떻게 돌아갈지 보게 만드는 최소한의 원동력도 존재하지 않았던 시즌 1을 국산이라는 명분만으론 계속 보기 힘들었는데, 이젠 캐릭터들의 움직임들과 선택이 시청의 이유를 만들더라. 그래도 잘 간다 싶었을 때 뭔가 다급해 느껴지는 전개는 한계를 보이긴 했다. 회당 분량의 한계인지 시즌 3으로의 확장을 통한 분량 조정에 따른 불가피한 전개인지 알 순 없으나... 아무튼 시즌 3 정도는 예고하며, 새로운 캐릭터를 다시 각 구역에 배정하는데 그 기대감에 합당하는 이야기가 나올지 화제성으로 연명하는 시리즈가 될지는 우려반 기대 반이다. 시즌 2까지 이야기를 버티게 한 것은 어쨌거나 조 씨 문중의 힘이었다. 그들이 사라진 이후는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