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넷플릭스 (186)
Rexism : 렉시즘
애사심과 프로젝트에 대한 고취를 심고자 사내 교양 영화로 [액트 오브 밸러]를 직원에게 시청하라고 한 회사 대표가 있었다. 회사 임금 지연으로 목표치의 애사심은 전혀 고양시키지 못했지만. [액트 오브 밸러]와 더불어 [론 사바이버]는 미국 영화계가 자국 군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면 어떻게 고증과 병기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여실한 자료 중 하나다. 마이클 베이 역시 군에게 간간히 러브콜을 보내는 양반인데, 그 덕분에 [진주만]의 대형 함선 시사회로 프로모션을 했고 [트랜스포머] 1편 등의 시리즈가 그토록 화력의 소음 난리통이었던 성취(?)를 보여준 적도 있었다. [론 서바이버]가 묵직하게 내세우는 프로모션 포인트는 이것이 엄중하고 숭고한 실화 기반이라는 것인데, 이를 증명하듯 작품은 내내 허리가..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게임 역사 다큐라니 놓칠 수가 없지. 방대한 게임의 역사를 다루기엔 6부작의 구성은 숨 가빠 보이지만, 그래도 내실 있게 태초에 8비트 오락실 게임기의 탄생부터 으로 대변되는 '네트워크에 대응하는 현대적 게임'의 시점까지 따라붙는다. 물론 다큐의 제작 환경 자체가 미국이라 '메가드라이브'가 아닌 '제네시스'라는 이름으로 세가 역사의 한 대목을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어쨌거나 역사의 틈새와 이후의 챕터를 채워줄 시즌 2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작품의 제작 의도는 이미 1화에서 어느정도 드러난 듯한데, 게임이 소외자 / 아웃사이더 / 괴짜들의 성취로 이뤄진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현실 사회는 아직 지속적으로 배제와 제외로 눌러대는 억압의 논리가 존재하고 ..
[의형제]가 남북 관계를 빌어 만든 형제애의 낭만이 담겨있다면 이쪽이 한층 '영화라는 매체'를 보는 기분을 선사한다. 만연한 회의감 때문에 양쪽 진영 모두의 무신경과 권태의 수순에 닿은 전쟁 논리에 대한 비교적 솔직한 토로가 담겨 있고, 이런 무기력에도 불구하고 관람의 동기를 부여하는 에너지는 잘 살아있다. 아슬하게 가다가 결국 처연하다 못해 다른 감정으로 다소 번지는 음악의 약점, 헐벗은 애록 고지의 사정과 달리 수북하게 쌓인 감정을 차마 못 털어낸 후일담 같은 뒷부분이 처지긴 하지만 좋은 작품이었다. 그 후반부의 약점은 [택시운전사]에서 다시금 반복되는 듯해 그게 문제일지도...
워너의 [스페이스 잼] 촬영 현장까지 스케치했던 다큐멘터리라 마이클 잭슨의 [Jam] 촬영 현장까진 스케치할 줄 알았지. 그런데 없더라고. 아무래도 현재 마이클 잭슨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거니와 실상 '성추문 고발' 다큐멘터리의 영향도 있을 듯하다. 물론 본론 자체가 마이클 조던을 위시한 시카고 불스의 황금시대를 회고하고, 당시의 흥분감을 회고하는 것이라 그건 별 문제가 이니다. 조던은 물론 자신의 기행 폭탄인 것을 숨기지 않는 데니스 로드맨, 성실함의 아이콘 스코티 피펜, 이런 전설의 주역들을 이끌던 필 잭슨까지 방대하게 쌓인 ESPN의 아카이빙의 힘을 빌어 10부작 안에 그 여정이 재현된다. 시간대를 오가는 기능적인 편집과 회고와 과시를 오가는 출연진들의 육성은 코트 속 욕설처럼 실감 나게 전해진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그리고 [증인]에 이르기까지 이한 감독은 자신이 어떤 톤과 주제의식의 감독임을 충분히 입증한 듯하다. 다수가 아닌 작은 계층의 사람들 이야기와 선의에 대한 신뢰, 그리고 삶의 이면이 가진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진실에 대한 직면. 좋은 톤이고 그게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 그래도 의문은 품어본다. 선의와 주인공 특혜 덕에 힘을 얻은 이 긍정적인 톤은 정말 현실사회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설득력과 논리에서 가능한지에 대해 묻는 근본적인 물음. 그리고... 마지막 결말의 결실은 뭔가 과감한(?) 판단으로 덜어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배제와 반전이라고 해도 좋을 내막의 요소가 가진 선택의 문제까지. 다르게 묘사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아한 거짓말]의 서사..
작품 말미에 최동훈 감독의 카메오가 나오는데, 그게 참으로 영상 매체 이야기꾼 최동훈에 대한 고백으로만 보인다. [타짜]를 재밌게 만든 사람은 당신밖에 없었고, 난 능력 부족이군요라는 고백 같이. 작품엔 빌런 '마귀'를 포진해 '아귀'(김윤석 역)의 빈자리를 메꾸고자 했으나 그가 했던 것은 슬프게도 흉내 격에 불과했고, 시리즈 최고의 존재감으로서의 아귀를 새삼 상기하게 해 줄 뿐이다. 이건 이번 작 감독만의 부족함은 아니다. 아예 [타짜]의 2편엔 아예 아귀를 카메오로 재소환했으니... 박정민과 광수를 데리고 오는 캐스팅은 두 배우의 기량과 별개로 한계를 보이고, 90년대 후반 빛나게 등장한 '당시' 신성의 류승범의 존재도 허약한 시나리오를 덮진 못한다. 시리즈의 숨통까지 끊어버린 기획 시리즈의 허약한 ..
이것을 두고 단순히 추문이라고 적거나 괴물이라고 언급하는 것이 명백한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야화 같은 축소나 얄팍한 화제성에 멈출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지난 미 대선에서 힐러리가 당선되었다고 해도 그 남편 되는 사람을 보니 애당초 글렀구나 싶었다. 하긴 그랬다면 불위의 권력으로 진실을 원천봉쇄했겠지 / 트럼프는 넷플릭스형 미국 다큐의 살을 찌우는 최종 보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 하긴 그런 면에선 힐러리 남편 되는 사람도 보스급이긴 하다. 이 사람은 [마이클 조던 : 더 라스트 댄스]에도 인터뷰를 하고, [제프리 엡스타인 : 괴물이 된 억망장자] 안에선 범죄 당사자의 유력한 지인 중 하나였다. / 이 다큐가 주는 안타까움 중 하나는 그래도 미국 사회는 저런 언급과 발언을 하는 판사 하나는..
각 시대는 운명 같은 천재를 낳는데, 그게 미국 사회엔 훨씬 활성화되어 있는 듯하다. 그런 포장을 잘하는 풍토 덕인지 정말 드넓은 대지에서 간혹 톡톡 잘 나오는지 알 수는 없지만, 빌 게이츠가 현대사 안에서 에디슨 이후 최고의 인물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지능과 능력치의 범주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에디슨과 아인슈타인을 낳은 미국 역사는 뭔가 필연적으로 빌 게이츠를 탄생시킨 듯하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런 빌 게이츠는 시대가 필연적으로 탄생한 인물이자 다음 세대의 인물 앨론 머스크의 운명적 대치 구조 같아 보인다. 한땐 그런 존재가 스티브 잡스로 보였는데, 잡스의 말년은 어떤 의미에선 공존의 존재로 그를 기억하게 한다. 그에 비해 앨론 머스크는 세계관 자체가 대립을 만들 수밖에 없는 반대항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