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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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그리고 사운드트랙

trex 2010. 11. 22. 13:55

+ 음악취향Y 업데이트 : http://cafe.naver.com/musicy/12882

Trent Reznor & Atticus Ross [Social Network] 사운드트랙

NULL / 2011년 10월 발매.

 

1. Hand Covers Bruise       
2. In Motion       
3. A Familiar Taste       
4. It Catches Up With You   
5. Intriguing Possibilities       
6. Painted Sun In Abstract       
7. 3:14 Every Night   
8. Pieces Form the Whole       
9. Carbon Prevails       
10. Eventually We Find Our Way       
11. Penetration       
12. In the Hall of the Mountain King       
13. On We March       
14. Magnetic       
15. Almost Home       
16. Hand Covers Bruise, Reprise       
17. Complication With Optimistic Outcome       
18. The Gentle Hum of Anxiety       
19. Soft Trees Break the Fall




[벤자민 버튼...]으로 잠시 주춤하는가 했더니, 데이빗 핀처는 역시나 데이빗 핀처였다. [세븐], [파이트 클럽], [패닉룸], [조디악] 등이 증명하듯 핀처는 원래 영화를 잘 만들던 사람이었고 이번에도 어김 없었다. 물론 인공적으로 설계된 장면들과 과시적 테크닉을 은연중 내재한 영상 등은 작품성에 있어 그를 의심케하기는 했지만, 나는 그게 다 세간의 질투려니 한다. 핀처는 현재 헐리우드의 과시적 자금력과 근심스러운 내러티브 가뭄을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얼마 안되는 이름 중 하나이다. [소셜 네트워크]는 새로운 경지는 아니지만, 흥미로운 청춘물이며, 오픈 소스처럼 덕지덕지 버전업된 (태생은 논픽션이나)픽션이다.



물론 영화의 상당간의 공은 각본을 담당한 아론 소킨에게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는 다다다 난사하는 온갖 수다와 언뜻 어려워 보이는 실리콘밸리풍  IT 지식들을 관객들에게 효율적으로 주입시켰다. 우정과 반목의 과정을 통과한 실화 속 인물들은 원작 소설([The Accidental Billionaires_The Founding of Facebook] / Ben Mezrich 저)상에서 1차적인 가공의 과정을 거쳤고, 이를 아론 소킨은 좀 더 효율적으로 배치하였다. 영상 속 그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고작 2시간 남짓이었으니까, 데이빗 핀처표 매끈한 화면과 연출, 특히나 마지막 화면이 주는 '새로고침'의 막막한 여운은 관객을 위한 효과적인 소화제였으리라. IT Geek 스타의 탄생과 락스타의 연원은 거의 동일하였다. 그들은 '여학생'들을 위해 타올랐던 것이다!



영화의 인공미와 차가운 지성이 흐르는 분위기엔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가 만든 스코어들이 상당히 일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두 사람 공히 영화 사운드트랙, 또는 스코어 작업 경력이 있으며 최근엔 'How to Destroy Angels' 프로젝트 협업까지 몇몇 이들에겐 익숙한 상태다. 전반적인 경향성은 확실히 트렌트 레즈너의 전작 [Ghosts I-IV]에 가까운 모습이다. 앰비언트와 명상적인 피아노음이 차분하게 내리깔린 당시의 작품들은 마치 천천히 절멸하는 세상을 위한 사운드트랙에 가까운 모양새였다. [소셜 네트워크] 스코어는 보다 정서적이고, 활기찬 기운이 있다. 카랑대는 기타음이 조성하는 위기와 기폭, 차디찬 일렉음으로 형성된 사운드의 벽은 언제 허물어질지 모를 정도로 위태롭게 흐물거리며 등장인물들의 기복과 호흡을 닮아간다.

 

광고를 통한 '당장의' 수익성보다 인터넷 내의 인지와 지평을 강조하던 극중 IT Geek 스타들의 선구안과 트렌트 레즈너의 최근 행보도 겹치는 구석이 있다. 화려한 비쥬얼과 3D 효과가 아닌 몇가지 명료한 알고리즘과 기획에 기반한 페이스타임의 구축 환경 역시 트렌트 레즈너의 미니멀하지만 치밀한 사운드트랙과도 닮아 있다. 하지만 역시 트렌트 레즈너는 평온함 보다 불안하고 비균질적인 면을 묘사할 때가 출중하다. 90년대 홀연히 등장하여 산업사회에 대한 암울하고 끝간데없는 비전을 제시하던 트렌트 레즈너가 이젠 락스타들처럼 등장하여 이전투구를 펼친 젊은 IT 스타들의 심적 풍경과 박동하는 심장을 충실하게 그려낸 것이다. 세기초 다운 광경이다.

 

+ 아쉽게도 국내는 아직 발매가... 아마존을 통해 구해보자. [111122]


소셜 네트워크
감독 데이비드 핀처 (2010 / 미국)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앤드류 가필드,저스틴 팀버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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