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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오랫동안 가정용 게임 파생 타이틀을 통해 수많은 지지와 인지도로 익숙한 문화 아이콘 중 하나였다. 발판을 밟고, 간혹 그 반동으로 상대에게 공격을 가하는 플랫포머 게임 고유 장르 고유의 역사를 대변하기도 해 왔고, 이유명세를 바탕으로 안팎으로 낮은 성취도의 실사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이력도 있다. 이런 역사를 일순에 극복하며 현시점 블럭버스터 시장에서 지지를 받는, 2023년판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이야기는 제법 말끔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예상대로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을 이야기는 아니기에 근래 수년동안 발매된 닌텐도 스위치의 3D 게임 타이틀의 질감을 2시간 남짓한 러닝 타임 안의 서사로 재현한다. 80년대 태초에 패미컴판 콘솔로 발대될 당시의 향수부터 [슈퍼마리오 갤럭시], [슈..
전쟁의 역사를 말할 때 가혹함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새삼스럽겠으나 한국의 현대전을 말할 때 6.25의 장진호 전투의 혹독함을 빼놓을 수 없는 듯하고, 살을 에는 지옥 같은 전장의 환경과 공산주의의 확산을 어떻게든 봉쇄하겠다는 자유진영의 안간힘 등 여러모로 긴장감이 고조된 시기였으리라 본다. 그로 인행 중공군이 가세한 6.25의 국면엔 공중전으로 대변되는 현대전의 양상이 본격화되었고, 이 당시의 영상 자료는 훗날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같은 작품들에도 영향을 줬던 모양이다. 현대사의 얼룩이 당대의 테크놀로지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역시나 씁쓸한 사실. 그래도 영화 산업은 이 시기의 실화를 기반으로 적지 않은 예산으로 작품을 내놓았고, J.D. 딜라드 연출의 본작이다. 의도적인 캐스팅일 수 있겠으나 [..
영화 [택시운전사]에선 아예 배우 유해진과 류준열의 마스크를 두고 싱거운 우스개를 넣을 정도였는데, 이번엔 결코 이길 수 없는 절대왕정과 정의감을 태운 민초의 대립 관계를 형성한다. 결말엔 실상 판타지에 준하는 매듭을 보여주는데, 이런 아득한 거리감은 계급의 면에서도 시각장애라는 한계 면에서도 설정으로 깔려있다. '올빼미'라는 제명처럼 눈 떠있는 자가 눈부신 날엔 볼 수 없는 것을 홀로 주맹증 환자인 주인공만이 볼 수 있는 진실에 대한 비유가 나름 재밌었다. 덕분에 작품의 개봉 시기에 다소 어긋난 전 정권 보다 현 정권에 어울리는 작품으로 보인 것도 사실이다. 선조와 더불어 조선왕조의 대표적 쪼잔왕으로 불리는 인조와 소현세자 사이의 비화를 픽션을 빌어 악인과 선인의 과계가 선명한 작품을 만들었다. 유해진..
전체 러닝 타임의 초반까지 보고,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을 볼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윤성현 감독은 잘 넘겨지는 만화책 같이 재미난 템포를 조성하는 연출자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황정민을 특별 출연으로 등장시켜 재일교포 3세 야쿠자라는 설정을 넣은 발상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연출)에 대한 코멘트 같아 보였고, 본작 자체가 [킹스맨], [킬 빌] 같은 장르 레퍼런스에 대한 인용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감독의 유희가 느껴졌다. {유감스럽게도 이번에도 이런 부분에서 고운 소리는 못 들을 듯...) 경우의 수를 가정해 삶과 죽음의 한 끗 차이를 시뮬레이션하는 피바람의 비주얼 등엔 어쨌거나 야심이 서려 보이긴 했다. (킬 빌)의 빌이 베아트릭스 키도가 아닌 버니타 그린에게 애착을 가졌다..
관습적으로 전쟁 배경 대작엔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이나 현악이 주도하는 사운드트랙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스내어 드럼의 타격이 전자음악처럼 반복되며, 전자 기타의 출력이 이어지는 본작의 사운드트랙은 조금 다르더라. 볼커 베텔만의 음악을 비롯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주지하다시피 독일의 문호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소설을 독일 제작진의 역량으로 완성한 본작은 소설만큼 유명했던 할리우드 산 1930년작의 성취를 한결 넘어섰다고 한다. 현대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의 상당수는 영화는 물론 TV 시리즈, 게임까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성과를 얻었다.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통해 보여준 전쟁 장르물의 가능성은 그의 TV 시리즈 기획 [밴드 오브 브라더스], [퍼시픽]로 고스란히 이어졌는데, 이런 움직..
변성현 감독의 작품이자 설경구와의 두번째 만남이라는 점에서 작품은 어떤 의미에선 전작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속 대사 "선천적 또라이다-!"을 다시 한번 설경구가 공연한 상대 배우에게 뱉는 듯한 서사를 품고 있다. 이번엔 남북 대립의 시대에 이어 동서 갈등의 시대, 자신이 품은 대통령 후보에 대한 한결 같은 사랑을 품은 한 '킹메이커'에 대한 이야기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건 실패한 킹메이킹에 대한 토로이자 이런 결과적인 시대상에 대한 미련을 품은 감독의 고백이다. 이른바 이 실패조차도 위대한 실패이자 현재를 위한 자양분, 우리라는 공동체가 풀러야 할 숙제라고 변성현 감독은 말하는 듯하다. 박정희라는 이름으로 대변되는 독재 시대를 향한 청산, 이를 위해 (정치) 인생 동안 헌신한 만년 야당 대권 ..
알다시피 조던 필의 역량을 초반부터 일찍이 알린 데뷔작이고, 코미디 숏 영상을 통해 재기 발랄함과 인종차별 등의 이슈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던 그의 노선이 시나리오와 연출로 빛을 발한 작품이다. 이제야 넷플릭스로 볼 수 있었고, 최근 [놉]도 봤기에 이참에 넷플릭스가 조던 필의 [어스]도 마저 들여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겟아웃]이 조던 필의 뚜렷한 노선은 물론 영상 매체에 대한 매니악한 감식안을 대변함과 동시에, 심술궂은 방식으로 장르의 규칙과 화법을 발산한 첫 시작이었음을 이번에 확인한 덕이었다.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내세우며 표면적인 면죄부를 씌웠다 자처하는 기만적인 백인 중산층 가족, 그 위선의 그늘 아래에 신체의 교체라는 기이한 방식의 매매를 행하는 악인의 행각. 이를 결정적으로 ..
호러물을 잘 못 본다. 눈살 찌푸리면서도 [스크림] 같은 슬래셔 장르는 잘 보는 편이었는데. [미드소마], [유전] 등으로 대표되는 아리 애스터 작품 같은 목록은 넷플릭스로 안정되게 제공되고 있음에도 마음 편하게 재생하지 못할 정도로 호러에 대해선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를 생각하면 청소년 등급에 가까운 조던 필의 근작 [놉]은 상대적으로 볼 수 있겠다 싶었다. 작품 자체가 [죠스], [ET] 같은 스필버그의 초기 걸작의 코드를 가져오는 것과 더불어 영화 산업의 초기 역사에 대한 인용 등 매니악한 화법과 믹스를 통해 조던 필만의 영상 문화 퉁시적 강의를 하는 셈이다. 이런 기조에 걸맞게 작품은 실제로 현대 영상을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 전반의 이슈를 다루기도 하다. CCTV를 통한 감시와 통제의 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