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9.11.04 10:03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864 )  

==

카더가든 「꿈을 꿨어요」 

인상파 색채로 필터가 가미된 뮤직비디오 속 영상엔 유년기 시절들을 조심스레 관조적으로 볼 수 있게 된 메이즌더소울의 태도가 스며있다. 이젠 소울과 힙을 벗어나 유려한 곡을 만들 수 있게 된 창작자가 수놓은 이 사운드는 모던록의 외양을 기반으로 얼반을 거쳐 팝에 종착한다. 아름다운 곡이고, 제스처보다 정서를 전달하려는 여러 고민이 감지된다. ★★★


윤훼이 「What Do You Know About Me」

윤훼이의 특징적인 보이스와 진행은 건재하다. 듣는 입장에선 아무래도 질량감과 각이 닿는 세우의 프로듀싱과는 일부 대비되는 다채롭고 편한 장치가 닿았던 기리보이의 프로듀싱이 가진 차이를 고민하게 했다. 그 우위를 판정하고자 하는 선민의 태도가 아니라 어느새인가 지나가는 러닝타임의 아쉬움을 토로하는 입나온 청자가 지금으로선 솔직한 내 모습.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19.10.28 10:25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858 )  

==

림킴 「Yellow」

서두를 여는 동양풍의 소리, 차라리 효과음에 가까울 여성의 목소리 등이 나오면 지난 싱글에 이어 톤 정도가 페르소나 자체를 교체한 림킴의 랩이 이어진다. 전략이며 효과 있는 전복이다. 고착된 아시아라는 지정에 대한 이미지, 몇몇 음반과 몇 번의 싱글 발매 및 서바이벌 예능 출신의 여성 싱어라 붙박았던 이미지를 밑으론 발차기로 위로는 주먹 휘두르듯 날린다. 젠더와 인종에 대한 누적된 규정에 대해 신경질이고 곤두선 태도로 침 뱉고 박살을 내는데 이렇게 3분 5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인가. ★★★★

에이퍼즈 「What The Fuzz」 

리드미컬하게 운용하는 기타와 쾌청함과 유려함이 오가는 건반으로 이뤄진 일종의 셀프 밴드 스웨그다. 이 자신감 서린 합에 신스 베이스가 무드 있게 가미되고, 각각의 파트에 합당하게 주어지는 자기소개 시간은 이 퓨전재즈 밴드의 합과 숙련을 짐작하게 한다. ★★★☆



애니멀다이버스 「Horizon Noir」

도입부를 시작하는 두텁고 무거운 관악(디저리두) 부분이 다른 밴드와 애니멀 다이버즈를 구분하게 한다. 심상과 감상을 휘젓는 디저리두 부분을 전담하는 조현의 연주, 이와 별개로 애쉬의 기타는 익숙한 기시감을 선사한다. 때론 모노크롬을, 이들의 연주가 서로 간에 개입하며 애시드 하게 무르익을 때는 Chemical Brothers의 빅 비트를 어느 정도 닮아간다. 이미 싱글의 형태로 익숙한 곡이지만, 다시금 불린 것은 명료한 대중성과 이들만의 채색이 굵은 브러스칠을 가하는 전형적인 이들다움이 뚜렷해서인 듯. ★★★☆

몬스터스다이브 「Arsonist (feat. 헝거노마)」

여전히 오밀조밀하게 박힌 트랜스코어풍의 시작은 여전한데, 이번엔 헝거노마의 피처링이 가세했다. 한 방향으로 내미는 헝거노마의 플로우에 대한 평소의 비판은 여기서는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 지글지글한 곡의 정서와 타오르는 이 단순명료한 구성의 가세는 오히려 설득력과명분을 더 하는 듯. 잘 만난 사이다. 밴드와 장르의 성장세를 대변하는 쪽보단 건재와 노선의 강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하는 트랙.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19.10.14 11:02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842 )  

===

동양고주파 「파도」

동양고주파에 있어 양금의 존재는 단순히 국악기가 있는 크로스오버 성향의 밴드라는 말하기 쉬운 규정을 오히려 벗어나기 위해 존재한다. 그들의 양금은 국악의 형식을 인용하는 것을 넘어선 범 아시아적인 풍경 바깥의 중동, 프로그레시브한 정서가 허락되는 다층적인 글로벌한 지표까지 죄다 흔들기 위해 존재하는 듯하다. 심해의 알 수 없는 사연을 숨기는 베이스와 격랑하는 타악기는 사이렌의 노래와 모비딕의 노기를 오가는 양금과 어우러지며 드라마를 형성한다. 전작 EP를 넘어서 이들이 무엇을 품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음반의 도착도 반갑다. 항해를 해온 것이 아니라 큼직한 부산물들을 이끌고 성큼 육지에 닿았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19.09.23 11:27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821 )    

=== == = ====

에프에프알디 「Romance」 

커널스트립에서 동찬이라는 정체성을 완전히 수용한 음악인은 또 한 명의 전자음악가 덥인베인과 함께 새로운 음악을 내놓는다. 음반 『안개』(2018)이 제명 같은 은밀함을 지닌 작업이었다면, 이번엔 웬걸 태연하게 만든 하우스 사운드다. 곡의 마무리를 앞둔 살짝 전환이 있지만, 곡 전반이 이런 것도 하는구나 하는 작은 끄덕임을 준다. 그럼에도 묘하게 영기획 쪽 음악들이 그러하듯 부담스럽지 않은(?) 지적인 자리매김과 사변적으로 들리는 문체랄까 싶은 감이 느껴진다. 이게 영기획과 음반 발매 음악인들과의 적절한 거리감과 교류에서 파생하는 ‘전자음악 맛집 레시피’의 비결인지는 모르겠지만. ★★★


전국비둘기연합 「끼리끼리」 

아폴로18 음반 발매 오프닝 등에서 동료이자 은근히 동생뻘의 위치를 자임해야 했던 과거의 전비연이었지만, 이젠 뭐 논박을 불가능하게 하는 ‘꾸준하고 성실한 밴드’ 음악인으로 지금까지 생존해 남아있다. 그래도 1분 50여 초에 달하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 밴드의 태도는 여전하다. 논지가 명료한 – 너네들은 좆나 구리고, 우리는 로큰롤이다! - 가사와 2인조 안에서 낼 수 있는 최대치의 배기량으로 어제도 오늘도 개러지 화이팅이다. 음악을 둘러싼 게시판의 드문드문 올라오는 담론과 지식 경연, 작품성, 장르 등의 이야기를 꽤 무기력하게 만드는 순수한 신경질과 완력으로 뭉쳤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19.09.09 11:02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814 )    

=== == = ==== 


그들이기획한 「안녕」

자립음악인 회기동단편선이 솔로와 밴드 활동을 거치며, 음반 디자인 커버에서의 도발과 음악 자체의 야심을 이런저런 방향으로 표출한 시기 이후 담당자 이메일을 통해 ‘월급 받고 사는 사람’의 입장으로 역량 있는 다른 음악인들의 보도 자료를 보내며 조용하게 보내던 때 당시가 조금 슬펐던 기억이 난다. 그들이기획한이 회기동단편선으로서의 제자리는 아니지만, 음악했던 사람 생활인 박종윤으로서의 원류 중 하나인 것은 새삼스러운 발견이다. 보컬조차도 의기투합과 청춘의 시절을 – 그 나이대의 생활인 박종윤이 어떤 사람인지 나는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 연상케 하는 맑은 기운을 드러내고, 영락없는 모범적인 기타 팝 연주가 정감이 간다. 작별의 것일 수도 있고, 해후의 것일 수도 있는 ‘안녕’이라는 인사말은 세월에 대한 예우이기도 하고 예술인이었던 회기동단편선이 생활인의 낯을 숨기지 않는 박종윤의 모습으로 혹시나 기다렸을지도 모를 불특정 다수에게 건네는 단어일 것이다. ★★★☆


코토바 「소멸의 소실」

일본어로 ‘언어’를 지칭하는 밴드명에도 코토바의 음악은 지시의 목적을 수행하는 언어의 태도보단 관념의 세계에 더 가깝게 들리고, 이런 아이러니를 즐기는 듯하다. 아주 잠시 지나가는 일본어 가사는 많은 정보와 단서를 주진 않는다. 러닝 타임을 채우는 것은 여타의 매스 록 밴드들이 그러하듯 청명한 톤의 기타, 재즈를 닮았으나 조급함과 듬직함이라는 두 얼굴을 각자 교차로 수행하는 성실한 베이스와 드럼이다. 후반부 포스트록의 체온 속에서 아련해지다가 명징한 띵함을 그 인상은 뚜렷하다. 태생과 취향을 숨기지 않는 솔직함 등이 주목하게 한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19.08.26 11:12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262화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783 / 263회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799 )    

=== == = ==== =====

로켓펀치 「빔밤붐」

인피니티에 이은 골든차일드의 시대를 맞이한 이후, 이젠 러블리즈에 이은 로켓펀치의 시대를 맞이한 울림의 현재다. ‘모두가 듣진 않지만 뭔가를 끓게 만드는 것을 던질 줄 알았던 울림의 시대는 아무튼 폐막했다고 봐야 할 듯하다. 그 ‘뭔가’를 대변했던 것이 스윗튠의 인피니티였고, 원피스의 러블리즈였다면 그것을 어쩌면 아이콘과 사운드의 시대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듣지 않’을 당시라 오히려 가능했었을 울림만의 인스트루먼틀 음반 라인업이 존재했고, 이들 아이콘이 보여주던 당시의 구도와 현재는 다를 수밖에 없는 결론이다. 왜 붕권과 하이퍼 체인 드라이브가 아닌 거대로봇의 ‘로켓펀치’로 덕심의 코드를 변경했는지 알 수 없고, 여자친구의 현재를 가능케 한 공신인 이기용배를 새삼 소환했을지 그 의중은 궁금하다. 그리고 그 궁금함을 바로 잠재우는 것은 블랙핑크, (여자)아이들, 있지 등이 제주도에 부동산 사들이는 해외 거주자들처럼 진작에 영역을 지배한 마당 위에 들려오는 트로피컬 하우스 넘버다. 로켓펀치만의 차별화는 우리가 흔히들 시장이라고 부르는 그곳에 대한 웅비와 도전보다는 바로 앞줄에 놓인 러블리즈와의 구분법 같이 보인다. 입안에서 츄잉하며 깨물었던 작은 ‘캔디 젤리’ 보다 투명한 바를 입안에 성큼 넣고, 눈앞에 지나가는 치타인지 표범인지 알 수 없는 야수를 무심하게 바라보는 그 시선. 교복풍 차림의 소녀 선배들과의 다른 시대의 개막이다. ★★

아톰뮤직하트 「Lilac」

새로운 밴드의 탄생을 통해 ‘사운드의 벽‘ 시대를 계승하던 앞선 노력들이 지금 헛되지 않게 되어 안도하게 된다. 곡이 2분 남짓 넘어갈 무렵 Pink Floyd의 「The Great Gig In The Sky」(1973)에서 Clare Torry가 한 역할을 김도연이 재현하듯 짙은 인상을 남길 때, 작품은 각자 다른 뚜렷한 타임라인이 교차하다 하나로 겹쳐지는 광경을 연출한다. LP 매체에 대한 고집 등 이런 계승의 태도는 장르와 더불어 굵고 뚜렷한 밴드 색채를 선언한다. ★★★★


변화무쌍 「행복이 낄 틈이 없네」

다분히 사적인 풍경을 작성하는 에세이처럼 보이지만, 가사와 단조로움 속에 청자에게 꼭꼭 씹어 넘겨주는 이인혜의 보컬은 무기력함과 갈팡질팡의 소위 시대정신과 세간의 모습을 여실히 대변한다. 멍하고 몽롱한 좌표 소멸의 삶 속에서 탄력과 리듬감을 부여하려는 손병윤의 베이스, 작은 극적인 양상을 도모하는 이단비의 건반은 일견 평범하게 들리는 팝 안에서 트리오의 예사롭지 않은 문제의식의 표를 낸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19.08.12 10:50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783 )   

=== == = ===== 

플러쉬 「Unchained」

플러시가 세상에 등장 후 음반 설명에서 이름이 빠지지 않았던 팀 중 하나였던, Angel Du$t의 음악엔 정작 도드라진 팝 펑크 사운드가 부각되어 들렸다. 팝펑크 성향 등을 수용한 움직임이야 한둘의 이야긴 아니지만 플러시의 곡 안 가사를 닮은 단단함과 태도는 여전함을 실감하게 한다. 예의 짧은 구성 안에서도 확연한 기승과 전결 및 희망의 기운을 품은 매듭이 불같이 와닿았다. 멜로딕하기도 하지만 직언직답이라는 코어의 간결함이 내겐 인상과 괜한 신뢰감을 심었다. ★★★


레인보우99 「상패동」 

당장에 고발뉴스나 밀착취재 등의 매체들이 향유자들에게 심어주는 분노와 울컥함도 필요한 감정일테고, 그것 역시 이 음악(들)이 낳을 일부 성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풀기 힘든 불가해한 감정과 복잡한 사고의 처리는 더 솔직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만든 음악인이 현장과 공기에서 느꼈을 여러 감정의 타래와 그 자체로 청산되지 못한 역사와 사실의 문제들은 한 장의 답안지라는 답변을 애초에 불가능하게 만든다. 국가와 개인, 성 정치학, 식민지, 권력 이론 등 아는 이야기, 어디서 듣던 풍월은 죄다 끌어들여 오만 생각을 피우게 만드는 동두천이라는 한반도의 지형은 오래도록 무거운 생각의 짐을 남긴다. 처음엔 노이즈가 목적이었던 결과물은 애상이 서린 선율이 붙게 되었고, 낮은 기류와 드높은 천상 사이의 무언가가 되었다. 모노리스를 닮은 검고 반듯한 추모비나 고정되어 박힌 배경음악의 운명을 거부하고 생생하게 대화를 거는 그 무언가. 음악을 품은 음악 바깥의 그것으로.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19.07.29 12:11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768 )  

== === = ====

안정아 「꽃이 있다」

곡의 도입부는 동요풍의 안식과 풋풋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앞선 음반 속 두 곡을 닮았다가 서서히 소리꾼으로서의 구성진 굴곡을 드러낸다. 한 생명의 등장과 성장을 대변하는 듯 성큼성큼 고조하는 조은영의 피아노와 이를 중심으로 생명 예찬의 장식으로 수놓는 바이올린 장수현 등이 맡은 스트링들은 유려하게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고픈 한 싱어를 다소곳이 응원해 준다. 그리하여 아름답고 청아한 여운을 남기는 곡이 탄생하게 된다. 사연 모를 무수한 일들이 벌어진 깊은 숲속에서 생명 하나가 돋고, 곡 역시 남게 되었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