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고뭐라칸다/시사/매체/게임등등'에 해당되는 글 326건

  1. 2020.01.21 [파이어 엠블렘 : 풍화설월]
  2. 2020.01.09 [블랙 미러] 시즌 2
  3. 2020.01.07 [빌어먹을 세상따위] 시즌 1
  4. 2020.01.03 [젤다의 전설 : 꿈꾸는 섬] (2019)
  5. 2020.01.02 [왕좌의 게임] 시즌 8
  6. 2019.12.23 [달링 인 더 프랑키스]
  7. 2019.12.13 [보좌관]
  8. 2019.10.21 [엘 카미노]
posted by 렉스 trex 2020. 1. 21. 14:49

SRPG는 고전의 시대를 이어 명맥을 어떻게 이어가고는 있는 장르다. 그럼에도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는 닌텐도라는 풍경 속에서 그 생태계를 이어가고 있다. [파이어 엠블렘 Echoes 또 하나의 영웅왕]으로 처음 접한 시리즈 첫 작품은 현재 시점 막바지의 벽에 걸려 중지 중이지만, 풍화설월은 고맙게도 엔딩을 허락했다.



<왕좌의 게임>처럼 젊은 세대들이 선대와 부계가 남긴 업보에 얽혀 서로를 반목하고, 칼을 들이댄다. 이 운명의 흐름에 주인공도 얄궂게 엉키고, 다행스럽게도 동료도 만나고 인연을 쌓고 연애도 한다. 여기에 경쾌하고 뻔뻔하게도 J-장르다운 연애 시뮬레이션 방식과 캐릭터 육성물의 역사성이 스며든다. 아주 자연스럽고 하기엔 어렵지만, 그래도 잘 연계하려 고민한 제작 기획의 방향이 보인다. 


3DS 시절을 건너뛰고 스위치의 시대에 접어든 파이어 엠블렘은 향상된 애니메이션으로 이 연출 의도를 잘 살렸고, 무엇보다 얄밉게도 요즘 게임 답게 1회 차에 이야기의 숨은 전모를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다회차를 유도하는 쪽이고, 향후 DLC 등을 통해 캐릭터 드라마를 더 즐기라는 쪽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게임이다. 물론 말려들기 싫다면 거부해도 아무 상관없고, 오히려 게임을 즐긴 쪽이 2차 창작 욕구를 발산하기 쉬운 타이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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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1. 9. 20:52

<왈도의 전성시대>는 <공주와 돼지>에 이은 블랙 미러식 정치의 대영제국 풍자 같은데, 시즌 1에 비하면 많이 싱겁다. <공주와 돼지>는 블랙 미러가 어떤 시리즈인지 만방에 알리는 역할을 했지만, <왈도...>는 싱거운 양념에 인상적인 쓰린 맛이 없다. 좀 심하게 이야기하자면 소싯적에 김국진이 나온 MBC 예능 드라마 보는 기분. 좀 흔해진 발상 같기는 해도 나름 여운이 있고, 블랙 미러가 잘하는 근미래 묘사에 기술 우려의 장기가 여전히 살아있다. 여기에 <화이트베어>는 정말 너무 못된 에피소드이며 사법 체제에 대한 토론을 이끌고 싶어 하는 의도가 환히 보이고 그게 잘 먹힐 작품이다. 당연히 테크놀로지, 생중계 스트리머 방송 및 리얼리티 매체 예능을 빌려온 세대상에 대한 근심이 진하다. 역시나 걸출하고 '과연 어떤 이야길 꺼내려고 저렇게 이야기의 페이스트리를 덮어씌우지?' 하는 고민의 정성은 <화이트 크리스마스>이 압권이다. 사법 체제에 대한 근심도 좋은데 위악적이고 가학적인 대목은 간혹 진의를 의심하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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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1. 7. 18:52

요즘 [블랙 미러] 좀 챙겨보는 중인데, 영국 매체 맛이 좀 맵다 실감했다. 사실 제목만 듣고 [빌어먹을 세상 따위]라는 타이틀과 스틸 몇 개만 보고, 세상 엉망이다 어쩌고 저쩌고 잘난 맛 못난 맛 살리면서 허세 떠는 냉소적인 청춘물 정도 수준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맛이 다르더라. 원작은 찰스 포스먼이라는 작가의 그래픽 노블이라고 한다. 서사는 차이가 있다는데, 등장인물들의 딱딱 끊어지는 내레이션이 묘한 속도감과 박자를 만든다. 원작 호흡을 배신하지 않으려는 듯. 

그리고 무엇보다 캐스팅이 좋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알렉스 로더라는 배우와 제시카 바든이라는 배우를 동시에 알게 되었는데, 정말 영국 남자배우들의 못 생겼는지 잘 생겼는지 알 수가 없는 - 매번 경계 위에서 왔다 갔다 하는 - 그 경계선의 매력이 닿는 계기였다. 제시카 바든 쪽의 다시 한번 보고 듣게 만드는 '돌아보게 하는' 그 매력도 좋았고, 역시 영국산 답게 [왕좌의 게임] 출연진 중 하나 알아볼 수 있는 잔재미도 무시할 수 없었다. 내용, 그래 내용이 제일 문제지. 자신이 사이코패스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남자아이가 실은...

이렇게 위태하게 시작점을 찍고 정말 '세상의 끝'을 향해 불가피하게 내달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왜? 아무튼 정말 절묘하게 시즌 1의 매듭을 하고 이야길 팍 잘라낸다. 낚였다. 좋은 시청이었고, 따라가게 되더라. 여기저기 흠집난 세상 위에 놓인 아이들이 그래도 씩씩하고 안쓰럽게 버텨가며 시청자 마음을 뺏어놓고, 가차 없이 쿨하게(부정적 뉘앙스 아니다) 퇴장한다. 시즌 2로 달려야지. 아 음악도 좋다. 

+ 반려식구를 가진 시청자들은 시청하기 좀 힘들겠더라. 추천하진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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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1. 3. 15:46

정작 원전이 된 레트로 시대의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을 해본 적은 없다. 레트로 시대가 아닌 이제 나이가 들어서야 즐기는 게임이라는 매체가 던져주는 새삼스러운 경험은 매회 특별한 감이 있다. 게다가 그것이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면?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옛 타이틀이지만 낡아 보이지 않게 만드는 연출과 그래픽의 일신 등은 닌텐도가 IP 관리를 위해 넣은 정성을 실감하게 한다.

물론 기본적인 골조를 훼손하지 않기 위한, 퍼즐 기반의 난이도와 인내가 필요한 미션 등은 좀 화를 나게 하지만... 그마저도 성취감을 위한 허들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무엇보다 외전이라는 스토리 라인에도 불구하고, 그저 덤으로 즐기는 타이틀이 아님을 실감하게 하는 여러 장치와 정식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몇몇 요소들 - 음악, 가논을 떠올리게 하는 보스전 등 -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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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1. 2. 16:41

그렇다. 최종 시즌이다. 예상대로 모든 공적은 서세이 라니스터와 킹스 랜딩이었다. 모든 것을 눈폭풍으로 덮어버릴 거대한 위협이었던 화이트 워커는 시리즈 내내 수수께끼이자 떡밥이었지만, 결과적으론 스펙터클한 전쟁 씬 용도의 위기였다. 대신 최종판의 공적은 서세이 였으나... 원작이 될 소설이 일단 완간이 아닌 이 미조립의 세계관인지라 모든 것은 미덥지 않게 조성되었다. 앞으로 드라마판 [왕좌의 게임]을 이야기할 때 언제나 따라갈 약점의 대다수는 '대너리스 붕괴'가 아닐까. 물론 그런 행보는 시리즈 몇몇 대목에서 예고는 보였으나, 한정된 에피소드 분량(다른 시즌보다 회당 시간이 보다 부가되었으나) 안에선 그래도 무리수였다. 해당 배역을 맡은 배우에게는 스크래치, 극 중 배역들에겐 합당함이 부족한 갑작스러운 퇴장들이 예상대로 벌어진 듯하다. 그래도 몇몇 배우들에겐 수상의 기쁨 정도 남긴 셈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8 시즌 에피소드 내에서도 몇몇 대목은 빛난다. 용의 화염이 내리쬔 킹스 랜딩의 도심 속 참상은 현대 사회의 비극들을 연상시킨다. 이런 강렬함이 분명 있었던 장대한 드라마의 시청을 이제 마무리한다. 서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된 스타크 남매들이 준 아련한 마무리는 힘이 있었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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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12. 23. 19:56

21세기 일본 메카닉 애니메이션 중 에반게리온 언급과 그 자장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작품이 얼마나 될까? [달링 인 더 프랑키스]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애초부터 태생이 가이낙스가 낳은 인력과 줄기가 연관된 트리거 작품이라 더욱 그렇다. 가이낙스처럼 세계의 질서와 보이지 않는 미래의 음모를 관장하는 묵직한 중년의 목소리들, 트리거처럼 우주 멀리서 온 문명 초월적 집단의 침공은 확실히 그 훈적을 숨기지 않는다. 여기에 달링 인 더 프랑키스는 제목처럼 '육체적 사랑'과 애정이라는 중심을 초반부터 중요시 여기는데, 이게 좀 지나쳐서 메카닉 콕핏 안에서의 포즈 등은 후배위 등을 연상케 하는 '불필요한 파격'을 감행하기도 하다. 작품 자체가 [신혼합체 고단나] 류의 또 다른 메카닉과 다른 기조의 '소년소녀 장르'라 이 파격은 에로스 본연의 경쾌함과는 다른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요소는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후반부는 지워지긴 하지만, 통제와 규율이라는 시스템 발전을 비판한다는 구태의연한 주제의식을 강조하기 위한 무리수로 밖에 기억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10대 섹스와 임신의 요소는 차라리 불온하기보다는 작품이 내내 강조하는 기조가 뭔지를 새삼 상기시킨다. 자율과 일탈, 그로 인한 돌발적인 인간 발전과 진화의 가능성을 긍정하는 이야긴 잘 알겠고 몇 대목은 마음을 움직인다. 그래도 결국엔 일본 대중매체 특산의 여성 다루기의 아슬아슬한 장벽 문제는 언제나 과제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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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12. 13. 20:18

[보좌관]이 한국에서 '전문가가 등장하지만 전문가가 연애하는 드라마'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 고민한 결과는 이지적인 인물의 고안이었다. 기시감을 자극하는 등장인물 - 경찰 출신의 이정재, 비슷한 시기에 청와대에 입성한 깁갑수/청와대에 입성하려는 김갑수 - 출연진 라인업을 비롯 단순한 정치혐오를 자극하기 위한 연출과 인물 설정에 대한 고민들이 정성을 들인 흔적이 보였다. 그래도 정치혐오의 탈을 벗었다고 보기엔 현실정치의 풍경을 어쩔 수 없이 연상시키는 장관 vs 일관된 의지의 불도저 검찰 인사의 구도는 결국엔 피로를 만드는 설정이었고, 완전히 연애 이야기의 함정을 벗었다기엔 그것도 애매한 구석이 분명 있다. 그래도 매번 반 정도의 성과를 얻는 시즌제의 도입, 시즌에 따른 주제의식을 드러 대는 인물들의 등퇴장 역시 고민의 소산으로 보인다. 그래도... 투입된 2 시즌 인물들을 잘 활용하진 못한 듯.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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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10. 21. 21:58

제시를 위한 에필로그다. 잘 죽은(!) 월터에 이어 제시에게도 합당한 매듭이 주어져서 아무튼 다행이다. 사실 이야기가 덧붙여지지 않아도 아쉬울 것이 없는 이유는 [브레이킹 배드]가 참으로 보기 드물게 완결성이 좋은 작품인 덕이다. 물론 시즌이 쌓일수록 결국 여러 캐릭터를 헤아리지 않은 무리한 경로가 드러났고, 그게 참 아이러니하게 월터를 위한 가장 탄탄한 서사를 만드는데 기여를 한 셈이다. 덕분에 제시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는데 세계관의 부스러기 같은 요소들과 절묘하게 추출해낸 디테일로 [엘 카미노]는 마치 부두교의 시체처럼 살아 일어났다. 적당했나? 난 이 정도면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창작자들의 자신들이 탐닉했던 과거에 대한 팬픽을 추가한 것을 시청하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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