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20. 1. 20. 11:32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9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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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 「December」

재생 직후 반가운 질감들이 몰려온다. 이 나라에서 테크노란 이름으로 전자음악이 클럽 씬에 토착의 과정을 겪고, Chemical Brothers가 영국 음악 씬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로 드러나기 직전과 The Prodigy가 『Experience』(1992) 발매할 당시의 그 질주감이다. 브레이크 비트가 빅 비트로 변이할 때의 그 역사상 순간의 재현. 디제이 오니는 물론 음악인 연합 아키텍츠가 최근의 활동으로 도드라지게 들려주는 회고와 현재 풍경 사이의 구현 등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게 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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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1. 13. 14:06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9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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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신과 「허송세월말어라」

씽씽의 행보는 마무리 되었으나 한번 보면 결코 잊기 힘든 무대 매너와 노출을 꺼리지 않는 끼를 덮을 순 없었던 모양. 오방신과에서의 이희문의 목소리와 흥은 이렇듯 아주 건강하게 살아있다. 시작은 아마도 공중파 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2019)에서의 무대가 계기가 아니었을까. 조선아이돌 놈놈, 노선택과소울소스의 노선택 등 음악동료들과 얼기설기 맺은 인연과 각 영역 꾼으로서의 연대는 일련의 공연에 이어 하나의 음반으로 결실을 보았다. 「허송세월말어라」는 경기민요 「사발가」를 원전으로 하고 있지만, 민족의 비극적 근대사 대신 ‘이내 가슴 타는데 연기도 김도 안 나네’라는 구성진 회한의 가사를 품으며 보다 개인의 영역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민요록에 탄력을 새기는 역할은 훵키한 양악기들의 연주다. 뽕을 표방하지만 국적 불명의 지표가 아닌, 누가 들어도 명료한 민속음악에 기반한 위치와 친근함이라는 미덕을 앞세운다. 청룡, 백호, 주작, 현무에 해당할 각 사신의 포지션과 더불어 중앙에 자신의 자리를 놓은 이희문의 재기와 자신감은 이렇듯 여전하다. ★★★☆


 
투데이올드스니커즈 「재규어」 

전작에 이어 밴드의 정체성을 확연하게 낙인찍는 것은 나무13의 음반 커버 아트워크다. 망가와 재패니메이션이라 일컬어지는 외적인 기표를 가져온 것처럼 밴드 역시 현 당대가 아닌 ‘좀 지난 것들’을 표방하는 사운드, 기복과 거친 표면을 실감하게 하는 질감으로 표현한다. 아시다시피 그게 ‘요즘 밴드’들 다운 확연한 인상을 준다. 유약해 보이는 외양과 달리 선이 분명한 심도언의 보컬을 필두로 멤버들의 소박한 백보컬 라인, 가벼운 열패감과 관조가 동시에 느껴지는 색 있는 가사 등도 젊은 밴드의 인상을 준다. 이스턴사이드킥이 씬에 남겼던 흔적조차도 굳이 부인하지 않는 태도도 인상적인데, 리프와 음반 안의 라이브러리로 품은 아이디어들은 전작에 이은 가능성과 더불어 재산이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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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1. 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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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가은 「The Life, The Love」

도회적인 정서와 분위기에도 그것으로 충족되지 않는 잉여의 감정은 자꾸만 쓸쓸함을 부추기는 구석이 있다. 가사 때문일 수도 있고, 알앤비 경향의 음악의 나머지를 채우는 전자음악 텍스처들이 방울지고 부유하다 산산히 흩어지는 광경은 묘한 감상을 유도한다. 낮은 온도로 프로듀싱된 사운드도 그렇고, 무엇보다 능숙하고 프로페셔널한 창법을 지향하지 않은 최가은의 보컬은 뜻하지 않은 여진을 남긴다. 이런 총합이 남기는 여운이 절대 만만치 않다. 효과적이고 길게 남는 음악. ★★★★


모노디즘 「There was nothing in heaven.」 

EP로 발매되었다고 표현한들 한 장의 음반으로 표현한들 큰 인상 차이가 없었던 작품들이 발매되었던 이번 한 주였다. 모노디즘의 복귀작은 여전히 날이 잔뜩 선 디스토션은 물론 3명의 멤버가 만들어내는 옹골찬 응집의 합이 라이브는 물론 스튜디오 녹음을 훔쳐보게끔 하는 욕심을 만들었다. 장르 일군의 밴드들이 만드는 영원회귀와 아련한 테마들을 밴드는 유독 현세 지옥의 테마로 대체하고, 트레몰로 등이 가미된 진행조차도 하나의 기복으로만 남겨둔다. 전체 8분여의 진행 안에서 이런 장르 안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긴장감과 집중의 성과는 발군의 것이다. + 여담이지만 프로듀싱을 맡은 음악인은 해파리소년 김대인(팎)인데, 그가 아폴로18 시절 웹진과 나눈 인터뷰에서 포스트록과 장르의 언급 등 여러 구분에 대해 회의적인 답변을 했던 대목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가 관여한 모노디즘 사운드의 진경은 어떻게 보면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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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12. 30. 11:46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9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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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Don’t Think Too Much」 

드럼앤베이스의 굴림 속에 트랩의 질주감 위에 진보가 탑승한다. 휠을 쥔 진보의 여유로움이 그간 그의 단독 음반을 기대했던 이들의 기다림을 채워준다. 직관적인 즐거움을 내비치며, 그간 한국대중음악 내부 안에서 장르 플레이어로써 이런저런 호출을 받던 자신감을 반영한다. 좋은 귀환을 환영한다. ★★★☆


코스모스슈퍼스타 「Ruby」 

꿈같은, 하지만 차마 꿈이 아니길 원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간곡히 새기는 신스팝 기조의 전자음악이다. 음악인 본인은 만들 당시엔 여름에 어울릴 곡이라고 했다던가. 여름이니까 가능한 마음의 미열, 그리고 미열을 핑계로 내보일 수 있는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세밀하게 전달한다. 무엇보다 어딘가의 참여, 어딘가의 수록이 아닌 음반의 형태로 그의 음반을 온전하게 만나게 되어 반갑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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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12. 2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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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둥 「칼」

피아노에 실려 나오는 도입부와 현악으로 이어지는 전개에 차분하고 평이한 인상을 주었다, 여기에 올해의 기대주가 들려주는 구성진 음색에 가사가 배합하니 손바닥에 깊숙이 눌러진 손톱자국 같은 감상을 새겼다. 슬슬 심상치 않더니 일렉 기타음의 의도적인 파열과 이펙트들이 파란을 일으킨다. 뮤직비디오 속 이 대목 역시 회심의 일격이다. 여러모로 기량과 기교가 동시에 느껴지며, 한 해가 흘러가는 과정 안에서 등장했고 마무리에 내년을 기약하게 하는 짙은 인상을 남긴다. ★★★☆


 
선우정아 「도망가자」 : Run With Me」

서사와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는 다른데 뮤직비디오가 마치 선우정아 본인의 트랙들을 맡았던 영화 [죄 많은 소녀](2018)를 왠지 연상케 하였다. (두 영상물에 출연한 서영화 배우의 존재도 여기에 한몫 보탠다) 재미없는 색상으로 앙상하고 마르게 버티고 서있는 아파트 단지의 풍경,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인지 그저 불안하게 꺼져있는 거실 조명은 동시대 영상매체의 정서를 서로 교류한다. 여기에 한껏 깊고 짙게 보컬을 뱉는 선우정아의 발라드는 [열린 음악회]용 음악들의 호소와 색채의 질감과 달리 들리게 한다. 농도 깊은 음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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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12. 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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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박×코리아 「Lucifer」

한동안 귀에 들어오지 않았던 해오의 활동을 코리아를 통해 알게 되어 반가웠다. 지박의 첼로가 골조를 만든 조형에 코리아의 일렉트로니카 텍스처가 채색을 하니 영락없는 단테의 <신곡> 중 지옥 편을 위한 사운드트랙이 만들어진다. 각자 다른 업자들이 만든 이 협업은 인더스트리얼의 황폐함을 재현하고, 내세와 신앙에 대한 인간의 신념을 누르고 훼손한다. 불온한 시도이자 신뢰 있는 음악의 설계. ★★★☆


향니 「탐구생활」 

밴드 편성 해산에 따른 우려보다 데뷔반을 뛰어넘는 그들만의 화법이 생생했던 2번째 음반이 보여준 성취 이후는 어떨까? 이게 신작을 바라보는 근심 아닌 근심 중 하나였을 것이다. 이윤정의 등장 이후 가장 색깔 있는 프론트우먼일 이지향과 향니의 이번 싱글은 넘실거리는 댄스 트랙이다. 웅장함을 내세운 록 장르 묵시록을 키치한 화법으로 풀었던 이전과 대비되는, 그렇지만 향니라면 기대했을지 모를 길을 잘 찾았다. 그 별난 풍미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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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12. 2. 14:45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8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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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플레인 「What The Funk」 

비디오와 무대 등에서 바이크 헬멧을 쓰고 유독 질주감을 강조한 연주를 들려준다. 3명의 정확한 배분과 각자를 위한 안배는 이번에도 유독 확연하다. 한동일의 기타와 오원석의 베이스가 사이좋게 가다 초반엔 베이스가 굴러가는 돌의 비유 같은 진행을 하다 이어받은 기타는 회오리의 교란을 야기한다. 이윽고 헬멧의 고글을 들어 올린 멤버들의 고함은 what the funk? 에서 what a funk! 의 탄성으로 이어지는 순간을 만든다. 혼미함의 가미와 정리의 역할을 더불어 수행하는 김종현의 드럼이 남은 시간을 매듭 하면, 음반의 중후반엔 록 구역 입장과 장르 취득의 이런저런 양상들이 벌어진다. 주목과 친근함을 맡은 2번 트랙으로서의 책임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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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11. 2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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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하이로우 「풍속계 (feat. 윤택선)」

다양성이라는 미명의 이름값을 충족시키지 못한 느슨한 획일, 연성화로 일관한 재미없는 음악 듣기 시기가 있었다. 이스턴사이드킥, 아시안체어샷, 플러그드클래식 이 세 밴드가 그런 와중에 들려준 성취의 가치를 새삼 상기하며 손등의 핏줄이 곤두섬을 느낀다. 이제는 새로운 밴드다. 사이키델릭하게 아연히 진행하던 연주, 정신과 육체의 이분법 위 육체 쪽에 손을 들던 개러지 사운드는 이들의 주된 특기였고 이번에도 여전하다. 대신에 세션 보컬이라는 방식으로 세계관을 지탱하는데, 우려와 달리 윤택선의 목소리는 수훈갑으로 잘 얹혀있다. 지글거리는 체온의 감각과 지표 없이 방황하는 지각의 휘청거림이 공존하는 가사 역시 인상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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