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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5 발표를 보고 짧은 생각을.

trex 2011. 6. 8. 10:39



WWDC 2011 발표에 잡스는 등장하였지만, 신기종 발표는 없었다. 잡스는 초췌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자체로 건재함을 과시한 셈이었고, 신기종 발표는 없었지만 iOS5가 가을에 등장할 그 무언가를 위한 것임은 거의 확실했다. 


iOS5의 내용은 혁신이라기보다 기존 사용자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에 가깝다. 알림바 기능이나 캘린더 싱크를 통한 To-Do 관리, i메시지, 트위터 연동, 읽고있는 정보 관리, 키보드, 제일 안 중요한 카메라 기능 개선 등 자잘하고도 중요한 몇가기 기능들이 첨가되고 개선되었다. 안드로이드에 이미 있던 기능 등이라는 비아냥은 상당 부분 사실이고, 애플의 미덕이라면 이 기능들을 최근 기종들을 대상으로 가을에 일괄 업데이트한다는 점이겠다. 


개인적으로 이 기능들이 내 3Gs 아이폰에 모두 탑재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지난번 iOS4 때도 그랬듯이 상당히 한정적인 퍼포먼스만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하긴 저것들이 구현되어도 배터리가 버텨낼지가? 오히려 아이패드 쪽이 좀더 기대가 된다. 배터리가 그나마 아이폰 보다야 사정이 낫고, 퍼포먼스가 그렇게 뒤쳐지진 않을 듯 하다. 모든 것은 가을이 되어봐야 알 것이고... 어쨌거나 가을에 등장한 아이폰 신기종이 iOS5에서 가장 탁월한 궁합을 보여주겠지. 애초에 저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세상에 등장할테니.


인상깊었던 대목은 iOS5에 들어서면 서서히 PC 의존에서 이들 기기가 벗어난다는 점이겠다. 기기 자체 내에서 아이튠즈 업데이트를 완료하고, 아이패드는 미러링 기능으로 TV와 연동되고... 잡스가 소비자들에게 한정된 자유의 마법을 선사하면, 소비자들은 충성도가 깊어지고, 잡스는 자신이 꿈꾸던 애플 거실에 대한 비전을 채워간다. iCloud는 아직 소개만 봐서는 여전히 감이 잘 안 오지만, 구글과의 전면전 용도랄까.(다른 진영에 대해선 애초에 상대할 생각도 없는 듯도 하다) 얄밉긴 하지만 애플 기기를 2개, 3개 이상을 구비하면 제법 재밌는 세상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참 너무들 하는구나 하하.


사실 발표 자체가 신기종 발표 때와 달리 그렇게 들썩이거나 흥분되게 하는 광경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서비스를 향한 야심의 발톱을 숨기지 않고 차근차근 드러내는 광경이 여전히 볼만했다. 지하철 타다가 3G 부하 걸리는거 이를 갈다 4G 광고하는 통신사 보고 지랄병 한다고 혀 차고, 카카오톡에 고개를 숙인 인간들의 숲에서 살다보니 저런게 아무래도 저 재밌을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