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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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상반기의 8장

trex 2011. 6. 27. 16:34

원래대로라면 작년 12월 발매작부터 해당년도 5월 발매작까지는 모아서 나름 기록 차원의 결산을 했습니다. 올해는 시간대를 그만 놓쳐 6월에 기록하는군요. 국내반 한정이고 EP도 대상에 포함인데 상반기에 기억나는 EP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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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나 앤 드론즈(Savina & Drones)『Gayo』
2011-02-18 발매


'가요'라고 발음되는 앨범 제명을 가지고 있음에도 손쉽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친밀함 보다 농밀함을 지니고 있다. 그 안에 기꺼이 다가갈 수 있는 다짐이라면 이 이의 음악에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다소 헤매이게 만드는 세계. 그리고 많은 언어들이 있는 세계이다. 친절한 표지판은 없으니 다소 많은 트랙 사이에서 휑하니 걸어본다.


히치하이커(The Hitchhiker)『Insatiable Curiousity』
2011-02-24 발매


이 황폐하고 자비없음이 한 때의 과시적 장기나 들어 봐달라는 환기 효과인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요새는 전반부의 짓밟는 트랙들보다 후반부의 축제들이 귀에 더 와닿는다. 뭐가 될지 알 수 없을 후속작의 기획이 기대된다.


전국 비둘기 연합(National Pigeon Unity)『Root』
2011-04-09 발매


2인조 편성이 다소간 불안했지만, 막상 확인해보니 말끔하고 이제 이 밴드가 조금이나마 선명하게 보인다. 레이니 썬의 'Origin'이 시간에 의한 퇴적물을 걷어내는 확인이었다면, 이쪽은 '뿌리내림'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이랄까. 오래 뻗길 바라겠다.


다운헬(Downhell)『A Relative Coexistence』
2011-04-21 발매


생각보다 더 앞 시간으로 흘러갔다. 정통이라는 흐름에 이렇게 고민이 깊은 밴드일지는 몰랐었다. 정통에 대한 고민은 '제대로 된 메탈'반을 만들어보자는 사운드에 대한 다짐으로 흐른 모양이다. 굉장히 듣기에 시원한 쾌작이 나왔다는 느낌이다. 앨범의 가치를 더욱 확고하게 돋보이게 하는 넘버들을 많이 듣고 싶었는데, 커버 넘버와 [쏜다] 사운드트랙 제공 트랙(Strait Like a bullet)들이 후반부에 자리잡고 있다. 다소 아쉽다.


옥상달빛『28』
2011-04-26 발매


잘하는 것과 성숙의 지표를 동시에 보여주고 싶었다는게 드러난다. 팬들에게 친숙함을 얻고, 라이브에서 부를 수 있는 넘버들이 더 늘었다는 잇점은 얻었다. 이제 뭔가 더 완숙하고 고집있는 걸 보여줘야 하는 '프로'의 세계에 접어든 것이다. 옥죄는 과제일까 즐거운 수업일까.


장기하와 얼굴들『2집』
2011-06-09 발매


키보드 멤버 한명 얻었다고 세상이 달라지진 않지만, 세상이 이들을 보는 시각 정도는 충분히 바뀐거 같다. 탄력을 발휘하고 표현력이 늘었고, 장기하는 가사에서 장난을 좀 줄인 듯 하다. 그리고 후반부가 좋다.


디어 클라우드(Dear Cloud)『Bright Lights』
2011-06-16 발매


확실히 밝아졌지만,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는 한결 같음이 있는 듯 하다. 언젠가 디어 클라우드의 음악을 두고, 나인의 보컬을 두고 강직한 톤과 묘한 건강함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그게 잘 발휘된 듯 하고 자신들이 하는 이야기에 스스로 치유가 되는 단계로 보였다. 그런데 몇몇 트랙들은 조금 스트링이 덮는다는 기분이 좀 드는데...


허클베리 핀(Huckleberry Finn)『까만 타이거』
2011-06-20 발매


그리고 이제 하반기가 시작된다. 전작의 불길한 힘이 거칠게 내재되었던 기운보다 좀더 매끈해지고 역동적인 작품이 나왔다. 이 앨범도 역시 좋아할 수 있을 거 같다. 음악 듣기에 대해 긍정을 주는 복귀작이라 고마울 뿐이다.


[1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