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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왕 랄프

trex 2012. 12. 20. 10:29



단편 [페이퍼맨]



이걸 보니 디즈니가 2D 시절 쌓아온 내공과 업적이 그래도 어디 가진 않아서, 이렇게 시대와 기술이 바뀌어도 다른 방식으로 재현되는구나 싶었다. [500일의 썸머]풍 초반 보송보송한 분위기로 시작해서, [판타지아]풍 율동으로 마무리라니. 하!!



본편 [주먹왕 랄프]



예고편에서 팍팍 찔러대는만큼, '오락실의 추억'을 짜릿하게 환기시키지는 않는다. 왜 '악역 모임'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소비에트 국민 영웅 장기예프도 그렇지만, 소닉은 오락실 영웅은 아니잖아^^);;(감독이 2편에 대해 콘솔 게임 세계관일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그때 다시 수퍼마리오와 대립각[or 협력]을 유지할지?) 아, [스트리트 파이터2]에 대한 대접은 굉장히 좋은 편이다. 태퍼의 bar에서 술을 마시고 나가는 류나 대놓고 자주 나오는 춘리도 그렇고.


모니터 바깥의 동전쌓아 오락하는 세상과 전선을 타고 오가는 캐릭터 세상 사이의 유기성은 매혹적이다. 모든 영업이 끝난 자정 이후의 시간대에 [하우스 오브 데드4]의 스테이지 1 보스 '팔 4개'와 [그레이트 바시바시]의 '장어 잡는 손바닥' 등이 같은 세상에서 옹기종기 오간다는 걸 상상하면 괜히 마음이 훈훈해지지 않는가. 


하지만 [주먹왕 랄프]가 보다 초점을 두는 것은 소외받은 두 남녀가 짝패를 이루며 공감하며 자신의 세상 안에서 이루는 성취의 과정이다. 그것도 굉장히 묘하게도 후반에는 랄프 보다는 [슈가 러쉬]의 세계에 더 무게감이 가면서 말이다. 게다가 결국은 디즈니 답게도 또 '공주담'이다. 이럴수가 이럴수가! 이 정도면 못 말리겠다. 행복한 마음으로 항복하겠다.



+ 물론 엔딩크레딧 끝까지 보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