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결과적으로) 필요없는 설레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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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필요없는 설레발.

trex 2008. 11. 24. 20:19
저녁에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예의 청과류점에 들렸다. 감을 골라서 계산하고 있는데, 일 보던 아저씨가.

"아 처음 보는 얼굴 같으시네요. 이사 오셨나보죠?"

다른 날 같으면 베시시하며 아니라고 했을텐데, 마침 머리에 먹구름 자욱하던 저녁이었다.

"아닌대요. 자주 오는대요." 나즈막히 쏘듯이 대꾸했다.

달갑지않은 - 그리고 명중하지 않은 - 설레발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졌는데, 평소 그냥저냥 (불)친절한 아주머니가 거든다.

"내는 자주 뵀는데 뭘."

이쯤 되어서 머쓱해졌을 아저씨가 갑자기 불쌍해서 계산을 마치고,

"수고하세요~" 인사를 하며 휑하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