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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경주] 2차 본문
영화 시간을 상회하는 정성일 평론가와 장률 감독의 GV까지 가고야 말았다. 내 엉덩이와 허리... 피곤하다가도 논조에 동의를 하느냐마느냐를 떠나서 정말 정성일의 집요함과 말하기 자체가 글쓰기가 되는 서사는 놀라운 부분이 있다. 탄복하고 나왔다. 물론 무덤을 무듬으로 발음하는 느릿한 장률 감독의 성실한 답변 등도 좋았고. 물론 풀리는 부분보다 풀리지 않은 부분이 훨씬 많았다. 평론가나 감독이나 영화가 미로임을 인정한 듯 하다.
영화에 대해선 내가 오해한 듯 했다. 나는 영화가 비교적 친절했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보니 아찔했다. 도처에 의심이 들었다. 박해일은 원혼이었을까. 그만이 홀로 원혼으로서 경주 곳곳을 유영하고 있었던걸까. 반대로 박해일이 만난 이들이 원혼이었을까. 현실과 이현실의 구분은 생각보다 명료하지 않았던 듯 하고, 이미 죽은 이들은 생각보다 살아있는 이들에게 표식을 남기고 갔었다.
밝음을 작품 내내 자랑하던 경주는 실은 여기저기에 원혼들이 떠도는 구천이나 다름 없었다. 나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