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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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연 [옆집의 영희 씨]

trex 2017. 8. 14. 10:36

이웃집에 외계인이 거주한다. 그리고 교류한다. 그런 내용을 여성 작가가 적었다. 여기까지 적으면 또 대체로 이렇게 퉁치며 수식한다. 재기발랄한 상상력에 경우에 따라선 발칙하다 운운한다. 비참한 반응이다. 여성이 SF를 적었다고 호들갑 떨면 검도학원에서 뭐라도 하나 빌려서 때려야할지도 모르겠다.



이건 품이 넓은 이야기다. 망망대해라는 표현이 부족한 광활한 코스모스 안에서 사람들이 몸부림치고 고민하는 이야기가 있고, 자신의 성적지향성에 대해 조심스레 한 발자국 답의 행보를 딛는 성장기의 아이들이 있고, 한국이라는 지정학적 공간과 한국어로 호명하는 사람들의 일상에 낯선 배경과 설정이 레이어 한겹 더 끼워진다. 담고자 하는 이야기가 각각 짧을지언정 그 품이 넓다. 



항상 '청소년 추천 도서'의 목록들은 사실상 청소년기를 아무렇게나 통과한 바보 성인들을 위한 내용이 많은데, 이 책 또한 공교롭게 그러하다. 품이 넓은 책이니까 이불 덮듯이 간직합시다.









옆집의 영희 씨
국내도서
저자 : 정소연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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