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블랙 팬서 : 와칸다 포에버] 본문
SNS에 글적였는데, 내가 생각하는 요즘 청춘의 기준점은, [블랙 팬서 : 와칸다 포에버]가 MCU의 phase 4 최종작이고 앞으로 나올 [아이언 하트]의 서사를 열 작품이거니와 향후 phase 5는 [앤트맨 앤 와스프 : 퀀텀매니아]다 어쩌고 저쩌고 일일이 언급할 수 있는 계층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공중전화 박스에서 갈아입은 복장으로 지구를 수바퀴 날아도는 슈퍼맨의 서사 정도에 만족하는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소비의 감각이랄까. 아무튼 [이터널스] 이후 여전히 팬덤을 통한 지지세에 있어서 하락세인 최근작이다.
채드윅 보스먼의 타계를 극의 서사로 끌고온 극화는 최종적으로 해당 인물에 대한 추도와 와칸다라는 가상의 국가의 융성과 번영을 응원하고 있는데, 감독 라이언 쿠글러가 애초부터 블랙 팬서 시리즈는 물론 블랙 커뮤니티의 연대에 일관된 노선을 보였던 창작자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신작을 통해 여기에 멕시코와 마야 문명 등의 남미를 향한 관심과 노선의 연장선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브라늄으로 대변하는 탐나는 신물질과 이를 향한 강대국의 손길, 주변 국가의 위협을 마치 우화처럼 블럭버스터에서 녹여내는데 넷플릭스의 [러브, 데스 + 로봇] 시즌 2의 섹스와 유혈이 교차하는 스페인 침공과 원주민 복수담을 떠올리게 한다. 침략 세력과 피지배인의 풀릴 수 없는 참혹한 역사의 끈.
그 위에 코믹스 시절부터 인간과는 불화를 드러낸 네이머 캐릭터의 성격을 갈등의 원천으로 묘사하는데 그것을 통한 최종적인 결론은 용서와 공조의 여지라는 것은 여러모로 당장의 편한 결론으로 보인다. 물론 여전히 잔존한 갈등의 씨앗과 신규 캐릭터를 통한 시리즈 확장의 여지는 있으나 2시간 41분 남짓 주어졌던 장편의 마무리로는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여간 극 중 인물의 대사를 빌어 아이폰도 부럽지 않은 테크놀로지 최강국의 위상도 알겠고, 잘생긴 마이클 B. 조던의 복귀 역시 환영인데 왜 이토록 찜찜한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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