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호텔 캘리포니아/Cat Shit One 80(1)/바쿠만(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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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캘리포니아/Cat Shit One 80(1)/바쿠만(3)

trex 2009. 9. 2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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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는 썰렁하다. 누군가는 침대 밑을 구를만한 개그였을지는 모르지만 나에겐 대체로 '훗'이라는 웃음을 낳게 하는 단타형 개그 작가. 그런데 김진태의 작품은 대개는 무엇이든 집어들던간에 왜 사람들이 김진태에 대해 호의적인지 이유를 가르쳐준다. [호텔 캘리포니아]도 예외는 아니다. 스티브 부쉐미를 닮은 동료와 힙합에 목숨을 건 형제 등의 주변 캐릭터들이 자아내는 작은 웃음의 깨알들이 모여있다.


밀리터리물의 '작가'가 택한 새로운 방향은 동물 캐릭터에 의한 의인화이다. 베트남을 거쳐 '80년대'에 당도한 베레모 토끼와 새롭게 가세한 '소비에트연방'의 불곰은 집권자들의 알력이라는 거대한 그림자 아래서 총을 집어든다. 탁상공론만 일삼는 '일본 원숭이'와 느긋한 '프렌치 돼지놈'들에 대한 비유가 쌉쌀하게 웃긴다.


결국 천재도 완벽하지 않았다. 결점이 보다 부각된 천재 캐릭터와 고민을 거듭하고 점차 다듬어지되 이내 돌출하는 주인공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기대도 안했지만 연애 관련 디테일은 웬만한 소년 만화들의 평균 수준보다 이하며, 신나게 삼키게 되는 이야기는 '30분만에 그리는 콘티' 장면처럼 활극에 가까운 작업실 풍경이다. 1권에서부터 집영사의 자기고백 같은 면모가 있었지만, 사실상 이건 쾌활하게 진행되는 소년 만화의 한 부류일 뿐. 소년은 갈등하고 성장한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