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오지은 공연 'Songs in December' 관람간략꽐라 후기 본문
[촬영 금지이므로, 사진은 없어요.]
오지은 'Songs in December'
2009.12.13 @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고마운 초대를 받았다. 관람석으로 들어서니 2대의 모니터에서 '혼자 와서 공연 시작이라는 영겁의 시간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는 영상이 나오고 있다. 합주 연습 장면, 그녀의 캠퍼스 생활(이지만 이바구를 잠시 풀다가 끝난다^-^;), 음악 친구들(노리플라이의 TUNE군 등)의 인사가 나온다. 그러다 영상이 끝나고 적막. 오 첫곡은 '작은 방'이다. 그녀의 1집 [지은]을 완전히 막 내리게 만드는 작은 목소리의 고백.
관람객들은 오지은이라는 이름에서 제각각 무엇을 연상하고 온 것일까. 공연이라기보다는 독주회 같은 조용한 분위기이다. 곡 한곡한곡이 끝나고 박수가 그때마다 적절하게 터져나오고... 그녀의 멘트가 객석을 웃음으로 잠시 흔든다. 그리고 다시 자연히 다음 노래로 이어지는, 이런 식이라서 내 개인적으로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다.(관객들도 당일날 시작된 추위 덕분에 몸과 마음이 다소 경직되어 보였다) 그마저도 스며들었지만.
초반엔 겨울 선곡이 주를 이루었다. 그녀의 방라이브 시절 첫 디지털 싱글이었던 'Winter night'의 오리지날 버전이 나오다가 중반부 '청춘의 락' 버전으로 바뀌는 등 묘를 발휘했고, 전반적으로는 차분한 분위기의 겨울 콘서트 분위기를 표방했다. 프리텐더스의 리메이크 '2000 miles', 내년 민트페이퍼 3번째 ([강아지/고양이 이야기], [남과 여 프로젝트]에 이은)'여러 아티스트 프로젝트'인 [Life]에 수록 예정인 '겨울 아침' 등이 밖에서 동결되었던 관객들의 몸을 느슨하게 이완시킨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내년 프로젝트를 상기된 표정으로 알린다. 그녀는 '밴드 음악', 또는 '나도 사람들을 방방 띄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음악'을 하고팠나보다. 자 어떤 음악들이 나올까. 난 좋았다. 제목은 '너에게 그만 빠져들 방법을 이제 가르쳐줘'와 '아저씨 미워요' 이렇게 두곡이었는데 아무튼 내년에 들을 기회가 올 것이다. 그때를 기대해보자.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3집' 음악은 아니다. 한때 사람들이 '민트락'이라고 불렀던 그때의 센스에 가깝다. 그래도 그녀 특유의 '핵'이 잠재했으리라 난 믿어본다.
다시 모니터가 밝아지며 '팬 영상'에 실린 'Wind Blows'가 관객들의 마른 침을 넘어가게 만들었다. '두려워'의 후반부 격정이 조금 아쉬웠지만(무척 좋아하는 넘버다), 공연에서 '당신이 필요해요'를 들을 날이 올 줄이야! 적막하게 느껴졌던 무대와 객석의 거리감이 사라진 기분이 들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반농담조로 말하는 것이다) Heart beat는 2PM이 아니라 오지은이 원조였다! 심장고동과 그녀의 목소리로 이뤄진 팽팽한 아름다움. 이어지는 것은 정중엽의 기타 후주가 지글거리며 흐드러지는 일렉 넘버들의 향연이었다. 오지은은 말 그대로 '정말 잘 불렀다.'
조명이 바뀔 때마다 흰 원피스 안에 비치던 그녀의 라인이 아슬아슬했다고 쓰고 그냥 여자친구에게 혼나기로 하자.
-1부-
01. 작은방
02. Winter Night
03. 2000 miles (The Pretenders cover)
04.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05. Christmas time is here
06. 겨울 아침
-guest(이지만 실은 오지은 2010년 프로젝트)-
01. 너에게 그만 빠져들 방법을 이제 가르쳐줘
02. 아저씨 미워요
-3부
01. Wind Blows
02. 익숙한 새벽 3시
03. 두려워
04. 잊었지 뭐야
05. 24
06. 웨딩송
07. 인생론
08. 당신이 필요해요
09. 진공의 밤
10. 요즘 가끔 머리 속에 드는 생각인데 말야
11. 날 사랑하는게 아니고
-encore-
01. 화
02. 오늘 하늘엔 별이 참 많다
그리고 다시 무대에 올라온 그녀는 올해 GMF 때 왜 그토록 힘들었는지를 말한다. 흡족하지 못했던 그때 당시의 의문점이 풀렸다. 노래는 이어진다. 그렇게 나머지가 채워지고 무대는 막을 내렸다. 나의 일요일밤이 덕분에 슬프지 않게 저물고 있었다. 마음 안에 '밝음'이 채워졌다.
[2009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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