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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악세사리 사후 처리 후일담 본문
아이폰 A/S는 알려지다시피 나름 악명(?)이 높다. 출시된지 반년이 훌쩍 넘은 이 시점에도 매일경제 같은 곳에서 생각날때마다 두들겨주시는 이슈이기도 하다. 사실 아이폰으로 유명해져서 그렇지 애플 관련 제품 A/S는 한국적 환경(?)에 비해 확실히 낯설고 그간 빈축을 많이 사온 것이 사실이었다. 아이폰 A/S가 여러 사용자들을 분노하게 한 이유 중 하나는 중간에 낀(?) KT 측의 대응이 확실치 않기 때문일수도 있다. 교육에 대해 전반적으로 공유가 '아직도' 안된 듯도 하고, 아직도 여러모로 모호하다. 사람들은 아이폰 관련 장애 사항이 발생하면 맘놓고 서비스센터를 가기 보다는 커뮤니티 카페에 먼저 문의하거나 검색으로 선례를 수소문한다. 서비스센터 가봤자 엄하게 사용자 과실이니 유상보상만 된다는 말만 들을것이 뻔해 속상할게 두려운거다.
아이폰용 데이터 케이블이 어느샌가 피복이 사알짝 벗겨졌다. 좋지 않은 신호였다. 아이폰을 구매한다는 것은 이 녀석이 2년 안에 몇번이나 벽돌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며, 배터리 방전이 언제될지 모른다는 스릴 만점의 경험을 자처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불안한 미래와 새끼손가락을 걸고 아이폰을 구매했다. 매력을 구매한 것이다.(나 역시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아무튼 그런 일이 있었다. 당장 사용하기에 불편하지는 않았다. 기분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충전 속도가 다소 떨어지는 듯 했고, 미관상으로도 여러모로 찜찜한 일이었다. 어떤 분이 친절히 보내주신 테이프로 봉해서 사용하기는 했다만 계속 이렇게 쓸 수만은 없었다.
나 역시 선례를 찾아보았고, 방법이 있을까 고민해 보았다. 아 이런. 예상대로 정확히 갈렸다. 어떤 서비스센터에서는 흔쾌히 무상보상을 해준다고도 하고, 어떤 서비스센터는 가봤자 맘만 상하니 반드시 피하라는 조언이 갈렸다. 아이폰 악세사리 보상 기준의 흐릿함, 물론 그 훼손도와 사례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고개가 절로 돌아가는 일이다. 이 정도도 무상보상이 안되느냐 큰 소리 내고 강짜로 받아내는 내키지 않는 일을 나도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난 이 정도 일에도 다짐이 필요한 사람이다. 나는 편한 길을 택하기로 했다. 무상보증을 흔쾌히 해줬다는 그 후기를 쫓아 나도 그 서비스센터로 주말 발걸음을 하였다.
결과는?
인터넷 후기를 보고 무상보증을 받았다는데요?라고 소비자의 미소를 지어주었지만, 이런 경우 무상보증이 힘들뿐더러 유상보증비에 대한 '친절한 답변'까지 들을 수 있었다. 2만/3천/1백원이라던가. 물론 프리스비 같은 샵에서 26,000원 내고 케이블 구매하는 대가에 비하면 '다소'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내 목표는 무상보증이라는 말이지. 이 경우 사용자 과실이라는 것이 상담원의 입장이었다. 케이블 피복 훼손이 내 과실인지 아닌지 아직도 난 판단이 안 선다. 무려 고귀하신 애플 제품이니 모시듯이 사용하지 않고, 일반 포터블 제품처럼 자유롭게 쓴게 과실이라면 과실일까. 암튼 상담원은 '더욱' 친절하게, 사용하시는 분들에 따라서 인증받지 않은 사제 제품(중국제를 말하는 듯?)을 사용하시는 경우도 있고 가격 알아보시는 분들도 있다고 하더라는 말도 해주었다. 유상보증 강요가 아닌게 다행이긴 했지만, 이런 현실적인 상담은 다소간 얼떨떨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이 양반과는 말이 통하지 않을 듯 해 자리에 일어섰고, 나는 다음 전투(?) 태세를 위해 체력을 정비해야 했다. 강변 테크노마트 파파이스의 치킨 조각이 소스와 함께 흘러내리고 있었다.
손해보는 기분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지 않아서 2호선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강변역이 안된다면 강남에서 재도전이다. 미담도 악담도 없는 일종의 중립구역이기는 했지만, 되든 안되든 상담 받아보자는 심산으로 지하철비 900원을 소비했다.
결과는?
무상보상 가능하실 듯 한데요?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FAQ적인 응대를 받았다. 자리를 뜬 그녀, 상담원이 자리로 돌아올 때 풀이 죽은 채로 "죄송합니다. 자세히 알아보니 이 경우 고객님 악세사리는 유상보상 대상이라는데요..."라는 답을 안고 오지는 않을 듯 했다. 이 대목에서 사알짝 얼굴에 열기가 돌았음을 고백한다. 상담원의 이어지는 응대 역시 상식적이고 관례적으로 이어졌다. 무상보증 내용에 대한 프린트와 간략한 설명이 있었고 편한 기분으로 나올 수 있었다. 물론 새로운 케이블과 함께.
결국 이렇게 정리된다. 아이폰 악세사리의 훼손도가 극심하지 않고, 그로 인한 불편과 고충을 설명하면 '고객센터에 따라' 유상보증이 될 수도 있고, 무상보증이 될 수도 있다. 이건 좀 슬픈 일이다. 지금도 검색해보면 누구는 고객센터에서 화내고 돌아와서 벨킨 케이블을 샀다고 하고, 누구는 모 고객센터는 친절하던데요ㅋ 라는 후기를 올린다. 사용자도 통신사 하청직원들도 아직도 명확힌 기준을 모른다. 다음달에 4G인지 HD인지 발매가 되니마니하는 판인데, 매력을 구매한 대가를 알아서 치르라는 심산인가. 그냥 애플이 짱이라서?
사실 이런 경험을 예전에도 한 적이 있다. 강남구청역 부근 소니 서비스센터에서 CDP 리모콘 손실에 대한 상담을 하니, 미간을 찌푸린 상담원이 A/S는 힘들고 리모콘을 구매해야 하는데 가격이 8만원이라는 '상담이라기보다는 푸념조'의 답변을 해준 적이 있다. 다음번에 찾아가보니 그 상담원의 상급자격으로 보이는 책임자가 흔쾌히 새로운 리모콘을 준 적이 있다. 난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고, 사이코패스의 표정과 목소리로 너희들을 소비자보호원에 넘겨버리겠다는 말을 넌지시 건네지도 않았다. 그냥 어떤 사유로 고장이 났고 뭐가 불편한데 A/S가 가능하냐는 질문만 던졌을 뿐이었다. 몇년 간격으로 연거푸 이런 일을 경험하니 제품 구매 후 서비스는 시간운 + 장소운 + 사람운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그런게 그게 어느정도 진실일 것이다. 심지어 그 소문 좋다는 S전자 고객센터에서조차도 말이지)
이게 옳은 일은 아닐거다. '100% 만족'이라는 슬로건을 걸며 상담원들은 각박한 근무환경 속에서 '예상불가능한' 고객 패턴을 일일이 상대하며 응대를 할 것이다. 고객들은 묵직한 요금제를 안고 구매한 제품에 대해 정당한 사후 처리를 바랄 것이다. 모두가 행복해지고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당장에 어긋난 처리 기준들이 잔존하고 있다는 자체가 앞으로의 일들을 불안하게 한다. 앞으로도 이런 일들이 더 많아질텐데 우리들 서로는 매번 곤혹스러워해야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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