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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영화 시간을 상회하는 정성일 평론가와 장률 감독의 GV까지 가고야 말았다. 내 엉덩이와 허리... 피곤하다가도 논조에 동의를 하느냐마느냐를 떠나서 정말 정성일의 집요함과 말하기 자체가 글쓰기가 되는 서사는 놀라운 부분이 있다. 탄복하고 나왔다. 물론 무덤을 무듬으로 발음하는 느릿한 장률 감독의 성실한 답변 등도 좋았고. 물론 풀리는 부분보다 풀리지 않은 부분이 훨씬 많았다. 평론가나 감독이나 영화가 미로임을 인정한 듯 하다. 영화에 대해선 내가 오해한 듯 했다. 나는 영화가 비교적 친절했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보니 아찔했다. 도처에 의심이 들었다. 박해일은 원혼이었을까. 그만이 홀로 원혼으로서 경주 곳곳을 유영하고 있었던걸까. 반대로 박해일이 만난 이들이 원혼이었을까. 현실과 이현실의 구분은 생각보다 명..
박해일이 걷는 경주의 걸음걸음마다 홍상수의 [생활의 발견]을 연상할 이들은 한둘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그는 도덕적으로 완결하지 않으며, 애욕을 이유로 과거의 여인을 한명 호출하기도 하고 한명에게 날개짓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전제는 다르다. 그는 죽음의 사연에 의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경주에 도착했으며, 죽음의 사연들은 도처에서 출몰한다. 자살, 낙태, 노령의 죽음 등의 사연이 쌓이고, 영화가 끝났다고 생각한 지점에서 이야기는 덧을 붙이며 현실과 환시를 오간다. 흔들리던 카메라는 마치 한 남자의 여정의 마지막에 죽음의 비유를 겻들이기까지 하는데... 이 마무리를 제외하고는 영화는 내내 차분하고 친절한 설명을 아끼지 않는다. 싱거운 웃음과 여름날의 경주를 채운 볕과 어둠을 주시하게 하는 좋은 영화.
바닷물이 지나치게 따스해진 탓인지 모르겠지만, 간혹 죽은 거대한(!) 해파리들이 몰려옵니다. 모래보다 자갈이 많은 해수욕장. 안녕 바다야. 경주역 부근엔 해장국거리가 있지요. 묵과 신김치, 콩나물들이 가득한 시원한 해장국이 5000원. 맘에 듭니다. 맛있습니다! 경주는 테디베어와 티라노사우르스가 친구인 훌륭한 도시입니다. 현대호텔 부근에 있는 테디베어 박물관은 정식 라이센싱이 된 곳이고, 모처 부근에 있는 테지움이라는 곳은 사이비 느낌이 물씬 납니다. 주의하시길... 경주 테디베어 박물관은 이유는 모르지만, 초기 분위기는 테디베어와 공룡 탐사 스토리를 밀고 있더군요. 힌트는 :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 전시회 초반에 선보인 캐릭터들이 시간여행을 통해 공룡을 찾아 나서는데, 포획 하지마. 너희들 위험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