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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2.03 나 홀로 GOTY (Game Of The Year)_2020
posted by 렉스 trex 2020. 12. 3. 16:59

게임업계와 저널은 매해 연말연시에 고티 (GOTY : Game Of The Year)라는 이름으로 결산을 한다. 나야 한정적인 플랫폼과 라이브러리로 게임 이력은 극히 제한적이니 나 홀로 고티는 그 점을 이해하시길. 이미 매체들은 고티를 둘러싼 논쟁을 중심으로 [라스트 오브 어스 2]에서의 애비를 이미 열심히 마음속으로 죽이고 있겠지.

- 올타임 레전드 : the witcher 3 complete edition

영미권도 아닌, 동유럽에서 날아온 AAA급 RPG 대작이란 설정은 어쨌거나 낯설다. 의기투합한 선인들이 뭉쳐서 우정과 연애 감정을 두고 세상에 기적을 행사하는 JRPG 대작과도 다르고 - 심지어 야숨조차도 이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듯 - 게임을 시작한 내게 다가오는 것은 고전 화풍과 극사실주의가 교차하는 디자인과 주변의 수없이 지나가는 NPC들이 주인공인 나를 대개는 경멸하는, 자학적인 신선한 경험이었다.

거리와 왕국의 부끄러운 해결사인 나, 게롤트는 간소한 마법 한 두가지와 딱딱한 도덕률 같은 얼마 안 되는 재산으로 지탱하다 암살도 하고, 야수들을 도륙하고, 구차한 일들을 하며 잠수도 하고 낙하하다 골절로 사망한다.

1편과 2편을 하지 않고 스토리와 세계관 주입도 안된 낯선 상태지만, 그 일들을 진행하다 어느새인가 나는 익숙해진다. 나는 내게 심적으로 의존하는 몇 안 되는 일들을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고 혐오하는 몇몇 이들을 가급적 원하는 대로 처리해간다. 그때쯤 알게 된다. 끝을 봐야겠다는 다짐과 개조-인간인 내 자신보다 훨씬 강력한 초자연적 존재들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술 취한 취객의 토사물과 불륜 및 음모로 인해 교살 당한 사람들의 혈흔이 왕국의 그림자 뒤편 여기저기에 남은 길바닥을 걸으며 탐정질을 하고, 퇴마를 하며 성장을 하고 몇몇 불편한 UI과 동시대 다른 게임에 비해 표 나게 다른 조작법을 견뎌낸다. 심지어 옹호하게 된다... 

그렇게 본편과 두 편의 DLC - [하츠 오브 스톤], [블러드 앤 와인] -를 온전히 끝냈고, 결과는? 게임은 잠시 종료일지 모르나 이 패키지는 간직해야 할 물품으로 등극하게 되었다. 난 술을 전혀 못하지만, 이 왕국의 맥주와 와인을 들며!

- 올해의 게임 : animal crossing : new horizons

참 닌텐도 답고, 그들이니까 능숙하게 만들 수 있는 타이틀일지 모른다. 귀농 욕구를 채워주는 성인적 타이틀이면서도 놀이터 모래 가지고 놀기 / 인형 옷 입히기 / 장난감 스토리 만들기 등의 욕구도 만족시키는 유소년적 타이틀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걸 1년이 넘는 실시간을 바탕으로 엔딩 없이 진행한다. 좋은 게임은 간혹 게임이라는 매체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데, 역시나 동물의 숲 시리즈 또한 그런 자격을 지닌 타이틀이다. 

- 올해의 JRPG : xenoblade chronicles definitive edition

자기들의 콘솔 생태계에 어떤 식으로든 [파이널 판타지] 같은 대표급 대작 JRPG를 뿌리내리고 싶어 했던 욕망은 이 시리즈를 낳은 듯하다. 턴제 전투 방식에 실시간 액션을 가미하려던 시도는 훗날 동시대 대작과 유사한 계열을 형성했고, 오픈 월드형 세계관은 근간의 경향과도 통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는 거대한 자연을 묘사하는 필드의 아름다움과 반복되는 서브 퀘스트의 나른함을 합친 결과다. 분명 인상적인 풍광과 캡처하고픈 비주얼의 순간이 있다. 하지만 리마스터 당시의 경황 탓으로 인물의 모델링은 분명 한계가 뚜렷하다. 이 부족한 부분에 대한 정립은 2편에서 어느 정도 방향을 찾은 모양.

한편 J-서브 컬처에 흔히 볼 수 있는 인물형과 서사는 익숙한데, 딱 덜 느끼한 경계선에서 아슬하게 버틴 듯하다. 여담이지만 이 쪽 시장의 창작물이 제법 천착하는 소멸과 재생의 구조는 매번 씁쓸하면서도 흥미롭다. 원폭의 나라라 그런 것인지 인류의 탄생과 역사의 형성을 명분으로 매번 리셋의 욕망을 숨기지 않는 듯하다.

- 현재의 영 건 : HADES 

자이언트 게임즈가 좋은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넘어 실제로 아주 재밌는 게임을 만든 역량의 결정판을 만들어낸 연말이로구나. 그동안 얼리 액세스를 통해 다듬은 공정의 결과가 잘 나와 제작사에 지지를 보내온 사람으로서 참 좋았다. 신화적 살부의 공간으로 가보자. 얏호.

> 관련 외부 작성 쓰레드는 여기서 : https://minimap.net/user/trex00/post/1072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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