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빌어먹을 세상따위 (2)
Rexism : 렉시즘
실상 드라마판은 시즌 1에서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출판본에서 거의 모든 것을 흡수했다. 그럼 여운을 남기고 매듭한 시즌 1 이후, 새로운 시즌 2에서 더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제작진은 원작의 어떤 요소를 성장시킨 창의성이 담긴 캐릭터 보니를 추가한다. 그리고 그게 잘 먹힌다. '사람을 죽였다'라는 결코 쉽게 지울 수 없는 경험과 진한 상처를 굳이 훼손시키지 않고, 이를 더욱 키우며 시즌 2의 동력으로 회전시킨다. 죄의식, 반성, 죗값, 책임 모든 것을 덧씌우며 궁극적으론 성장과 통과란 잔혹함을 상기시킨다. 살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선 솔직히 인정해야 할 것들이 있고 삶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들의 연속임을 실감케 한다. 아하. 설마 시즌 3을 위한 무리수를 발휘하진 않겠지. 이제 잘 가. 근..
요즘 [블랙 미러] 좀 챙겨보는 중인데, 영국 매체 맛이 좀 맵다 실감했다. 사실 제목만 듣고 [빌어먹을 세상 따위]라는 타이틀과 스틸 몇 개만 보고, 세상 엉망이다 어쩌고 저쩌고 잘난 맛 못난 맛 살리면서 허세 떠는 냉소적인 청춘물 정도 수준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맛이 다르더라. 원작은 찰스 포스먼이라는 작가의 그래픽 노블이라고 한다. 서사는 차이가 있다는데, 등장인물들의 딱딱 끊어지는 내레이션이 묘한 속도감과 박자를 만든다. 원작 호흡을 배신하지 않으려는 듯. 그리고 무엇보다 캐스팅이 좋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알렉스 로더라는 배우와 제시카 바든이라는 배우를 동시에 알게 되었는데, 정말 영국 남자배우들의 못 생겼는지 잘 생겼는지 알 수가 없는 - 매번 경계 위에서 왔다 갔다 하는 - 그 경계선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