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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로마]
경건한 흑백 화면 안에서 씬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게 흘러가는 테이크들의 연속. 뚜벅뚜벅 걷는 등장인물의 움직임에 음악 없이 개입하는 주변의 소리와 풍경과 빛들, 그리고 개인과 역사가 다른 레이어를 펼치면서도 간혹 레이어 합치기를 하거나 한 쪽 레이어가 반투명 상태가 된다. 그리고 나즈막히 흐르고 흐른다. 이 경이로움을 넷플릭스로 시청하게 되는 유사 씨네필의 경험. 헌신적인 모성 예찬으로 쉽게 보일 수 있으나 좋은 작품이 그러하듯 복잡한 심사를 부추기면서도 생에의 질문을 던진다. 이상한 표현이지만 좁고 짧은 Adore가 아닌 길고 깊은 adore를 말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엔딩까지. 그 adore는 영화라는 매체에도 해당할 수 있겠다.
영화보고감상정리
2019. 1. 7. 21:36
[그래비티]
기술적인 성취도도 그렇지만, 영화가 보는 이로 하여금 심상의 위로와 환상성을 제공하는 위안의 매체임을 다시 상기시킨다. 아름다운 행성과 극도의 고요, 그리고 흩어지며 파편화되는 파손물들, 무엇보다 살고자 하는 욕망과 죽음으로 내달리는 체념의 호흡, 마지막으로 중력권 안의 인간 발걸음에 대한 벅찬 긍정성까지... 광활한 우주의 깊이 못지 않게 생은 지속된다. 전작 [칠드런 오브 맨]과 통하는 어떤 정서가 있고, 두 배우의 호연 - 산드라 블록은 잘 하고, 조지 클루니는 근사함을 뿌리고 다닌다 -, 그리고 올해 나온 [스타트렉 : 다크니스]와 더불어 우주에 대한 예의를 각자의 방식으로 충실하게 잘 표현하였다.
영화보고감상정리
2013. 10. 20.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