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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영화 [택시운전사]에선 아예 배우 유해진과 류준열의 마스크를 두고 싱거운 우스개를 넣을 정도였는데, 이번엔 결코 이길 수 없는 절대왕정과 정의감을 태운 민초의 대립 관계를 형성한다. 결말엔 실상 판타지에 준하는 매듭을 보여주는데, 이런 아득한 거리감은 계급의 면에서도 시각장애라는 한계 면에서도 설정으로 깔려있다. '올빼미'라는 제명처럼 눈 떠있는 자가 눈부신 날엔 볼 수 없는 것을 홀로 주맹증 환자인 주인공만이 볼 수 있는 진실에 대한 비유가 나름 재밌었다. 덕분에 작품의 개봉 시기에 다소 어긋난 전 정권 보다 현 정권에 어울리는 작품으로 보인 것도 사실이다. 선조와 더불어 조선왕조의 대표적 쪼잔왕으로 불리는 인조와 소현세자 사이의 비화를 픽션을 빌어 악인과 선인의 과계가 선명한 작품을 만들었다. 유해진..
칼로 배 따는 흉흉한 세상에 들어갔던 곽경택이 다시 이 자리로 돌아왔다. 다행스럽게도 가부장에 대한 위안 이야기지만 그 기운이 역하지 않고, 좋은 사람들이 잘 되는걸 지켜볼 수 있는 이야기다. 세상 사람들 상당수가 이미 결론을 아는 실화 기반의 이야기지만 도입부도 잘 짰고, 필요할 때 쥐게 만드는 우직한 연출도 괜찮다. 조직의 적당히 썩은 윤리를 집어 삼킨 채 내키지 않는 수사를 해야 하는 형사와 유명하지 않은 역술가가 유괴된 아이를 찾는다라는 구성. 여기에 역술인이 수사에 참여하는 과정을 여유있게 텀을 두고, 중반엔 역술로 인한 감응의 과정을 그리는데 어느정도 우려를 준다. 저런 두루뭉술한 개념이 설득력을 낳을 것인가? 이 우려를 씻겨주듯 형사와 역술인의 협력은 균형을 잡는다. 부산을 그리는 영화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