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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전체 러닝 타임의 초반까지 보고,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을 볼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윤성현 감독은 잘 넘겨지는 만화책 같이 재미난 템포를 조성하는 연출자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황정민을 특별 출연으로 등장시켜 재일교포 3세 야쿠자라는 설정을 넣은 발상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연출)에 대한 코멘트 같아 보였고, 본작 자체가 [킹스맨], [킬 빌] 같은 장르 레퍼런스에 대한 인용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감독의 유희가 느껴졌다. {유감스럽게도 이번에도 이런 부분에서 고운 소리는 못 들을 듯...) 경우의 수를 가정해 삶과 죽음의 한 끗 차이를 시뮬레이션하는 피바람의 비주얼 등엔 어쨌거나 야심이 서려 보이긴 했다. (킬 빌)의 빌이 베아트릭스 키도가 아닌 버니타 그린에게 애착을 가졌다..
[무뢰한] 안에서는 전도연만 홀로 분전한다. 이야기의 초반은 남자 캐릭터로 시작해 그들의 서사로 시작하지만, 어느샌가 전도연은 영화 시작 20여분 후부터 최저 바닥의 현실 안에서의 처연함, 아름다움, 심지어 귀여움, 무엇보다 주변 남자 배우들을 아무것도 아니게 만드는 연기력으로 휘어잡는다. 그럼에도 영화 구성 자체가 전도연의 캐릭터를 주체가 아닌 객체로 추락시킨다. 이건 전도연을 비롯한 이 작품 안에서의 모든 여성 캐릭터를 대하는 태도에 기인한다. 인상적이고 기막힌 서울 로케 장면들이 있음에도 "씨발년아"라는 대사로 마무리되는 이 작품의 '약간의 홍콩 느와르' 애호 취향/촌스러움을 이길 수는 없다. 가장 문제는 [무뢰한] 같은 영화 정도 가지고 정성일과 함께 한 감독 7시간 인터뷰니 김영진 평론가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