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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그와 SBS 라디오 PD 최다은,배우 임수정과 진행하는 팟캐스트 의 애청자다. 미문으로 정평이 난 사람이라 믿고 읽는 저자이기도 한데, 에어팟으로 팟캐스트를 들을 때 그가 멘트와 해설을 전달할 때 가장 의중과 전달에 부합하는 단어를 선택할 때 마른침을 넘기는 순간이 자주 귀에 포착되곤 했다. 그만큼 신중하게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여전했었다. 책(및 그간의 연재 코너의 글) 역시 그런 화법이 여실히 살아있는 산물이었다. 여성들의 발언과 메시지가 오롯이 전달되어야 할 시기에 걸맞는 매체 작품의 목록([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 [레이디 버드] 등), 그 역시 근래의 OTT 중심의 대중적 성공작의 라인업에 대한 관심을 노출하는 부분([캡틴 마블], [블랙 ..
머리에 핑크빛으로 묘사된 소시지 모양의 남근 모자를 쓰거나 썰린 베이글로 남근 모형을 전시하는 멀티 아티스트 이반지하. 황송하게도 그의 라이브 무대를 볼 기회도 있었다. 헤테로들이 수북한 일반 사회 속 LGBT 구성원으로서의 숨 가쁜 자립을 자조적인 유머로 묘사한 가사와 음악이 퍼포먼스의 형태로 플레이되는데, 그것은 누드 코스츔(?)과 심플한 전자음악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되었다. 이반지하의 이런 노선은 이런 음악적인 형식뿐만 아니라 그동안 팟캐스트 의 게스트 출연, 속 '월간 이반지하' 시리즈 진행 등 뉴미디어의 형식으로도 확장되었다. 이번엔 책이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함유한 그의 이번 에세이는 기대만큼 재밌었다. 그 재미만큼의 솔직함과 토로 역시 한번 감당해 보시길 추천한다. 산업과 예술의 틈바..
무덤 「Believe」 여성 구성원들이 주력이 된 밴드이니 라이엇 걸(riot grrrl) 펑크, 정통 메탈의 기조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헤어메탈 진영의 향수를 자극하는 팝의 기운이 두드려질까. 이 곡은 아둔한 짐작을 가볍게 건너뛴다. 정유미의 고음 보컬이 주도하는 곡 안엔 바늘조차 용납하지 않는 촘촘한 왕명호의 드러밍이 두드러진다. 아닌게 아니라 데스메탈 밴드 포멀애퍼시는 물론, 세션 등 다방면의 활동을 했던 왕명호의 경력이 여기저기에 스며서 들린다. 아르페지오가 넘실대는 테크니컬한 메탈의 무드와 공격성까지 고루 함유된 음악을 들고 밴드명을 처음에 보고 블랙 메탈의 일군일까 상상했던 착각은 이제 지우고, 발 구르기를 하며 감상을 다시 해본다. ★★★★ 루시드림 「Idealist」 《음악취향Y》에서 다룬 ..
변성현 감독의 [킹메이커]를 보고, 나의 시청 경로는 로 이어졌다. 라이온킹이 있다면 라이온퀸 하나쯤 있어도 되지 않는 나의 사소한 투정에 걸맞은 제목이긴 한데, 재야 정치인을 '킹'으로 만들려던 참모의 현실적인 노정을 다뤘던 영화판과는 다른 톤의 본작은 노동계 변호사를 시장의 자리에 올리겠다는 여성들의 연대를 다루고 있다. 이미 이명박 시대가 서울시장의 자리를 실질적으로 '소통령'으로 만든 선례임은 익히 익숙한 것이기에 등장인물들 상당수는 극 중에서 이런 논리로 사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 자리를 기반으로 한국이라는 장터를 먹어 치우겠다는 야심을 품은 재벌 총수, 그의 야심을 실현하겠다는 충성심을 표출하는 침모, 총수의 야심과 별개로 통제되지 않는 충돌되는 욕망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자녀들, 그리고 그..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오랫동안 가정용 게임 파생 타이틀을 통해 수많은 지지와 인지도로 익숙한 문화 아이콘 중 하나였다. 발판을 밟고, 간혹 그 반동으로 상대에게 공격을 가하는 플랫포머 게임 고유 장르 고유의 역사를 대변하기도 해 왔고, 이유명세를 바탕으로 안팎으로 낮은 성취도의 실사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이력도 있다. 이런 역사를 일순에 극복하며 현시점 블럭버스터 시장에서 지지를 받는, 2023년판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이야기는 제법 말끔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예상대로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을 이야기는 아니기에 근래 수년동안 발매된 닌텐도 스위치의 3D 게임 타이틀의 질감을 2시간 남짓한 러닝 타임 안의 서사로 재현한다. 80년대 태초에 패미컴판 콘솔로 발대될 당시의 향수부터 [슈퍼마리오 갤럭시], [슈..
입원과 퇴원 과정에서 적지 않은 도서들을 처분했는데, 그 목록 중 한 가지가 책세상문고 시리즈였다. 문고본 도서가 그러하듯 상대적으로 덜한 분량과 무게, 인문학과 역사 등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테마를 다룬 방향성이 좋았다. 박정희라는 이름이 남긴 독재의 잔영, 생명공학과 페미니즘으로 대변되는 현재의 논쟁적 이슈 등 세밀하지는 않되 나름 간명하게 독서 욕구를 채워줬던 기억이 난다. 최근에 시립도서관에서 대여한 본저도 이런 관심사의 연장선에서 자연스레 읽을 수 있었다. 과거의 청산, 향후를 위한 비판적 입장의 견지 등은 비단 1,2차 세계 대전의 당사자였던 독일만의 과제가 아니라 제국주의의 영향권 언저리에서 역시나 현대사의 후유증을 직간접적으로 치르고 있는 우리에게도 남의 과제만은 아니라고 보인다. '한국환상..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8273 데디오레디오 「Tattoo」 크라잉넛이 펑크 장르로는 전무후무한 인지도를 발휘하며 공중파에도 등장했던 그 때, 큼직한 아코디언을 들고 가세했던 김인수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 시기 전후 밴드는 스카는 물론 폴카 등 주변 장르까지 와그작 씹으며 소화하던 시기였는데, 이 왕성함엔 김인수라는 존재가 원천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었을까 유추한다. 밴드의 드러머인 이상혁, 플라잉독의 기타 이교형, 웨이스티드쟈니스의 베이시스트 안지가 가세한 새 밴드 데디오레디오의 정규반엔 김인수의 목가적인 휘슬이 명료하게 들리는 아이리시 펑크를 표방하고 있다. 그의 칼칼한 보컬엔 당연히 메탈릭한 음악인의 취향도 반영..
사적인 의미가 있다면, 퇴원 후 처음으로 시립도서관에서 대여한 첫 도서라는 점. 듀나의 책은 소설이든 영화 에세이 쪽이든 곧잘 읽었으니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제목에 대한 첫인상은 좀 별나다 싶었는데, 출판사(구픽)에서 발간하는 일련의 시리즈의 일환이니 그렇구나 했다. 콤팩트한 분량과 읽기 부담스럽지 않은 소재 덕에 이번에도 잘 읽었다. 제목에 관련하여할리우드 역사를 통해 인종과 성별을 넘어 이름을 새긴 존재들에 대 한 언급은 물론 경계를 넘어 지금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최근에도 여러 화두를 남긴 마틴 스코세이지가 말한 '시네마'의 범주, 우리가 그간 드물게 인식했던 인도나 아프리카 영화계 등의 존재, 지금은 방법만 찾는다면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할 수 있을 커먼즈 라이선스의 고전이나 러시아의 작품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