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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두 장씩(11) - 림프 비즈킷(Limp Bizkit) / 인큐버스(Incubus)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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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두 장씩(11) - 림프 비즈킷(Limp Bizkit) / 인큐버스(Incubus)

trex 2011. 8. 9. 14:50


+ 음악취향Y 게재 : http://cafe.naver.com/musicy/13978


Limp Bizkit 『Gold Cobra
Interscope | 11년 06월 현지 발매


01. Introbra
02. Bring It Back
03. Gold Cobra
04. Shark Attack
05. Get A Life
06. Shotgun
07. Douche Bag
08. Walking Away
09. Loser
10. Autotunage
11. 90.2.10
12. Why Try
13. Killer In You


* 딜럭스 에디션 BONUS TRACKS:
14. Back Porch
15. My Own Cobain
16. Angels
17. Middle Finger(feat. Paul Wall)


웃자고 하자는 이야기지만 림프 비즈킷의 신작은 '뉴 메탈판 『Chinese Democracy』'가 될 뻔 했다. 사실상 뉴 메탈 시장은 사장된 것이나 마찬가지로 세를 불릴만한 신진 세력도, 한 때의 영광을 재현할 어르신들도 드문드문한 상태였다. 하다 못해 한반도의 게임 리그에서조차 이제 배경음악으로 뉴 메탈 넘버들은 들리지 않는다.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한국의 노이지(Noeasy)류나 NWOAHM류 같은 압도적인 신조류들이다.(이 신조류는 인 플레임즈 같은 몇몇 밴드들에게도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중이다) 특별한 역사적 반전이 없는 한 뉴 메탈 시장은 고사 상태일 것이고, 림프 비즈킷의 신작 『Gold Cobra』에 대한 기대치는 일부에 국한된 것이었다. 그저 발매가 늦어졌을 뿐이고 기다리는 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을 뿐이다.


한때의 대표적 '백인 쓰레기' 아이콘이었던 프레드 더스트가 이끄는 림프 비즈킷의 방황이 시작된 것은 (기억하시다시피) 『Chocolate Starfish and the Hot Dog Flavored Water』의 성공 직후였다. 이어진 『Results May Vary』의 방향 설정 실패와 『The Unquestionable Truth, Pt. 1』로 드러난 표류 상태는 밴드의 위기 상황을 앨범 자체로 보여주었다. 린킨 파크(Linkin Park)는 점점 U2 같은 거장 흉내를 내고 싶어하는 듯 했고, 사람들은 슬립낫(Slipknot)과 스톤 소어(Stone Sour)의 음악이 구분이 안 간다고 쑥덕대기 시작했다. 시장은 달라졌고, 몇몇 음악들은 심각하게 시시해져가던 시절이었다. 이 시절 사이에 림프 비즈킷은 그냥 소멸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앨범 발매는 자꾸만 지연되었다.


미리 말하자면 『Gold Cobra』는 나쁜 앨범은 아니다. 나쁘지 않을 뿐더러 「Get A Life」, 「Shotgun」, 「Douche Bag」같은 3연타는 인상 깊을 뿐더러 반가울 것이다. 『The Unquestionable Truth, Pt. 1』는 거칠었지만 쾌감은 없었다. 림프 비즈킷 본디 모습에 가까운 이 쾌감의 맹공들은 프레드 더스트와 웨스 볼랜드의 결합을 불안하게나마 축하하게 만든다. 물론 스테인드(Staind) 같은 밴드들의 제작에 관여하던 프레드 더스트의 '당시'를 연상케하는 「Walking Away」 같은 넘버들은 여전히 따분하다. 사실 이 따분함조차도 림프 비즈킷의 불량 상태의 모습에 가깝다. 심심해질 찰나에 「Autotunage」, 「Why Try」로 마저 쏟아붓는 연출도 주효하다. 곳곳에 빼곡하게 박힌 욕설과 웨스 볼랜드의 지저분한 아트워크로 범벅이 된 부클릿. 이 정도면 차라리 아무것도 해낸 것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Chinese Democracy』 쪽보다 이 편을 '귀환'이라고 칭하고 싶어질 정도다. 비웃음이 반가움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Incubus 『If Not Now, When?
Immortal | 11년 07월 현지 발매


01. If Not Now, When?
02. Promises, Promises
03. Friends And Lovers
04. Thieves
05. Isadore
06. The Original
07. Defiance
08. In The Company Of Wolves
09. Switchblade
10. Adolescents
11. Tomorrow's Food 


『S.C.I.E.N.C.E.』의 돌진하는 랩 메탈 이후 인큐버스는 그 후 어떤 앨범들도 닮은 앨범을 발매한 적이 없었다. 『Make Yourself』는 『S.C.I.E.N.C.E.』와 다른 앨범이었고,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Drive」한 곡을 『S.C.I.E.N.C.E.』앨범 전체보다 더 사랑했었다. 『Morning View』는 아예 『Make Yourself』의 훵크하게 메탈과 접목하던 시도와 선을 긋고, 조용하고 나른한 햇살을 닮은 앨범이 되었다. 듣는 이들은 아연해져갔고 『A Crow Left of the Murder...』에서의 정치적 입장을 확인하고 일단은 밴드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2011년, 전작 『Light Grenades』에 이은 5년만의 신작이 발매되었다. 보컬 브랜든 보이드는 솔로반이라는 경력을 추가하였고, 그와 기타리스트 마이크 아인지거는 공공연히 전작들과 다른 앨범이라고 본작을 소개하였다. 왜 아니겠는가.


이들의 앨범 중 가장 조용한 편이었던 『Morning View』엔 그래도 인상적인 훅이 자리한 「Nice to Know You」, 「Wish You Were Here」, 「Warning」 같은 좋은 싱글이나 후반부에 확 터지는 「Just a Phase 같은 트랙들이 있었다. 하지만 신작 『If Not Now, When?』은 출렁이는 흐름보다는 나즈막하고 고요한 선율을 택한다. 첫곡 「If Not Now, When?」이 포문을 열고 난 뒤엔 고전 팝에 대한 헌사격인 「Promises, Promises」가 차분하게 흐른다. 존재감을 부각하는 장치들보다는 브랜든 보이드의 믿음이 가는 보컬에 무게 중심을 놓은 것이다. 「Thieves」같은 넘버들은 이전의 익숙한 인큐버스를 조금씩 보여주고는 하지만 역시나 전작과 닮은 앨범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듯 하다. 몇곡이 노출하는 동양적 장치의 연출은 『Morning View』에 있던 「Aqueous Transmission」의 연장선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을까?


묵상하듯이 초반에 한없이 나즈막하게 뱉는 (이 앨범에서 가장 긴 곡)「In The Company Of Wolves」는 거의 정점이다. 아마도 밴드는 공백기 안에 뭔가를 얻었다는 확신을 가진 듯 하고, 그것을 세상에 펼쳐놓는다. 그리고 후반부의 사이키델릭한 구성으로 치닫으면 변하되,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자신들이 인큐버스다라는 증명을 해보인다. 앨범은 마치 극도로 정제하고 증류해서 내놓은 궁극의 주류 같은 기분을 준다. 투명한 잔 속의 내용물엔 잉여물은 없지만, 어쩌면 어떤 이는 그 잉여물의 행방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110809]


Limp Bizkit - Gold Cobra [Deluxe Version]
음반>Rock
아티스트 : Limp Bizkit
출시 : 201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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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ubus - If Not Now, When?
음반>Rock
아티스트 : Incubus
출시 : 201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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