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음악취향Y 발라드 베스트 100 [마지막] 전람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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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람회 - 「기억의 습작」 from 『1집 - Exhibition』 (글.김동률, 곡.김동률)
"너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처음 들었던 것은 라디오가 아니라, 선배형의 자취방 안에서였다. 바삭 구운 식빵 위에 마른 잼을 발라 먹은 후 이부자리를 펴며 잠을 청하다, 짝사랑의 대상이 된 동기 아이의 이야기를 나눴고 테이프가 한 바퀴를 돌기도 전에 잠이 들었다. 들을 당시부터 아연했다는 거짓말은 하지 못하겠다. 그저 휑한 마음과 하룻밤의 무게를 지탱케 한 지닌 목록 중 하나였다. 가사와 목소리는 시종일관 진지해서, 애써 부정하려 한 연정의 덩어리를 버리지도 못하고 가슴에 박은 당시의 내 입장에선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이제 그 연정이 빠져나간 자리엔 당시의 광경이 기억이 되어 추억이랍시고 자리잡고 있다. 그 덕분에 제주도에 집 짓는 영화의 드라마틱함과는 애초에 승부가 안되는 쌉쌀한 편린이 더 깊이 스며들어 지금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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