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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야만적인 앨리스씨] 황정은 / 문학동네 본문
정작 작가가 아닌 팟캐스트 진행자로서의 황정은이라는 이름에 익숙해져 왔다. 늦기 전에 한 줄이라도 읽어야겠다 싶어 집어 들었다. 모처에서는 '포스트 IMF 세대'라는 이름으로 작가를 비롯한 몇몇의 이름을 묶은 모양인데, 당사자들로선 당혹스럽겠다 싶다. [야만적인 앨리스씨] 역시 개발 보상비를 둘러싼 황무지 '고모리'(가상의 동네이다)의 풍경이다 보니, 이문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고 어른들의 욕망이 노출되지만 이걸 '포스트 IMF 세대' 의식으로 묶을 것은 아니다 싶다. IMF가 문제가 아니라 자본이라는 근원이 사람들이 먹고 사는 거처를 황폐화시키고, 연약한 아이들을 오염된 흙 속으로 묻게 만드는게 아닐런지. 자본은 IMF 이전부터 언제든지 그래오지 않았는가.
무엇보다 [야만적인 앨리스씨]를 뒤덮는 문제는 자본 위에 자리한. 세대를 잇는 원시적이고 '가족'의 이름을 가진 폭력의 기운이다. 가족 구성원들이 쉬쉬하고 애써 모른 척 하는 폭력, 이웃의 '그랬는지도 모르겠는데 말이지'의 외면을 받는 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의 키보다 훌쩍 올라갈 때를 대비하는, 칼을 가는 심정의 충전된 폭력, 그리고 그것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책 속 표현을 빌자면 '씨발됨'의 상태. 이 불안한 기운들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전반부를 잠시 빌려온 동화적인 기운과 교합해 뒤틀린 서정성을 만들어낸다. 짧지만 쉽게 읽히지 않는, 머릿속 엉킴의 이유는 그것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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