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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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씬(Ninesin) 『The Death, We Will Face』

trex 2009. 4. 5. 20:01
* 음악취향Y 업데이트 : http://cafe.naver.com/musicy/8410



나인씬(Ninesin) 『
The Death, We Will Face
GMC / 09년 03월 발매

01. Beyond The Horizon
02. Our Time Has Come
03. Voice Of Violence
04. Born To Die
05. Deplete Impure Blood (Part 1)
06. Punishment
07. Pureblood
08. Reach The Storm
09. The Martyred
10. In The Battle
11. Rising Conviction

기존의 멤버 구성이었다면, 나인씬의 길은 좀더 하이브리드한 사운드의 메탈코어팀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재 시각 그들이 택한 길은 광포한 사운드의 근원을 버리지 않은 혈기방장함이다. 07년 발매작이었던 EP 『Deathblow』은 안락의 서정성과 그렁대는 분노감의 교차로 청자들의 심성을 안배해주는 면이 있었다. 그러나 정규반 『The Death, We Will Face』로 귀환한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가차없는 묵직한 분노감의 살포다. 35분이 간신히 넘는 짧은 런닝타임을 탓하기엔 우습다. 35분만에 풀어준게 오히려 고마울 정도다.

보도자료와 CD에 붙은 스티커는 '바세린의 적자'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다른 성격이다. 바세린이 종횡을 그으며 가차없이 베어대는 칼의 범주라면, 나인씬은 무겁게 내리찍는 둔기의 범주다. 바세린이 끊임없이 출렁이는 물살의 분위기라면, 나인씬은 콸콸 소리를 내며 도저하게 흐르는 물길이다. 물론 그 물길 안에는 심술궂게 육지생물의 폐와 숨통을 조여버릴 리듬 파트의 끊임없는 변덕스러움이 도사리고 있다. 빠지면 그냥 죽는거다.

EP 『Deathblow』에서 유일하게 복원된 「Rising Conviction」이 더 장렬하고 메탈릭하게 보강된 것은 사운드 덕도 있지만 확실히 강화된 강철 화법의 덕인 듯도 하다. 데뷔 당시보다 확연하게 Edge Metal의 한국적 계승자이자 전수자임을 강조하는 밴드 정체성도 그렇고, 이와 더불어 알브레히트 뒤러의 그림을 방독면이라는 오브제와 더불어 패러디한 Bluce666(바세린)한 앨범 커버를 보면 짐작컨대 이들은 보다 클래식한 원류의 계승자를 자처함과 동시에 탄탄한 자기완결의 세계를 확립하려는 욕구를 노출한다. 이를 증명하듯 「Deplete Impure Blood」는 아예 파트 넘버를 달고 후속편을 예고하고 있다.

이 덕분에 앨범은 유러피안 헤비니스씬의 강성함과 한국 헤비니스씬의 브라더후드함(소위 연맹의 정신이랄까)을 동시에 탑재한 작품이 되었다. 첫 싱글 답게 '좋은 핵심'을 내재한 「Punishment」는 물론이며, (바세린을 필두로 한)짜르르 떨리는 근간의 한국 메탈코어의 분위기를 반긴다면 「Voice Of Violence」, 그야말로 가차없는 학살적인 「Reach The Storm」/「In The Battle」등이 당신의 고막을 기다린다. 이들 방식의 파워 발라드가 궁금하다면? 「The Martyred」가 있다.

주춤해 보여도 여전히 흥미로운 것은 이 헤비니스씬이다. 여실히 좋은 결과물이 나오고 있고, 좀체 꺾이지 않은 기운으로 페달을 밟으며 우리를 급습한다. 나인씬도 이제 이 한장으로 당신이 기억할만한 가치가 있는 밴드명 폴더에 뇌 속에 각인될 것이다. 그럴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090405]


Ninesin Are :
배강세(보컬)
윤병욱(기타)
김현섭(기타)
서정원(베이스)
김완규(드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