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시간대의 새로운 대결구도 : 남자의 자격 VS 대망

일요일 일요일 밤에 채널/시간 MBC 일 오후 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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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선데이 채널/시간 KBS2 일 오후 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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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떳> 보고, <1박 2일>로 채널 돌리자'의 법칙에 익숙했던 일요일 저녁 오락시간 프로그램 전쟁터가 다소 흥미로워졌다.(+ 두 프로그램 공히 별로 안 좋아하는 나로선 새로운 촉각을 세울 변화라고 할 수도 있다.) 한때 '[일밤] = 이경규'였던 공식도 있었지만, 최근 몇년간의 신 코너 부진으로 인해 제작진과 소원해진 이경규는 KBS [해피선데이]의 새로운 터 <남자의 자격>으로 자리잡았다.

한편 <세바퀴>를 토요일 밤시간대로 보낸 후 [일밤]은 파일럿으로 한 회 시도한 <어머나> 대신 신 코너 <대망>을 선보였다. <대망>은 가히 '연예대상' 후유증 환자들 재활쉼터 같은 진풍경인데, 지금까지는 판단 유보 대상이다.

<남자의 자격> : 결국 [해피선데이]의 1부와 2부를 장식하는 것은 '남자연예인'들의 숙박 서바이벌 컨셉이다. <1박 2일>은 달리 설명이 필요없는 복불복 법칙의 여행지 가투기이다. 강돼랑의 주도 아래 뚱한 애들, 꺼벙한 애들 모여모여 한정된 예산 안에서 얻어먹고 게임하고 추위를 이겨내야 한다. <남자의 자격>은 이경규라는 헐렁한 리더를 필두로 모인 청장년 남정네들이 이외수의 집구석에서 - 세금 모아서 하나 지어준 이 근사한 집구석은 방송을 탄 이후로 쓸데없이 혹사 당하고 있다 - 하룻밤 사이 이틀 동안 소위 '남자의 자격'이라는 미션을 클리어해야 한다.

첫번째 미션은 '사랑하는 아내와 다시 결혼'이었고, 두번째 미션은 '금연'이었다. 이 두번째 미션을 맞이해 '한번 촬영 - 2주 방영'이라는 체제도 굳혔다. 이경규와 최근 알랑알랑 독설이 제법 늘어난 김국진, 괴상한 예능 유닛 김태원 덕에 쉽게 막 내릴 컨셉은 아니다. 제법 롱런은 아니더라도 한 시즌을 채우기에는 적절하게 보인다. <1박 2일>과는 다른 의미로 남정네들의 유치한 모습을 노출한다는 재미도 있고, 의외로 말 잘 안 듣는 이윤석도 작은 가능성나마 있다. 다만 현재는 굉장히 안정적인 선택과 아이디어로 어떻게 진화할지는 모르겠다. <대망>과는 한번 해볼만한 승부지만, 여전히 젊은 층을 잡고 있는 <패떳>의 대항마로서는 약하다.

<대망> : <대망>의 첫회는 정말 아슬아슬했다. [무한도전]이 2시간짜리 토요일 저녁 오락프로그램의 한 파트였던 <무모한 도전>에서 따로 떨어져 나왔던 것은 차근차근 밟아온 진화의 과정 덕이었다. 그런데 <대망>은 첫회부터 이미 진화를 거친 양 당혹스럽게 차려나온 메뉴였다. PD의 육성 나래이션이 프로그램 내내 나오며, 줄기를 보여주는 미션도 예고가 없다. 출연진들의 당혹감이 화면 내외부로 내내 뿜어져 나온다. 물론 이것도 대본상의 계산이라는 전제가 깔릴수가 있겠지. 하지만 결정적으로 총 합산은 재미가 없었다. 예능의 가치가 '재미'라고 한다면 <대망>의 첫 회는 낙제점이었다. 코너 제명이 혹시나 '대'차게 '망'한다가 아니었을까 의심했을 정도다.

윤종신이었던가. 인터뷰에서 '이제는 MC의 시대에서 PD의 시대로 접어든다'고 한 사람이. <대망>은 그 발언을 증명이라도 하듯 PD에게(심지어 조연출에까지) 캐릭터를 부여하였다. 물론 첫회 이후 바로 2회부터는 PD의 나래이션을 성우로 대체하였다.(첫회 이후 모니터링과 시청자 의견을 고려한 듯 하다) 고집을 한풀 꺾은 것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음. 형식적으로나마 PD와 출연진간은 서로간의 탐색을 끝내고 같이 하겠다는 합의를 거쳤다. 앞으로 보여줄 3회부터가 진짜 <대망>의 실체인 셈인데, 짐작컨대 '어떤 미션이 떨어질지 촬영 직전까지 모른다' + '미션에 대한 출연진들의 대응' => <대망>의 진화 가능성을 보여주지 싶다. 확실히 무난하지 않다는 점과 [일밤]이 여전히 방송 3사 일요일 저녁 시간대에서 제일 약한 전투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전망은 흐릿하다.

나의 선택 : 응 나는 둘다 별로 재미없어서, 밖에서 놀다가 방구석에 들어오면 딴짓하면서 일요일 마무리하려고. 요즘엔 왜 예민하게 감성을 제대로 자극하는 예능프로가 없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