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Single Out : 208회차 - 도재명×이선지, 챠챠 본문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도재명×이선지 「우리」
어디든 도재명의 음악을 재생하면 주변의 누군가가 다가와 곡의 주인공을 묻는다. 그의 간결하고 파장을 숨기기 힘든 특유의 울림이 서린 목소리, 곡의 선율 탓일 테다. 이선지는 어떠한가. 4월과 바다를 기억하는 음반 중 중요한 음반 중 하나를 올해 낸 주인공이 그이다. 이 둘이 만났다. 철학과 교양, 개인의 묵상과 외부의 풍경이라는 복잡한 심사를 담아낼 그 어떤 것들이 또 나오리라 기대된다. 보컬리스트로서의 도재명이 사적 경험을 새긴 세계관의 설계도를 내놓으면, 연주자들은 90년대 한국 가요의 융성을 예고하는 듯했던 당시의 어떤 뭉클함을 재현한다. 굳이 말하자면 전람회 같은 그룹의 사운드를 낳았던, 토양과 해류를 닮았다. 즉 기계적인 예상이었던 슈게이징과 재즈의 만남 이런 게 아니라 익숙함과 반가움이다. 그러나 이선지의 오르간이 흐르고, 도재명의 마지막 가사가 이러지는 말미엔 흑백 톤의 가라앉은 숭고가 완성된다. 뜻밖이었으나 알았던 것이었고, 그 아는 것 이상의 원경이 조성되었다. ★★★☆
챠챠 「Momo」
The Beach Boys 르네상스기 사운드라. 하긴 청년폭도맹진 선두였던 차승우의 음악 이력 자체가 그럴싸한 파도 찾기가 쉽지 않은 한국 해변을 누비는 외로운 서퍼 같아 보였다. 기타의 쟁쟁함보다 웅장하고 거대하게 몰려오는 파도 같은 관악은 홀로 선 이 음악인을 위한 지원이다. 작렬하는 햇볕에도 아랑곳하지 않을 육체적 씩씩함과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그의 맨 목소리는 실은 “사실 모든 걸 헤쳐나갈 지혜가 어차피 나에게는 없어“ 같은 쓰린 가사도 담고 있다. 그래서 음악 자체 보다 그의 이력에 결부해 더욱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아우라라면 아우라일 텐데, 그래도 달라진 환경에서 실현한 장르 본연의 탐구와 결실은 단순히 쉬어가는 호흡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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