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8. 11. 26. 12:45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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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핀 「누구인가」

제주도가 낳은 음악임에도 목소리의 주인공인 이소영과 이기용이 가진 마른 기운은 달라지지 않았고, 이런 스산함은 도시 속의 사람들의 뇌와 움직임을 황량하게 내다보던 그 허클베리핀의 음악 자체다. 이명박 정권 시절 제주행을 결심하고, 박근혜 정권을 지나 문재인 정권 시절부터 음악인들을 만나며 인터뷰를 청하며 이들의 생각을 짚어오던 이기용의 모색이 무엇을 낳을까 궁금했다. 결과적으로 고독함은 여전하고, 밤하늘을 짚는 듯한 일렉 기타의 영롱한 리프는 내가 주제넘게 헤아릴 수 없는 막막한 속내 주변을 맴돈다. 새로운 경지가 아닌 어떤 한결같은 자리매김이 이상한 안도와 감상의 작은 한숨을 낳는다. ★★★




묘한나나 「Death Men」

새삼 작금의 포크 씬이 단순히 통기타의 울림과 올곧은 보컬 하나로 차분한 감상과 함께 귀로 전달되는 장르가 아님은 명확한 사실일 것이다. (원래 포크의 역사가 가진 수용과 변덕의 역사도 그랬고) 때론 트립합을 연상케 할 만치 기계 육체의 숲속을 한참을 헤매게 하는 경험도 주고, 때론 포스트록의 아득한 광야를 상상하게 할 만치 포크는 제 작은 목소리로도 묵직한 생명체로 성장해 왔다. 제목을 보고 Jim Jarmusch의 《Dead Man》(1995)이 언뜻 떠올랐다. 실제로도 영화의 흑백 화면이 주는 한없는 적적함이 건반의 주력이 추가된 곡의 앙상한 연출과 여기에 귀의를 보태는 그의 백보컬과 후반의 효과음 등과 만나니 제법 서로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곡이 주는 인상적인 면모와 대비되게, 음반 안의 후반부에선 좀체 이만큼의 성취를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 도드라지게 아쉬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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