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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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노잉]

trex 2009. 4. 18. 20:32

- 사실 생각하면 굉장히 전형적인 이야기이다. 비교적 난이도가 덜한 숫자 스릴러에, 봉합하는 가족간의 균열, '리셋'하기는 하지만 다시금 쓰여지는 창세기의 역사.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장르의 영화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쉽게 맞출 '그들'의 정체에 대한 유추까지, 창의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저쪽 나라 시스템에서 나올 수 있는 굉장히 창의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 [노잉]의 힘을 보여주는 것은 생각한 것을 그대로 실현해내는 무서운 실천력이다. [클로버필드] 보다 조금 침착하게 흔들리는 카메라로 피해자들의 참극을 그대로 보여주는 시선의 섬칫함과 - 비행기 장면에서는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전율을 느꼈다 - 인류의 역사를 장쾌한 불길로 리셋시키는 무시무시한 상상력은 알렉스 프로야스의 [다크 시티] 시절을 연상케한다.(정체성과 기억의 실타래 SF스릴러에서 갑작스러운 '드래곤볼Z'로의 전이는 지금 생각해도 즐겁다. 이에 비하면 [아이 로봇]은 [나는 전설이다]와 더불어 '헐리우드는 뭣담시 윌 스미스를 선호하는가? 리포트 주제감이고)

- [내셔널 트레저] 시리즈를 필두로 [고스트 라이더]. [방콕 데인저러스] 등의 빙구 같은 영화만 찍어오던 케이지가 간만에 힘을 발휘하는데 사실 조금 연기가 헤매는 경향이 보인다.(로즈 번의 경우는 시나리오 덕에 상당히 갈팡질팡) 그럼에도 포스터에서 처음 접하고 '이번에도 고만고만한 블럭버스터에서 이맛살 찌푸리기 연기인가' 싶었는데 오해가 덜어져서 다행이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주연 맡은 배우가 시침 떼고 '헉 이 숫자의 배열이 9.11 테러를 예고했어!'라는 표정을 짓는걸 보고 잠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