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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뉴욕 라이브러리에서]

trex 2018. 12. 8. 22:25

롤랜드 에머리히의 유일한 수작 [투모로우]에서 기상이변으로 인해 물과 추위에 의한 수난을 당하는 뉴욕의 도서관이 이 뉴욕공립도서관 맞는가? 확인해보니 그렇다. 거기가 맞다 하하. 뉴욕을 상징하는 도서관인만큼 여러 이야길 품고 있으리라는 생각 덕에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영화가 길다. 200여분에 육박하는 시간 동안 그토록 담아내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인내를 가져본다. 눈도 종종 감겼고, 리처드 도킨슨과 엘비스 코스텔로 구경도 좋지만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기엔 히터는 너무 따스했고 좀은 쑤시더라.

그럼 그토록 담고자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 안에서 일을 하고 있고, 이들을 주변으로 더 많은 이들이 스쳐가고 행정과 교육 및 생활의 영역에서 겹쳐진다. 다양한 인종(이렇게 적지만 실은 노예 시대의 습속이 아직 남아있는 미국 사회의 모순 속의 흑인들 이야기가 주 이슈로 나온다)이슈와 장애/비장애 사이의 경계 허물기 및 정보 소외층 구제 등 시민사회의 덕목을 지키기 위한 안팎의 노력이 비춰진다. 실제로 다큐에 담긴 수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도서관 안에서 책을 읽는 행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모바일 기기에 할애한다. 작금의 도서관 종사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수없이 들어오는 도서의 분량만큼이나 수많은 종이매체들의 아카이빙과 공리적인 목적을 위한 사업 예산 확보에 관한 일들이다. 과거와 현재, 1-2년의 미래를 위한 보장을 위한 판단의 나날인 것이다.

한쪽에선 저명인사의 강연과 대담이 오가는 낭만의 공간도 있지만, 정치 입안자들의 이해와 실리에 의해 예산이 오락가락하는 현실 속에서 인종/젠더/빈부를 위한 분배와 배당은 매년의 과제다. 오바마 정권 중엽-말기의 촬영이었지만 완성 시점의 트럼프 시대에 새삼스러운 정치적 아젠다까지 껴안은 작품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50여년간 다큐 장르로 일관한 감독은 흔들림과 자극보다 차분한 관조와 관찰의 결과물을 3시간의 편집으로 보여준다. 그리하여 감독은 민주주의라는 다난한 과제를 위한 실현을 위해 조용하지만 헌신적인, 무엇보다 현실적 이문을 이해하는 전문가들의 공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나즈막히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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