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내 아이팟 이야기. 본문
- 닭다리 하나 뜯고 당첨되어서 세금 3만원 주고 받은 아이팟. 나노 3세대.
- 얼마전까지 보호 필름이 있었는데 그냥 떼버렸다. 곱디 고운 몸체로 대해줄 생각도 없고 그냥 음향 기기 자체로 생각해서 말이다. 이런 물건을 누군가는 부가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겠지만 나하곤 상관없는 범주 같다.
- 출근 거리의 연장은 CDP에서 아이팟으로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음반 구매 패턴 자체는 달라진건 없고, 여전히 음악 글이랍시고 뭘 끄적거릴 때엔 CDP를 통한 청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물론 출퇴근 시간때마다 듣는 반복 경험이 글을 쓸 때 감상에 영향을 끼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 CD를 리핑할 때는 '무손실음원'으로 설정해서 하는데 덕분에 4기가는 협소한 공간이 된다. 그래서 이 녀석의 몸체 안엔 앨범 단위 보다는 앨범 속의 주요/애호 트랙들만이 조각조각난 상태로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 훌륭한 '한글'이지만 아이튠즈/아이팟 환경에서는 불안정하다. 간혹 동기화 이후 한글 폰트가 처절하게 깨져있거나 폰트 크기가 들쑥날쑥할 때가 있다. 다시 한번 동기화 시키면 정상화되지만.
- 이 녀석은 나와 언제까지 함께 할까. 음향기기라는 것이 '소모품'의 범주에 가까워질 날이 올 줄 누가 알았을까. 그 뒤를 기다리는 것은 또 하나의 새로운 아이팟이나 MP3P가 아닌 스페어 CDP다. 그게 내 성향이니까.
- 웃자고 하는 이야기인데, 이 녀석이 생겨서 나도 이젠 'MP3 랜덤 재생 문답'이니 하는 것들을 할 수 있다. 예전에 그 문답 바톤 받았을 때엔 침대보 위에 CD를 깔아놓고 눈 감고 아무것이나 집어들어 순서대로 작성한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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