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9. 5. 14. 23:58

지금까지의 황정은의 세계를 조성하던 혼미한 인상의 문장은 여전한데, 그것을 구성하는 이야기와 배경은 달라 보인다. 촛불이 채워지던 거리를 중심으로 두 편의 소설은 세운상가 - 청계천 - 광화문 광장 등을 오가며 기록과 인상을 새긴다. 매번 황정은의 소설은 세월호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죽음의 냄새를 드리우며, 부채감과 상흔을 남겼는데 보다 직접적인 호명과 언급을 꾹꾹 눌러쓴다. 그럼에도 안노 히데야키의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오시이 마모루 [스카이 크롤러] 같은 서브 컬처에 대한 언급에서부터 인문 영역 곳곳의 인용과 읽기 취향을 피력하며 지금 시대의 사유와 생생함(생경함?)을 남긴다. 정치와 혁명만큼 중요한 언급은 황정은 단편에서도 단골로 등장하는 일상 안의 폭력과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압제들이다. 이런 양상은 그의 문학과 세계 안에서도 종식되지 않을 듯하고, 그게 참 암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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