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Single Out 282회 - 오방신과, 투데이올드스니커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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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Out 282회 - 오방신과, 투데이올드스니커즈

trex 2020. 1. 13. 14:06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9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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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신과 「허송세월말어라」

씽씽의 행보는 마무리 되었으나 한번 보면 결코 잊기 힘든 무대 매너와 노출을 꺼리지 않는 끼를 덮을 순 없었던 모양. 오방신과에서의 이희문의 목소리와 흥은 이렇듯 아주 건강하게 살아있다. 시작은 아마도 공중파 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2019)에서의 무대가 계기가 아니었을까. 조선아이돌 놈놈, 노선택과소울소스의 노선택 등 음악동료들과 얼기설기 맺은 인연과 각 영역 꾼으로서의 연대는 일련의 공연에 이어 하나의 음반으로 결실을 보았다. 「허송세월말어라」는 경기민요 「사발가」를 원전으로 하고 있지만, 민족의 비극적 근대사 대신 ‘이내 가슴 타는데 연기도 김도 안 나네’라는 구성진 회한의 가사를 품으며 보다 개인의 영역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민요록에 탄력을 새기는 역할은 훵키한 양악기들의 연주다. 뽕을 표방하지만 국적 불명의 지표가 아닌, 누가 들어도 명료한 민속음악에 기반한 위치와 친근함이라는 미덕을 앞세운다. 청룡, 백호, 주작, 현무에 해당할 각 사신의 포지션과 더불어 중앙에 자신의 자리를 놓은 이희문의 재기와 자신감은 이렇듯 여전하다. ★★★☆


 
투데이올드스니커즈 「재규어」 

전작에 이어 밴드의 정체성을 확연하게 낙인찍는 것은 나무13의 음반 커버 아트워크다. 망가와 재패니메이션이라 일컬어지는 외적인 기표를 가져온 것처럼 밴드 역시 현 당대가 아닌 ‘좀 지난 것들’을 표방하는 사운드, 기복과 거친 표면을 실감하게 하는 질감으로 표현한다. 아시다시피 그게 ‘요즘 밴드’들 다운 확연한 인상을 준다. 유약해 보이는 외양과 달리 선이 분명한 심도언의 보컬을 필두로 멤버들의 소박한 백보컬 라인, 가벼운 열패감과 관조가 동시에 느껴지는 색 있는 가사 등도 젊은 밴드의 인상을 준다. 이스턴사이드킥이 씬에 남겼던 흔적조차도 굳이 부인하지 않는 태도도 인상적인데, 리프와 음반 안의 라이브러리로 품은 아이디어들은 전작에 이은 가능성과 더불어 재산이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