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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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글래스]

trex 2020. 2. 16. 15:54

‪[글래스]는 히어로물 애호와 히어로물 전통에 대한 재고와 비웃음이 서려있고, 그를 통해 리얼리즘에 입각한 자신만의 히어로물 역사와 해법을 수립하는 M. 나이트 샤말란의 자신감이 가득 찼지만 보는 입장에선 그게 좀 귀엽고 같잖다는 생각이 든다. [언크레이커블] 이후 긴 간격 이후 [23 아이덴티티] 등으로 회생한 샤말란은 3부작 완결의 형태로 [글래스]를 매듭 한다. 이 3번째 작품은 엘라이저를 위한 헌정이다. 특별한 능력치는커녕 현저히 연약한 신체적 한계를 지녔음에도 '마스터 마인드'이자 설계자로서의 입지가 확실한 엘라이저는 언크레이커블의 데이비드와 23 아이덴티티의 케빈을 탄생시킨 가히 창조주인 셈이다. 이 기원이 존재하기에 히어로물의 영웅과 빌런의 탄생이 성립하고, 그 역사적 유례가 장르적 법칙이라고 일갈하는 샤말란의 논리는 확연하다. 이 통달에 대한 자신감은 히어로물 역사상 가장 소박한 광경을 - 물이 약점인 데이비드는 표현 그래도 접시물에 코 박혀 죽는다... - 탄생시킨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히어로, 경천동지 할 액션은 없지만 이 안에도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비밀의 결사가 있고, 소멸된 캐릭터로 인해 장르는 단절되지 않고 새로운 히어로는 탄생할 것이라는 이 낙천적인 뭉클함. 아 그래... 참 귀엽고 같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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