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Single Out 355, 356회 - 모노디즘, 브레이브걸스, 천용성 본문
오랜만이죠? 뇌졸중 이후 집에서 재활과 일상 중이 한줄 요약입니다. 게으르지 않게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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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디즘 「Gloom」
흑백의 복장, 귀기 서린 탈춤 마스크, 스튜디오 원테이크 녹음을 일관되게 강조하던 이력의 연결은 이번 라이브 음반에도 맥을 유지한다. 여기에 무속 신앙적인 불길함과 억눌린 분노의 표출은 디스토션을 먹인 거친 기운을 통해 포스트록 장르의 광대한 영토를 점거한 밴드의 위치를 설명한다. 종래에는 혼미한 드러밍으로 대표할 수 있는 연주를 선사하며, 일반적인 록 장르를 듣는 즐거움과는 다른 복잡다단한 감정을 선사한다. ★★★★
브레이브걸스 「치맛바람」
그래. 문제의 싱글 「Rollin’」의 뮤직비디오 역시 무대가 해안이었다. 그렇게 이 그룹은 수년간 주변을 맴돌던 곡을 역주행 신화의 반열에 올렸고, '한동안 용감하지 못했던' 사장의 화력에 힘입어, 뭔가 귀에 걸린 입꼬리를 감추지 못한 채 환한 신작을 냈다. 시즌 분위기에 걸맞은 트로피컬 사운드 역시 달라진 사정을 짐작하게 한다. 무엇보다 밝다. 모임 여행 제한이 완화되는 근간의 무드처럼. ★★★
천용성 「있다 (feat. 시옷과바람)」
음반 제목 『수몰』에서 느껴지듯, 전반적으로 상실과 공허의 정서가 짙게 다가온다. 음반에 더불어 동봉된 책자 《내역서 Ⅱ》과 함께 감상하면 더더욱 단순한 청음을 넘어선 감상의 질감을 느낄지도. 책자엔 전작에 대한 평단의 호응에도 불구하고 실제 생활인으로서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고뇌가 솔직한 화법에 실려 담담히 전해진다. 정치, 혹은 탐미나 유미주의와도 거리를 두는 듯한 천용성의 포크는 이번엔 이번 음반을 맞이해 좋은 음악 친구들(시옷과바람)을 조금 더 가까이 하는 형태로 채워졌다. 첫인상은 차분하고 언뜻 단조롭다. 하지만 곧 알게 된다. 플룻과 클라리넷 등이 가미된 편곡과 '있다'라는 가사의 반복으로 인하여 역설적으로 강조되는 있음과 없음의 갈래를 낳는 상실감이, 80년대 이후 포크에서 도드라지는 '산들산들함'의 정서와도 구별되는 매력이 있다는 것을. 결국 연애 노래이지만, 심상치 않은 공기와 비감은 짙은 잔영을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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