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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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뭐라칸다/시사/매체/게임등등

[오드 택시]

trex 2022. 10. 18. 09:49

심야의 다양한 군상들이 나온다는 점에서 [심야 식당] 같은 선례가 떠올랐다. 그렇지만 소시민들의 소박한 다짐을 휴머니즘의 색채로 답답하게 긍정하고 응원한다는 점에서 엔카 음악을 연상케 하는 심야 식당과는 구분이 가는 게 야쿠자에게 상납을 해야 하는 도심의 잉여 인생들과 범죄자(와 협박을 당한 희생자), 비일비재한 가정 폭력을 겪은 등장인물, 초라한 꿈의 실현을 갈구하는 아이돌 산업 종사자, 그 주변부의 인생들, 로또에 당첨된 청년 그리고 그의 당첨금을 노리는 어둠의 손길, 떡상을 노리는 유튜버, 매번 경쟁에 도태되는 한물간 스탠딩 코미디언 듀오, 모바일 게임 중독으로 인해 정신이 긁힌 캐릭터 등 제법 다양한 이들의 사연을 흝어본다.

안도가 되는 점이라면 제법 엉켜있는 이런 군상의 사연이 그래도 종내엔 나름 원만하게 풀린다는 점이겠다. 미스터리 같은 몇 부분의 의문도 풀어지니 한층 후련한 매듭이다. 극이 왜 동물의 의인화 비유를 빌어서 연출되었는지도 알 수 있거니와 무엇보다 아마도 연말에 극장판으로 돌아온다니 은근히 매력을 느끼며 이 극화를 지켜본 시청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리라. 세상 숱한 동물 중 하필이면 무뚝뚝한 관상의 바다코끼리를?이라는 의문을 가진 이들에게 끄덕일 작품이었음 한다. 도심 여기저기의 사연을 통해 금방이라고 바로 스쳐갈 인연의 고독을 짐작할 이들에겐 이 쓸쓸하고 과묵한 톤에 나름의 공감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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