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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의 라디오천국] 늦게 챙겨듣고 ㅎㅎ하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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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의 라디오천국] 늦게 챙겨듣고 ㅎㅎ하기.

trex 2009. 7. 13. 15:51


들순이가 업무중 들으라고 얼마전부터 간간히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의 작년 방송분 파일을 보내주고 있다. 처음엔 별 기대 안했는데 이거 물건이네. 사실 선곡 이런 쪽에 큰 호오를 느끼진 않는데 게스트와 유희열간의 앙상블이 업무중 폭소를 낳게 하고 있다.(물론 실제 폭소하지는 않고, 혀를 깨물고 있다)


[명랑히어로] 방송분 중 유희열이 게스트로 보여준 입담에서 뭔가 예사롭지 않음을 느꼈는데, 이 사람 좋은 의미로 변태로구나=ㅂ=);;; 괜찮은 짖궂음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이 양반이 MBC 심야라디오 프로그램을 맡았을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적당히 끈 풀린 위험함이 도사리고 있다. 들순이가 내 취향을 알기 때문에 보내주는 매주 코너들의 방송분은 한정적이다. 그 덕분에 간편히 해보는 게스트 캐릭터 분석.


- 김장훈 : 유희열에게 밴드 시절 유럽의 '파이널 카운트다운'(및 마이클 잭슨/라이오넬 잭슨 作 '위 아 더 월드')의 연주를 강요한 악연과 현재의 더없는 인연을 자랑하는 양반. 난데없는 중간난입 캐릭터에 '한 뮤지션의 생애와 일상, 음악을 조명'하자는 의의로 만든 코너 [후(WHO)]의 초입을 '윤종신 스페셜(이라고 쓰고, 윤종신 갈갈이 구겨버리기')'로 만들어낸 희대의 캐릭터. 게스트 중 건강이 제일 안 좋다.


- 윤종신 : [후(WHO)] 덕분에 유희열과 김장훈 사이에 갈갈이 구겨진 희대의 음악 인생. 결국 [차트] 코너를 꿰차고 실없는 입담을 자랑한다. 태연자약한 말투로 '안경을 쓰게 된 사연'을 말하다 결론은 '희대의 붕대 감은 발라드 가수 캐릭터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좋은 정신구조를 가지고 있다.


- 유영석 : 온 방송국의 여성을 지배하는 마성의 파장을 지니고 있다고 혼자 생각하고 있는, '알고보면' 불쌍한 남자. 전설의 '잘못된 만남'. 연령대가 게스트 중 비교적 상위권에 있어 정재형은 정재형대로 김현철은 김현철대로 우승민은 우승민대로 구박하기에 능하다. 탁월한 음악에 대한 식견과 연주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남다르나 그만큼 삐꾸 빈도수가 높아 가열차게 까먹고 있다.


- 정재형 : 프랑스에서 돌아온 고결한 영혼. 그러나 괴한 패션 센스와 (곱되 비의 강한)음악의 결과 대비되는 마스크 덕에 신나게 말리는 캐릭터. 모든 것의 슬픔과 '간혹' 기쁨을 승화시키는 특유의 비음 '와하하 웃음' 덕에 절대 잊을 수 없을 캐릭터. 올림픽을 "그거 뭐죠? 사람들이 운동하고 경쟁하는 거.."라고 질문한 소외된 도시 개인주의자의 극단을 보여주었다.


- 김현철 : 유영석과 정재형 앙상블의 [뜰 수도 있었다]를 잠시 맡은 - 정재형의 출국 덕 - '한 때 정상급 DJ'. 이 방송 덕에 김현철이 유영석 연하임을 알게 되었다. 유영석에게 구박은 당하되 은근히 정재형처럼은 당하지 않겠다는 훈훈한 AT 필드를 생성했었다.


- 우승민 : [뜰 수도 있었다]를 잠시 땜방한 인연 덕인지, 훗날 유영석과 신 코너를 맡게 된다. 덕분에 유영석은 자신의 코너가 나락으로 떨어짐을 개탄하지만, 우승민은 될대로 되라 '행님 하입시더' 정신으로 코너의 격은 아랑곳없이 올라이즈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 이지형 : 일명 '허브남'. 이지형의 결혼 덕에 이지형-유희열 커플(...)의 대위기가 닥쳐왔지만 유희열의 한결 같은 '집착' 덕에 이 커플링은 무사히 수복되었다.


- 신재평 : 이지형과 같은 코너를 맡고 있지만, 이지형의 영혼을 저당잡은 유희열의 손아귀 덕에 두 사람의 관계를 멀쩍이서 바라보고 있는 강아지 눈빛의 소유자.


- 박지선 : KBS 희극인실 3년 연속 여성 유망주. 고등학교 시절 팜므파탈이었음(...) 유희열에 대한 연정과 아이돌에 대한 애호를 파이처럼 구분할 줄 아는 현명한 처자. 결국 [스케치북]의 한 코너를 담당하게 된 길고긴 여정은 남자에 대한 연정이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는지를 표본으로 보여준다.

- 봄여름가을겨울 : [후(WHO)]를 잠시 맡음. 소임에 충실한 듯 하나 사실 파고들면 '은근히 끈 풀린' 중년의 전형을 여실히 보여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