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한꺼번에 두 장씩(9) - 아폴로 18 / 13STEPS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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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두 장씩(9) - 아폴로 18 / 13STEPS

trex 2009. 8. 30. 15:12
+ 음악취향Y 업데이트 : http://cafe.naver.com/musicy/9615

아폴로 18(Apollo 18) 『0집(The Blue Album)

GMC | 로엔엔터테인먼트 / 09년 07월 발매

01. Pause 02
02. High Stepper
03. Discusting
04. Iridescent Clouds
05. Magnolia
06. Orbis
07. 606
08. Pause 03
09. Manic Depressive
10. Trampoline
11. FTL
12. FoRest

아폴로 18의 첫 EP는 흡사 동시간대의 로로스(Loros) 같은 구석이 있었다. 기나긴 연주와 진폭 넓은 사이키델릭의 세계관 속에서 조성되는 한없는 아득함과 드라마틱한 요소들은 역시나 한 군집으로 파악해야 하는가하는 고민을 주었다. 그러나 간혹 비집고 들어오는 들끓는 절규는 아폴로 18의 것이었다. 포스트락과 사이키델릭, 하드코어까지 아우르는, 아니 아우르다 멈춘 첫 EP(일명 'Red Album') 이후 같은 해 나온 본작은 보다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아직 본격적으로 내보인 것이 없기에 '1'이 아닌 '0'로 명명된 본작은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궁금하게 한다. (좋게)소문난 라이브 무대에 대한 호기심까지 더한다면 말이다.

일렉팝과 (모던풍)포크락을 뒤섞은 '해파리소년'으로서의 행보를 접은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김대인을 주축으로 한 이 3인조는, 『0』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뻗는 사운드를 선보인다. 역시나 가사와 (앙칼진 스크리모에 만족하는)보컬은 뒷전에 물러난 채 코어와 사이키델릭을 오가는 대단위의 파장공세가 펼쳐진다. 한바퀴 모두 듣고나면 진이 푹 빠질 지경인데, 애초에 해파리소년의 세션으로 만난 이들이 이 쪽의 방향성을 찾고 의기투합한 사연이 궁금해질 지경이다. 하긴 3부에 해당하는 'Violet'에 이르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를 일이다. 3부작의 완성을 기대해본다.

한바퀴 이상 재청해본 이들은 알겠지만, 이 복잡한 '전자음악단'의 사운드에는 다소 역설적이지만 여름 피서지의 한가로움과 청춘의 방기가 담겨있다. 파도소리와 나뒹구는 맥주병, 식도에서 뱉어내는 노랗고 물컹거리는 가래침이 연상되는데, 치밀하게 직조된 전반부와 대비되는 이런 마무리 역시 락앤롤의 본질에 친숙한 풍경이다. 

기타 : (최현)석
베이스 : (김대)인
드럼 : (이상)윤


13스텝스(13Steps) 『Existence

GMC | 로엔엔터테인먼트 / 09년 08월 발매

01. THE SURVIVOR
02. RAT RACE
03. DETHRONE
04. NO HOPE
05. OH YOUR GOD
06. FORSAKEN
07. AGAINST ALL
08. THIS WORLD IS
09. BLABBERS+SNEAKERS
10. DOGFIGHT
11. EXISTENCE
12. UNSETTLED

여전한 것은 Tokyo(김동경)의 으르릉 내삼키다 거칠게 뱉는 보컬이다. 바뀐 것은 멤버들이다. 본의 아니게 럭스 출신의 멤버로 1/2을 채운 13STEPS의 현재는 다소 불안한 것일까?(류명훈의 경우 탈퇴한 49몰핀즈를 제외하고서라도 현재 럭스와 LO에서 활약중이다) 본작으로 보기엔 근심은 다소 이른 것이리라. 짧고 집약도 있는 스트레이트한 초기 넘버들보다 헤비니스의 여러 요소가 흘러내리는 밴드로의 변이 과정이 일단 엿보인다.

제법 그루브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는 분위기나 전작 EP에서 단초를 보였던 완급의 안배과 연출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NYHC씬에서 이들 사운드의 단초를 발견하는 것에서 확장하여 근간의 NWOAH과의 근친성을 확인하고픈 몇몇 대목도 발견할 수 있다.(BLABBERS+SNEAKERS 등) 기타 아르페지오까지 배치된 유려한 마지막 곡 UNSETTLED의 막바지는 마치 메가데스의 'Reckoning Day'을 연상케하는 구석도 있다.

물론 근본적으로 13STEPS는 짧게 치고 빠지는 구성력과 싱얼롱과 광포함을 지닌 하드코어 밴드이다. 이런 기본 성격이 퇴색되지 않는 바탕 위에 깔린 몇가지 인상적인 변화들은 긍정적이며, 확대해서 보자면 연초부터 이어진 GMC(와 더불어 Estella까지) 레이블이 이 씬에서 보여준 일군의 결과물들을 값지게 각인시켜 주고 있다.

보컬 : (김)Tokyo(동경)
베이스 : (임)태연
기타 : (이)현희
드럼 : 류(명훈)


[09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