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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나를 비롯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길든 짧은 형식이든 창작의 형태로 글쓰기의 결과물을 낳고 싶어할 것이다. 그리고 이후의 과정은 누구나 익숙하게 알 것이다. 머리 안에 두루뭉술하게 가지고 있던 발상, 그냥 가지고만 있는 창작자라는 이름을 향한 의욕만으로 첫 문장은 어떻게 낳을까 하는 허송 세월의 시간들. 이것이 적지 않은 너와 나의 글쓰기의 어려움을 낳는다. 여기에 작가는 쉽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과 타입별 조언을 준다. 평소 인터넷 커뮤니티와 웹 안에 정평이 있었던 작가의 익숙한 화술과 문체를 여기서도 발견할 것이다. 책 말미의 조언 중 내겐 SNS 속 세상보기와 개입에 마음의 빈도를 낮게 주라는 부분이 은근히 제일 와다왔다. 방법론과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작가로서의 태도와 심성이 중..
'달팽이와 다슬기' 정도를 제외하면, 이야기 구성이 비슷하다. 그야말로 끝까지 간다. 한 소녀의 어머니를 찾아주는 행보든, 연정을 느낀 상대와의 타이밍을 위하여든, 옛 여자와의 약속을 수행하기 위해서든, 결혼식에 늦지 않기 위해서든! 과학을 동원하고 인맥을 동원하고 배짱을 부리고 체력의 극한까지 간다. 거기에서 재미가 발생한다. 이야기 끝까지 실어주는 곽재식 작가의 입담은 좋은 엔진 출력을 가지고 있다. '달팽이와 다슬기'는 예외적인 이야기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와 더불어 한국 내의 다문화를 보는 시선에 대한 지적이라는 점에서 닮아있다. '달팽이와 다슬기'의 경우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Onesound판 부록 만화로도 볼 수 있는데, 현재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잘 읽히는 단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