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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의도한 건 아닌데, 김혼비 저자의 책을 따라가는 이력이 되었다.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시작으로 술 한잔 입에 못 대는 몸을 가지고도 [아무튼 술]로 이어진 독서는 병원 신세 중 읽은 [전국축제자랑](그의 인생 파트너 박태하와의 공저) 으로 매듭을 짓는가 했더니 한 해의 마무리엔 이렇게 [다정다감]으로 독서 인연이 장식하게 되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책자체가 [... 여자 추구]로부터 시작한 인연의 따스한 온기를 간직하고, 그런 고마움으로 주변과 세상에 답변하는 셈의 결실이라 하겠다. 다 읽고 가면 야속한 내 속은 어찌나 책이 언급한 '진짜 미친 사리곰탕면'이 댕기던지. 사골 넣은 사리곰탕면이 마음이든 몸이든 그가 시들했던 시절 안팎으로 채워주던 약 같은 영험을 발휘한 일상의 보물이었던 모양이..
입원 중 제일 읽고 싶은 책이라도 하나 있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답을 늦지 않게 했다. 이 책이었는데, 작가의 이전작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통한 신뢰가 일단 컸고, 작가의 파트너인 박태하 작가의 [책 쓰자면 맞춤법]가 보여준 글쓰기의 기본 덕목인 정확성과 실력을 통한 믿음이 있어서였다. 도서 속 - 밀양 아랑제 - 에 대한 개인적 경험도 컸다. 작품이 간혹 언급하는 K-틱함의 총화랄까. 엄연히 성폭력에 대한 사건임에도 이걸 정조의 수호이자 청정한 여인네의 모습에 대응한, 기가 막힌 한국화. 이런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할 정서들이 이 책 안의 '축제' 이야기 속에 한껏 담겨 있다. 믿을 수 있는 문장, 그리고 작가들이 담아서 풀어놓는 웃음의 감각은 건강하고 각 챕터마다 기운을 발휘한다. 이 ..
한참 때 강동 쪽에서 데이트를 자주 했다. 아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올림픽공원의 측면으로 돌다 송파구로 빠지는 길 중 하나엔 바로 여성축구 구장 및 연습장 하나가 있었다. 소속된 팀(들)은 있는지 상시 원활히 잘 운영하고 있는 곳인지는 모르나 단정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정작 거기서 벌어지는 시합이든 뭔가를 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간혹 매체를 통해 접하는 여성축구라는 존재에 대해 가시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 하나, 그 상징성(?)이라도 느낄 수 있다는 장정만은 확실했다. 실제로 그 자신이 프로축구의 열렬한 팬이었던 저자는 ‘정작 내겐 필드에 뛰는 축구라는 경험은 없지 않은가?’라는 의문으로 시작해 축구팀에 덜컥 가입해 버린다. 이것은 호기심과 탐사를 위한 경험치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