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20. 3. 30. 16:33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53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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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온 「Brother」

「painkiller」(1990) 커버를 위시하여 밴드명이 「the hellion」(1982)에서 아무래도 따온 것 같다고 생각이 닿으면, 영락없는 Metal God(Judas Priest)의 계승자처럼 근사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2020년의 한국에서 메탈 중흥을 선언하는 것은 시대착오로 보이기에 십상이고, 심지어 누군가는 비웃을지도 모를 일이다. 근 10여 년간 정규반 없이 대전 씬에서 묵묵히 활동한 결과물을 이렇게 내놓다는 것은 좋아하는 장르, 잘하는 장르에 대한 일관된 충성의 증거일 것이다. 작금에 들어 헤비메탈의 재현이 어떤 경우엔 레트로나 키치의 흥취가 묻는 경우가 있는데, 곡의 수미쌍관을 장식하는 어쿠스틱한 서정적 장치나 샤우트 한 창법 등의 서사가 진심이다. 비단 본작 뿐만 아니라 EP 전체가 충실하다. 유행 일변도나 장르 변화에 대한 촉각을 발휘하는 방향보다 적통임을 증명하는 방향의 결과물들. ★★★

동양고주파 「Creature」 

 『틈』(2018)을 시작으로 『곡면』(2019)으로 이어진 이력은 첫인상의 의구심을 최근의 신뢰로 뒤바꾸게 한, 짧지만 인상적인 과정이었다. 이젠 싱글이지만 20여 분을 상회하는 장관이자 그 자체가 뚜렷한 볼드체의 선 긋기다. 청명하고 촘촘하게 자신의 경보를 걷던 양금과 이와 대비되는 별도의 약진을 하던 베이스와 타악기는 전반부엔 포스트록 같이 진행하다, 중반엔 셋이 조화롭게 선명한 유기성을 들려준다. 이때부터 들려주는 치밀한 구성은 강철 사운드만 없다뿐이지 가히 80년대 중후반의 스래쉬 메탈 대작들의 서사를 빌려 쓴 듯한 광경이다. 곡이 가진 주제 의식과 별개로 밴드는 마치 ‘크로스오버라는 흔해진 규정으로 국한한 표현 영역 이상’을 목표로 한 듯한 서사로 확장한다. 가히 프로그레시브의 영역이 되고, 후반부엔 몇 번의 국면 전환과 반전을 경험케하니 그제야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자칫 과욕으로 비칠 수 있을 부분을 위험이라고 움츠러들지 않고, 갈 수 있는 곳까지 탐색해 본 용기 있는 곡. ★★★★

세정 「Skyline」

구구단의 휴지기에 자연스럽게 나온 음악인의 작품이다. 그룹 활동이 한 주력 멤버의 이미지를 역전시킬 정도의 반향을 일으켰다면, 발매의 방향성은 달랐을지도 모를 일이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싱글 타이틀로 발표된 곡보다 반응의 온도가 더 높다는 이 팝 록 넘버는 이 음악인의 캐릭터성을 훼손시키지 않는 안전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꽃길’로 대변되는 가족과 개인에 결부한 서사에 이어, 이젠 ‘스카이라인’으로 일컬어지는 “나만의 시간엔 어떤 미래도”로 표현하는 자신의 문제로 발길을 옮긴다. 여기에 맞춘, (그러나 다소 작위적으로 들리는) 후반부의 화려한 코러스 합창이라는 감동적인 장치도 따라붙는다. 윤하와 태연 등으로 대표되는 젊은 주류 보컬의 계열과 장르에도 맞닿아 있고, 플로우블로우의 말끔한 조력도 뚜렷하다. 새삼 아이돌 팝이 가진 긍정의 전파력이 가진 효능을 다시금 끄덕이는 기회도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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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2. 5. 00:08

- 2019년 6월 1일 ~ 2019년 11월 30일 발매작

- EP 및 정규반 무관 / 순위 무관

- 문장 재활용이 상당수 있습니다

 

잠비나이 『온다 (ONDA)』 

비스킷사운드 / 웨스트브릿지 엔터테인먼트 | 2019년 6월 발매

더 넓은 필드에서 먹혔고, 그 파장은 의미가 깊고 기세는 저물지 않는다. 진행형으로서의 잠비나이는 확장중이고, 완성을 말하기엔 아직도 섣부르다. 새로운 포지션을 받아들인 밴드에 대해서 크로스오버니 한국적 장르를 외래 장르의 화법을 빌어 구현했다고 적기엔 설명도 부족하고 협소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정확하지 않다. 거친 파열음의 일렉 연주와 이들만의 역동을 연출하는 민속악기, 그 위에 보태진 연주는 단순한 점층을 벗어나 더욱더 확장한 드라마틱한 광경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힘이 서린 작품.

천용성 『김일성이 죽던 해』 

비스킷사운드 / 웨스트브릿지 엔터테인먼트 | 2019년 7월 발매

천용성에게 있어 기억을 회고하는 행위 일부는 같이 먹은 간략한 음식을 호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공교롭게 음반 커버엔 밥상에서 식사를 하다 찍힌 그의 모친이 사진 속에 담겨있다) 「난 이해할 수 없었네 (feat. 곽푸른하늘)」 속 질리도록 먹은 라면과 어제 먹은 아마도 배달 피자는 「대설주의보」의 ‘맛이 없었던 팥빙수’와 더불어 화자와 당신 사이의 시절에 존재했던 애착과 빛바랜 흔적 일부를 대변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첫인상으로 쉽게 올해의 포크 중 하나라고 호명했고, 한번 들으면 잊기 힘든 음반 제명에 대해서 말하기도 했고 80년대보다는 90년대를 경유한 시절을 건드리는 음악이 몇몇 사람들을 곱씹게 했다. 단편선의 고민이 담긴 프로듀싱과 천용성의 송라이팅은 ‘뿌린 노력에 비해 작은 보상‘을 자주 답하는 이 시장 안에서 지속해서 여전히 자존이 스며든 결과물을 종사자들이 내놓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까데호 『FREESUMMER』 

자체제작 | 2019년 7월 발매

씨에치에스 『정글사우나』 

(물리음반 접수 못 했어요. 음원 청취) | 2019년 7월 발매

2019년의 여름은 까데호와 씨에이치에스였다. 까데호가 일상과 권태를 함유한 나른함의 영역이었다면, 씨에이치에스는 의도적인 이국의 맛과 향락과 휴양의 맛이었다. 씨에치에스의 경우엔 트로피컬 한 정서에 얼반의 맛이 있는 분위기는 1년에 한 번 허락하는 일탈의 맛이 함유된 농염함이 있었다. 여기에 보다 다양한 파트의 편성과 다층적인 세부 장르로의 파생 등이 앞날을 기대하게 하였다. 다만 이는 두 밴드 중 한쪽의 우월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인상 차이를 설명하는 것뿐이며 태생과 이력이 다른 두 기타리스트의 경력과 과정을 확인하는 개별적인 희열은 당연히 각각의 것이다.

아톰뮤직하트 『브라보 빅토르』 

자체제작 | 2019년 8월 발매

음반을 들으면 해럴드 사쿠이시(ハロルド作石)의 단행본 [BECK]을 다시 꺼내 읽는 기분이다. 주인공이 한참 일렉 기타에 대한 열의로 가득 차 있는 시기, 잠든 꿈 안에 이미 요절한 수많은 록 역사의 아이콘들을 천상에서 만나게 된다. 음반 자체가 마치 이 꿈같은 로망을 실현하는 과정의 사운드트랙 같은데 이는 수록곡들에 대한 레퍼런스를 굳이 숨기지 않고, 인용과 영향에 대해 솔직한 언급을 하는 밴드의 태도와도 연관이 있다. 록 역사의 만신전(萬神殿)은 물론, 동북아시아 안에서 수용과 자생을 통해 의미 있는 이름을 남겨온 한국 밴드의 목록을 직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

동양고주파 『곡면』 

뮤직앤뉴 | 2019년 9월 발매

블랙스트링 『Karma』 

ACT | 2019년 10월 발매

범 아시아적 민속악기를 수용해 외래의 장르, 특히 포스트록을 위시한 갈래와 닿아간 동양고주파의 음악. 이와 확연히 다르게 국악기의 뚜렷한 채색감을 바탕으로 외래 악기를 수용하지만, 무국적과 코스모폴리탄 중 어느 지표를 짚어야 할지 갈팡질팡할 시점에 한국이라는 지명의 심줄을 상기시키는 블랙스트링. 실상 같이 호명하는 것 자체가 결례인 것이 분명한데, 여전히 내게 크로스오버라는 흐릿한 명제는 괴롭고도 짚이지 않는 과제라는 절감을 했었다.

오칠 『Oh, Two Animals』 

미러볼뮤직 | 2019년 10월 발매

오칠의 음악은 때론 foo fighters가 ‘죽여주던 시절’을 상기하게도 하는데, 대한민국 서울 마포구 지하 클럽 바다비를 원산지로 둔 오칠의 개러지는 아메리칸 하드록의 온기가 아닌 보다 속수무책의 공격성을 발휘한다. 이 노도가 나의 하반기를 화들짝 깨웠다.

메써드 『Definition Of Method』 

유니온스틸 / 알레스 뮤직 | 2019년 10월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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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8. 10. 15. 17:37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은 참 이상한 제도죠.


동양고주파 「틈」

한때 한국대중음악상 록 분과의 티아라를 획득한 몇몇 이름이었지만, 보컬과 가사 없이 불쑥불쑥 나오는 베이스의 줄기와 타악기의 박동은 메마른 땅 위에 새롭게 그들만의 이름을 새기려는 힘같이 들린다. 그 위에 유려하고 섬세하게 쌓이는 양금만의 선율은 과거를 다시금 회고하기에도 새삼스럽고 새롭게 들린다. 특히나 양금의 사운드는 그 세밀하고 맑은 음색이 이들의 첫인상을 ‘아 이번에도 에스닉하면서도 우리 것 또는 범 동양적인 시도를 하는 팀인가?’ 하는 것을 넘어 그 색감이 서구의 것처럼 들리기도 해 단단한 생각을 교정하게끔 했다. 다만 아직까진 고전 악기와 현대 악기를 배합한 여러 크로스오버 장르의 시도 안에서 동양고주파만의 짙은 인상을 남기는 순간을 확인하기엔 좀 이른 시기인가 싶기도 하다. 시도를 넘어선 발견의 순간이 언젠가 허락되길. ★★1/2


카코포니 「로제타」

일단 플럭서스가 영입한 간만의 새로운 이름이라는 점만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카코포니. 그 내용물이 열어보니 ‘시궁창’이라는 가사와 근친을 먼저 보낸 창작자 자신의 형언하기 힘든 슬픔 등이 여기저기 음울하게 배어있다. 병석 위 회색 낯빛의 근친을 화장터로 보낸 휘청대는 시간대를 보낸 글쓴이로서 이는 공감의 영역이기도 하다. 여기에 창백한 전자 사운드 위에 청명하게 들리는 건반음의 배치는 그 자체로 ‘불협화음’을 의도하면서도 굉장히 온전하게 들리는 음악으로써의 성취를 동시에 들려준다. 여기에 후반으로 갈수록 드러내는 보컬의 역량과 떠난 이를 위한 구원을 희망하는 예우 등은 곡 전반의 음울함과 조우해 성스러움을 연출한다. 실은 이 쓸쓸한 의식에의 초대를 창작자의 의도에 맞게 확인하기 위해선 그와 친구들이 만들었다는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까지 감상해 보시기를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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