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2019년의 하반기 국내 음반들, 9장 본문
- 2019년 6월 1일 ~ 2019년 11월 30일 발매작
- EP 및 정규반 무관 / 순위 무관
- 문장 재활용이 상당수 있습니다
잠비나이 『온다 (ONDA)』
비스킷사운드 / 웨스트브릿지 엔터테인먼트 | 2019년 6월 발매
더 넓은 필드에서 먹혔고, 그 파장은 의미가 깊고 기세는 저물지 않는다. 진행형으로서의 잠비나이는 확장중이고, 완성을 말하기엔 아직도 섣부르다. 새로운 포지션을 받아들인 밴드에 대해서 크로스오버니 한국적 장르를 외래 장르의 화법을 빌어 구현했다고 적기엔 설명도 부족하고 협소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정확하지 않다. 거친 파열음의 일렉 연주와 이들만의 역동을 연출하는 민속악기, 그 위에 보태진 연주는 단순한 점층을 벗어나 더욱더 확장한 드라마틱한 광경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힘이 서린 작품.
천용성 『김일성이 죽던 해』
비스킷사운드 / 웨스트브릿지 엔터테인먼트 | 2019년 7월 발매
천용성에게 있어 기억을 회고하는 행위 일부는 같이 먹은 간략한 음식을 호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공교롭게 음반 커버엔 밥상에서 식사를 하다 찍힌 그의 모친이 사진 속에 담겨있다) 「난 이해할 수 없었네 (feat. 곽푸른하늘)」 속 질리도록 먹은 라면과 어제 먹은 아마도 배달 피자는 「대설주의보」의 ‘맛이 없었던 팥빙수’와 더불어 화자와 당신 사이의 시절에 존재했던 애착과 빛바랜 흔적 일부를 대변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첫인상으로 쉽게 올해의 포크 중 하나라고 호명했고, 한번 들으면 잊기 힘든 음반 제명에 대해서 말하기도 했고 80년대보다는 90년대를 경유한 시절을 건드리는 음악이 몇몇 사람들을 곱씹게 했다. 단편선의 고민이 담긴 프로듀싱과 천용성의 송라이팅은 ‘뿌린 노력에 비해 작은 보상‘을 자주 답하는 이 시장 안에서 지속해서 여전히 자존이 스며든 결과물을 종사자들이 내놓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까데호 『FREESUMMER』
자체제작 | 2019년 7월 발매
씨에치에스 『정글사우나』
(물리음반 접수 못 했어요. 음원 청취) | 2019년 7월 발매
2019년의 여름은 까데호와 씨에이치에스였다. 까데호가 일상과 권태를 함유한 나른함의 영역이었다면, 씨에이치에스는 의도적인 이국의 맛과 향락과 휴양의 맛이었다. 씨에치에스의 경우엔 트로피컬 한 정서에 얼반의 맛이 있는 분위기는 1년에 한 번 허락하는 일탈의 맛이 함유된 농염함이 있었다. 여기에 보다 다양한 파트의 편성과 다층적인 세부 장르로의 파생 등이 앞날을 기대하게 하였다. 다만 이는 두 밴드 중 한쪽의 우월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인상 차이를 설명하는 것뿐이며 태생과 이력이 다른 두 기타리스트의 경력과 과정을 확인하는 개별적인 희열은 당연히 각각의 것이다.
아톰뮤직하트 『브라보 빅토르』
자체제작 | 2019년 8월 발매
음반을 들으면 해럴드 사쿠이시(ハロルド作石)의 단행본 [BECK]을 다시 꺼내 읽는 기분이다. 주인공이 한참 일렉 기타에 대한 열의로 가득 차 있는 시기, 잠든 꿈 안에 이미 요절한 수많은 록 역사의 아이콘들을 천상에서 만나게 된다. 음반 자체가 마치 이 꿈같은 로망을 실현하는 과정의 사운드트랙 같은데 이는 수록곡들에 대한 레퍼런스를 굳이 숨기지 않고, 인용과 영향에 대해 솔직한 언급을 하는 밴드의 태도와도 연관이 있다. 록 역사의 만신전(萬神殿)은 물론, 동북아시아 안에서 수용과 자생을 통해 의미 있는 이름을 남겨온 한국 밴드의 목록을 직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
동양고주파 『곡면』
뮤직앤뉴 | 2019년 9월 발매
블랙스트링 『Karma』
ACT | 2019년 10월 발매
범 아시아적 민속악기를 수용해 외래의 장르, 특히 포스트록을 위시한 갈래와 닿아간 동양고주파의 음악. 이와 확연히 다르게 국악기의 뚜렷한 채색감을 바탕으로 외래 악기를 수용하지만, 무국적과 코스모폴리탄 중 어느 지표를 짚어야 할지 갈팡질팡할 시점에 한국이라는 지명의 심줄을 상기시키는 블랙스트링. 실상 같이 호명하는 것 자체가 결례인 것이 분명한데, 여전히 내게 크로스오버라는 흐릿한 명제는 괴롭고도 짚이지 않는 과제라는 절감을 했었다.
오칠 『Oh, Two Animals』
미러볼뮤직 | 2019년 10월 발매
오칠의 음악은 때론 foo fighters가 ‘죽여주던 시절’을 상기하게도 하는데, 대한민국 서울 마포구 지하 클럽 바다비를 원산지로 둔 오칠의 개러지는 아메리칸 하드록의 온기가 아닌 보다 속수무책의 공격성을 발휘한다. 이 노도가 나의 하반기를 화들짝 깨웠다.
메써드 『Definition Of Method』
유니온스틸 / 알레스 뮤직 | 2019년 10월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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