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롤랜드 에머리히 (5)
Rexism : 렉시즘

작품을 보고 떠올리는 직계는 당연히 마이클 베이의 [진주만]이다. 어뢰와 폭격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는 미국의 군함과 치욕으로 인해 그놈의 '명예'를 수복하려는 애국자들의 비분강개, 그걸 표현하는 물량공세라는 점에서 두 감독, 두 작품의 톤은 큰 차이가 없으나 상대적으로 천황에 대한 충성을 변태적으로 묘사하는 톤에 있어 상대적으로 일본에 대한 시선은 에머리히 쪽이 준수한 쪽이다. 에머리히가 독일계 연출자라는 새삼스러운 우려를 해서 더더욱 그렇게 보인 것도 사실이고... 물론 카미가제 같은 정신 나간 제국주의 진영의 묘사나 진주만 치욕에 대한 미드웨이 승전의 유난은 예상 가능한 묘사다. 장차 에머리히에 코 꿰여서 [문폴]의 우주로 나가는 패트릭 윌슨, [투모로우]와의 인연으로 여기까지 온듯한 데니스 퀘이드..
결국 비교할 수 밖에 없는 롤랜드 에머리히판 이야기. 가령 그는 대개의 모든 재난 장면 앞에 어떤 전조를 표현하는데 공을 들인다. 인간군상에 대한 배경 깔기와 제딴의 유머 감각 같은 것들을 말이다. 그의 [고질라] 같은 경우 노인 몇 명을 보여주며, "고기는 잡히기는 하냐? ㅎㅎ" - 이죽거리는 노인"오늘은 큰 녀석을 낚을겨! 보라고 보라고. 오늘은 큰 놈이다!" - 낚싯대를 드리우는 의기양양 노인 뒤이어 바로 큰 파도를 야기하는 고질라의 등장, 이런 식의 연출들이 그렇다. 가렛 에드워즈의 [고질라]엔 유머 대신 재앙 앞의 무기력한 인간들이 도망가고, EMP에 제 구실을 못하는 병기들이 즐비하다. 인간들의 사연은 양념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고질라와 괴물들의 본능 섞인 욕망이..
영화 초반, 등장인물들을 흝는 대목들은 거의 [투모로우] 당시의 롤랜드 에머리히다. 흡입력이 있고 앞으로 생길 상황들을 미리 짐작케 한다. 얄팍함은 있어도 그래도 나름 뼈대는 갖추고 시작하는 셈이다. 채닝 테이텀은 하얀 런닝을 입으며, 이 영화가 (몰락한 시리즈가 된)[다이하드]의 적자임을 자처하고 제이미 폭스는 오바마 시대의 이상적인 (링컨의 적자임을 희망하는)대통령을 연기한다. 한정된 공간에 배치되는 액션들은 시시각각 벌어지고, 악역들의 기세도 떨어지지 않는데(아 제임스 우즈... 아 제이슨 클락...) 결국엔 막판으로 갈수록 덜컹거림과 민망함의 기세도 강해진다. 허약한 CG도 민망함을 다소 부추기고, 결국엔 스테레오 마무리!
2012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 (2009 / 미국, 캐나다) 출연 존 쿠색, 아만다 피트, 치웨텔 에지오포, 탠디 뉴튼 상세보기 거대한 우박, 멈추지 않는 비, 거대한 회오리바람, 급속도로 대지가 얼어붙고 마침내 지구는 깨끗이 청소된다. [투모로우] 이야기다. 지하에서부터 끓는 지하수, 갈라지는 대지와 엎어지는 지층, 폭발하는 지상과 거대한 쓰나미, 대륙이 뒤바뀐다. 또 지구는 깨끗이 청소된다. 이건 [2012] 이야기. 스필버그의 [우주전쟁]처럼 약간 맵싸한 맛으로 시작했다가 [인디펜던스 데이]의 낯간지러움으로 마무리된다. [투모로우]도 뜯어보면 '아들아 아빠가 얼어죽을 지경이지만 널 구하러갈게'의 가족 봉합 스토리였지만 이 정도 온도는 아니었다. 자본과 권력이 없는 자에게 구원의 기술력이 주어지지 않..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이 아저씨의 영화와 나와의 인연의 조각들, 그 편린을 살펴보자. - 유니버셜 솔저 : 여름 보충수업 시절(고등학교) 토요일 수업 마치고 봤다. 정말 재밌을 줄 알았다. 결과는 정말 참담했다. - 스타게이트 : [유니버셜 솔저]를 감독한 사람이 만든 영화인 것도 모르고 봤다. ㅠㅠ);;; - 인디펜던스 데이 : 군 입대 후 1년차 첫 외박시 최대 기대작이었다=_=);; 재밌게 잘 봤고, 엉망진창의 후반부는 적당히 역겹고 그 바보같음이 사랑스러웠다. - 고질라 : 이제 이 감독의 패턴을 파악해 버렸다. 마음을 비우니 때려부수기에만 시야를 집중할 수 있었다. 속편을 예고하는 구조였지만 제정신이 박힌 제작자라면 절대 속편을 안 만들 현실이라고 당시 논평하였다. - 패트리어트 '늪 속의 여우..